변명하지 않는 글쓰기 : <망고와 수류탄>(기시 마사히코)를 읽고       잘 이해하고 잘 전달하기     인터뷰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상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전달하기’란 것은 무엇일까? 내게 그것은 때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었고, 또 때론 독자가 동감할 포인트를 짚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함께 살 수 있을까> 원고를 쓰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 글로 인해 인터뷰이들이 곤욕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나의 인터뷰이들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소수자였고, 이미 자신에 대해 떠들어지는 수많은 말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가능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옮겨야 한다고 느꼈다. 그래야 그들에 대해 함부로 떠드는 사람 중 하나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를 세계와 고립시키는 상대주의       기시 마사히코가 쓴 <망고와 수류탄>의 부제는 ‘생활사 이론’으로 오키나와 전후를 연구한 사회학자가 작성한 에세이이자 이론서이다. 저자는 책에서 ‘구축주의’라는 이론을 비판한다. 그가 이 책에서 주로 비판하는 구축주의는 사쿠라이 아츠시라는 사람의 이론이다. 사쿠라이 아츠시가 만들어낸 조사 방법론은 현재 일본에서 사회학 질적조사의 기준이라고 한다. 그는 구축주의 사회 이론을 흡수하여 일본 사회학 생활사 연구에 접목시킨 사람으로, 생활사 연구 자체를 대표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애초에 시도하고자 했던 것은 사회적 소수자인 구술자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것이었다. 만일...
변명하지 않는 글쓰기 : <망고와 수류탄>(기시 마사히코)를 읽고       잘 이해하고 잘 전달하기     인터뷰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상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전달하기’란 것은 무엇일까? 내게 그것은 때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었고, 또 때론 독자가 동감할 포인트를 짚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함께 살 수 있을까> 원고를 쓰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 글로 인해 인터뷰이들이 곤욕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나의 인터뷰이들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소수자였고, 이미 자신에 대해 떠들어지는 수많은 말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가능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옮겨야 한다고 느꼈다. 그래야 그들에 대해 함부로 떠드는 사람 중 하나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를 세계와 고립시키는 상대주의       기시 마사히코가 쓴 <망고와 수류탄>의 부제는 ‘생활사 이론’으로 오키나와 전후를 연구한 사회학자가 작성한 에세이이자 이론서이다. 저자는 책에서 ‘구축주의’라는 이론을 비판한다. 그가 이 책에서 주로 비판하는 구축주의는 사쿠라이 아츠시라는 사람의 이론이다. 사쿠라이 아츠시가 만들어낸 조사 방법론은 현재 일본에서 사회학 질적조사의 기준이라고 한다. 그는 구축주의 사회 이론을 흡수하여 일본 사회학 생활사 연구에 접목시킨 사람으로, 생활사 연구 자체를 대표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애초에 시도하고자 했던 것은 사회적 소수자인 구술자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것이었다. 만일...
고은
2023.11.06 | 조회 562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공동체에서 철학하기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피에르 아도   서양철학 공부와 1234 내가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작년 문탁2층 운영위원들이 공통감각을 키우고자 함께 했던 비전세미나 대신 철학학교 세미나에서 『차이와 반복』을 읽었다. 그 때 서양철학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이, 고대와 중세의 철학도 전혀 모르면서 현대 철학을 읽자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동안 나는 어떤 공부를 하든지 크게 상관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저 문탁에 왔더니 많은 사람들이 동양고전을 공부하고 있었고, 따라서 하다 보니 어찌어찌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그리고 사실 실천학문으로서 유가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공부까지 기웃대는 건 지식확장에 대한 욕망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들뢰즈를 읽으면서 이건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였고, 내가 앞으로 계속 문탁에서 공부를 하려면 서양철학도 어느 정도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시 들뢰즈 세미나를 했던 것처럼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니까, 유비무환!   마침 올해 철학입문 세미나가 생겨 서양철학사를 훑어볼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거기다가 공부방 회원들의 읽고 쓰기 프로그램인 1234를 통해 고대 철학 원전들을 같이 읽다보니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원래 계획은 올해 1234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토아의 원전을 한 권씩 읽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스토아 철학을 읽을 차례였는데, 마지막이기도 해서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일단 한 번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 피에르 아도는 한마디로 고대 철학을 ‘생활양식’으로...
