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강학원] <감시와 처벌> 4부후기

새은
2026-04-14 21:38
68

푸코의 《감시와 처벌》 대장정이 드디어 4부 '감옥'에 이르러 마무리되었습니다. 1장 <완전하고 준엄한 제도>부터 3장 <감옥 체계>에 이르기까지, 푸코는 감옥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자명한 이치로 자리 잡았으며, 어떤 식으로 '범죄자'라는 존재를 생산하고 형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지 치밀하게 추적합니다.

 

우선 감옥은 역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기보다, 애초에 정교하게 설계된 강제권의 메커니즘에 가깝습니다. 법이 감옥을 형벌의 전형으로 규정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교정의 기술들이 '자유의 박탈'이라는 근대적 형벌 논리와 결합하며 지금의 체계를 만든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옥을 개혁하려는 수많은 시도조차 사실은 감옥이 계속 기능하게 만드는 조건의 일부로 작동했다는 사실입니다. 철저한 규율과 징계의 기구인 감옥은 격리와 위계라는 도덕적 모델, 강제노동이라는 경제적 모델, 그리고 치유라는 의학적 모델이 섞인 거대한 기호체계로서 작동하며 우리 삶에 깊숙이 개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지점은 사법적 대상인 '범법자'와 행형 장치 속에서 탄생한 '범죄자'의 구분입니다. 범법자가 단순히 법을 어긴 행위자를 뜻한다면, 범죄자는 의학이나 심리학 같은 과학적 지식의 대상이자 교정되어야 할 '개인'으로 재구성된 존재입니다. 감옥은 이처럼 지식과 권력이 결합한 장소가 되어 형벌을 진실의 지평 위에서 정당화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권력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해야 합니다.

 

세미나 중 경덕 샘이 짚어주신 각주의 내용처럼, 우리는 흔히 무엇이 권력을 정당화하는지 묻는 법률적 모델이나 국가란 무엇인지 묻는 제도적 모델에만 의지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체의 객관화와 대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정의하는 차원을 더 넓혀야 합니다. 즉, 감옥은 단순히 법의 산물이 아니라 다양한 규율 권력의 작동 속에서 형성되며 사법을 재조직하는 중심 장치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감옥은 고립된 제도가 아니라 병원, 학교, 공장처럼 우리 일상을 지탱하는 다른 장치들과 같은 원리로 움직입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마주해야 할 본질은 단순히 감옥의 역사나 그 존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감옥을 가능하게 했던 '정상화 권력'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어, 우리 모두를 끊임없이 분류하고 평가하며 교정하는 '정상화 사회' 속에 살게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담으로 구판과 신판, 개정판을 번갈아 읽으며 용어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구판의 '시험'이나 '비행' 같은 단어들이 뒤로 갈수록 묘하게 더 깊은 울림을 주어 독서가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비정상인들》과 함께 푸코가 그려낸 또 다른 이야기를 쫓아가 보입시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댓글 3
  • 2026-04-15 12:05

    제가 이런 책을 다 읽어보다니… 너무 뿌듯합니다! 더욱 잘 소화해내기 위해선 정주행을 반복해야 할 것 같긴 하지만, 푸코 입문을 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양식이 풍족해진 기분이에요 ㅎㅎ
    마지막 장이라서 그런지 지난 장보다도 훨씬 어렵더라구요. 혼자 읽기에 너무 어려워 힘들었는데 이번 세미나에서 경덕님, 효주님, 새은님의 발제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2026-04-16 12:54

    벌써 감시와 처벌 한 권을 다 떼었네요!! 마지막 시간에 제 준비가 부족한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분들 덕에 잘 읽어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기세를 올려서 꼴레주드 프랑스 강의를 읽어보자구요~

  • 2026-04-19 23:24

    혼자서 읽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을 함께 해서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신체형부터 감옥까지. '범죄자'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차츰차츰 쌓아나간 감시와 처벌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비정상인들도 함께 잘 공부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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