공동체에서 철학하기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피에르 아도   서양철학 공부와 1234 내가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작년 문탁2층 운영위원들이 공통감각을 키우고자 함께 했던 비전세미나 대신 철학학교 세미나에서 『차이와 반복』을 읽었다. 그 때 서양철학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이, 고대와 중세의 철학도 전혀 모르면서 현대 철학을 읽자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동안 나는 어떤 공부를 하든지 크게 상관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저 문탁에 왔더니 많은 사람들이 동양고전을 공부하고 있었고, 따라서 하다 보니 어찌어찌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그리고 사실 실천학문으로서 유가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공부까지 기웃대는 건 지식확장에 대한 욕망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들뢰즈를 읽으면서 이건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였고, 내가 앞으로 계속 문탁에서 공부를 하려면 서양철학도 어느 정도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시 들뢰즈 세미나를 했던 것처럼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니까, 유비무환!   마침 올해 철학입문 세미나가 생겨 서양철학사를 훑어볼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거기다가 공부방 회원들의 읽고 쓰기 프로그램인 1234를 통해 고대 철학 원전들을 같이 읽다보니 서양철학사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원래 계획은 올해 1234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토아의 원전을 한 권씩 읽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스토아 철학을 읽을 차례였는데, 마지막이기도 해서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일단 한 번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 피에르 아도는 한마디로 고대 철학을 ‘생활양식’으로...
토용
2023.11.05 | 조회 1185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고라니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문선희,「이름보다 오래된」을 읽고     알지도 못하면서   반촌(半村) 생활을 하면서 관계 맺게 된 비인간 동물들은 도처에 있다. 두더지, 너구리, 고양이, 쥐, 멧돼지, 고라니, 뱀, 계곡의 물살이, 그리고 각종 곤충들. 그들 중에 내가 특별히 관심을 두게 된 종이 있다면 그 이유는 틀림없이 우리 사이에 있는 불편하고 두려운 어떤 감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잘 지내보자는 화해의 마음을 내어본 적은 없다. 내가 시도하고 궁금했던 것은 그들을 피하거나 내쫓거나 없애는 방법. 그나마 피하는 정도면 평화롭다. 가끔은 생포하거나 죽이는 방법들도 궁리했다. 이들은 나의 건강을 위협하며 농사를 어렵게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뱀을 쫓기 위해 떠돌이 산속 고양이들을 사료로 유인하여 우리 집 근처에 살도록 하고, 집 둘레는 백반으로 결계를 쳤다. 불청객들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살충제는 언제든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남편이 해답을 찾지 못한 것은 멧돼지, 고라니, 두더지. 이 녀석들은 번갈아 가며 우리 살림과 밭작물과 과실수들에 큰 해를 끼쳤다. 특히 올해는 고라니가 그 역할을 단단히 했다.   고라니는 해마다 빌런이 아니었던 적이 거의 없다. 항상 잔잔하게 우리의 농사를 방해해왔다. 나보다 더 콩잎에 환장하는 고라니 때문에 콩 농사는 반촌 첫해부터 포기했다. 녀석들은 녹즙 해먹을 기대로 사다 심은 비싼 와송을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먹어 버리기도 했다. 고라니를 막기 위한 울타리를 쳐도 허술한 구석을 용케...
고라니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문선희,「이름보다 오래된」을 읽고     알지도 못하면서   반촌(半村) 생활을 하면서 관계 맺게 된 비인간 동물들은 도처에 있다. 두더지, 너구리, 고양이, 쥐, 멧돼지, 고라니, 뱀, 계곡의 물살이, 그리고 각종 곤충들. 그들 중에 내가 특별히 관심을 두게 된 종이 있다면 그 이유는 틀림없이 우리 사이에 있는 불편하고 두려운 어떤 감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잘 지내보자는 화해의 마음을 내어본 적은 없다. 내가 시도하고 궁금했던 것은 그들을 피하거나 내쫓거나 없애는 방법. 그나마 피하는 정도면 평화롭다. 가끔은 생포하거나 죽이는 방법들도 궁리했다. 이들은 나의 건강을 위협하며 농사를 어렵게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뱀을 쫓기 위해 떠돌이 산속 고양이들을 사료로 유인하여 우리 집 근처에 살도록 하고, 집 둘레는 백반으로 결계를 쳤다. 불청객들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살충제는 언제든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남편이 해답을 찾지 못한 것은 멧돼지, 고라니, 두더지. 이 녀석들은 번갈아 가며 우리 살림과 밭작물과 과실수들에 큰 해를 끼쳤다. 특히 올해는 고라니가 그 역할을 단단히 했다.   고라니는 해마다 빌런이 아니었던 적이 거의 없다. 항상 잔잔하게 우리의 농사를 방해해왔다. 나보다 더 콩잎에 환장하는 고라니 때문에 콩 농사는 반촌 첫해부터 포기했다. 녀석들은 녹즙 해먹을 기대로 사다 심은 비싼 와송을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먹어 버리기도 했다. 고라니를 막기 위한 울타리를 쳐도 허술한 구석을 용케...
도라지
2023.11.05 | 조회 946
기린의 공동체가 양생이다
1.칠원의 관리, 장자   들꿩은 열 걸음을 걸어야 모이 한 번 쪼고 백 걸음 걸어야 물 한 모금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새장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먹이를 찾는 수고로움이야 없겠지만 자유롭게 살려는 본성에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澤雉十步一啄,百步一飮,不蘄畜乎樊中. 神雖王,不善也.) 「양생주」 『낭송장자』 100쪽     『사기열전』에 의하면 장자는 몽(蒙)땅 칠원(漆園)의 관리(吏)였다고 전해진다. 현재 몽 땅의 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칠원이 옻나무를 심어 놓은 동산이라는 것에서는 이견이 없다. 장자가 살았던 시기에는 종이와 먹이 발명되기 전이라 대부분 죽간에 써서 기록을 남겼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액을 대나무로 만든 펜으로 찍어 죽간에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옻나무는 아무데서나 흔히 자라는 수종이 아닌데다, 씨앗의 발아율도 낮고 잔뿌리가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도 3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상황이니 옻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옻나무 동산을 관리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칠원의 관리는 중요한 직책은 아니어서 하급말단직이었을 것이라는 데도 이견은 없다.        「양생주」 3장에는 들꿩의 살이가 나온다. 꿩은 땅 위를 걷는 새로 몸이 길고 날씬하며, 발과 발가락이 발달되었으나 날개는 둥글고 짧아 멀리 날지 못한다. 먹이는 나무 열매나 풀씨 등의 식물성 먹이를 주로 섭취하는데, 작은 곤충도 먹는 잡식성이라고 한다. 먹이 대부분이 땅바닥에서 쪼아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보니, 사냥감으로 노출되기 쉬워 식용으로도 널리 애용된 조류이기도 하다. 옛 문헌에 의하면 늦봄 풀숲에 숨어서 피리로 장끼소리를 내면 꿩이 그 소리를 듣고 날아오르기도 하는데 그때...
1.칠원의 관리, 장자   들꿩은 열 걸음을 걸어야 모이 한 번 쪼고 백 걸음 걸어야 물 한 모금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새장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먹이를 찾는 수고로움이야 없겠지만 자유롭게 살려는 본성에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澤雉十步一啄,百步一飮,不蘄畜乎樊中. 神雖王,不善也.) 「양생주」 『낭송장자』 100쪽     『사기열전』에 의하면 장자는 몽(蒙)땅 칠원(漆園)의 관리(吏)였다고 전해진다. 현재 몽 땅의 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칠원이 옻나무를 심어 놓은 동산이라는 것에서는 이견이 없다. 장자가 살았던 시기에는 종이와 먹이 발명되기 전이라 대부분 죽간에 써서 기록을 남겼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액을 대나무로 만든 펜으로 찍어 죽간에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옻나무는 아무데서나 흔히 자라는 수종이 아닌데다, 씨앗의 발아율도 낮고 잔뿌리가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도 3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상황이니 옻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옻나무 동산을 관리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칠원의 관리는 중요한 직책은 아니어서 하급말단직이었을 것이라는 데도 이견은 없다.        「양생주」 3장에는 들꿩의 살이가 나온다. 꿩은 땅 위를 걷는 새로 몸이 길고 날씬하며, 발과 발가락이 발달되었으나 날개는 둥글고 짧아 멀리 날지 못한다. 먹이는 나무 열매나 풀씨 등의 식물성 먹이를 주로 섭취하는데, 작은 곤충도 먹는 잡식성이라고 한다. 먹이 대부분이 땅바닥에서 쪼아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보니, 사냥감으로 노출되기 쉬워 식용으로도 널리 애용된 조류이기도 하다. 옛 문헌에 의하면 늦봄 풀숲에 숨어서 피리로 장끼소리를 내면 꿩이 그 소리를 듣고 날아오르기도 하는데 그때...
기린
2023.10.25 | 조회 1166
논어 카메오 열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노나라 대부)이 큰 거북껍질을 보관하는 집에 기둥머리에는 산을 조각하고 동자기둥에는 마름풀을 그렸으니,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子曰  臧文仲居蔡  山節藻梲  何如其知也) 『논어』「공야장,17」     『논어(論語)』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들은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다. 더불어 당대 혹은 선대의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언급 되는데 생각보다 노(魯)나라 사람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공자 당대에 권력자였던 삼환(三桓)을 제외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노나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논어』에 두 번 언급되는 장문중은 노나라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인 듯하다. 하지만 『춘추좌전(春秋左傳)』을 읽기 전까지 장문중이 노나라의 대부였다는 것 이외에 거의 아는 것도 없었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도 없었다. 게다가 ‘거북껍질을 보관하는 집’에 장식을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썩지 않는 세 가지, 삼불후(三不朽)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러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하여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불후(不朽)는 ‘썩지 않는’이라는 뜻으로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불후라는 말은 『춘추좌전』에서 유래했는데 노나라 양공(襄公) 24년, 숙손표가 진(晉)나라의 범선자와 나눈 대화에 등장한다. 범선자가 사람이 죽어도 썩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숙손표가 덕을 세우는 것(立德)과 공을 세우는 것(立功), 말을 세우는 것(立言) 세 가지가 오래 되어도 폐해지지 않으니 불후라고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후대에는 이 세 가지를 ‘삼불후(三不朽)’라고 칭하였다. 이 때 숙손표는 불후의 예로 장문중을 들었다.   “우리 노나라 선대부 중에 장문중이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이미 돌아가셨지만 그가 남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노나라 대부)이 큰 거북껍질을 보관하는 집에 기둥머리에는 산을 조각하고 동자기둥에는 마름풀을 그렸으니,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子曰  臧文仲居蔡  山節藻梲  何如其知也) 『논어』「공야장,17」     『논어(論語)』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들은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다. 더불어 당대 혹은 선대의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언급 되는데 생각보다 노(魯)나라 사람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공자 당대에 권력자였던 삼환(三桓)을 제외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노나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논어』에 두 번 언급되는 장문중은 노나라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인 듯하다. 하지만 『춘추좌전(春秋左傳)』을 읽기 전까지 장문중이 노나라의 대부였다는 것 이외에 거의 아는 것도 없었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도 없었다. 게다가 ‘거북껍질을 보관하는 집’에 장식을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썩지 않는 세 가지, 삼불후(三不朽)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러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하여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불후(不朽)는 ‘썩지 않는’이라는 뜻으로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불후라는 말은 『춘추좌전』에서 유래했는데 노나라 양공(襄公) 24년, 숙손표가 진(晉)나라의 범선자와 나눈 대화에 등장한다. 범선자가 사람이 죽어도 썩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숙손표가 덕을 세우는 것(立德)과 공을 세우는 것(立功), 말을 세우는 것(立言) 세 가지가 오래 되어도 폐해지지 않으니 불후라고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후대에는 이 세 가지를 ‘삼불후(三不朽)’라고 칭하였다. 이 때 숙손표는 불후의 예로 장문중을 들었다.   “우리 노나라 선대부 중에 장문중이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이미 돌아가셨지만 그가 남긴...
진달래
2023.10.01 | 조회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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