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 시대] 2-4장 아트만의 세계 메모

우현
2026-02-01 18:42
95

[아트만, 내 안의 진정한 나]

 

“그들의 작업은 기원전 9세기에서 기원전 7세기 사이에 편찬된 기술적인 제의 수행 지침서인 <브라마나>에 보존되어 있다. 이 약간 딱딱한 논문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개혁가들이 희생 제의에서 폭력을 없애려는 욕망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138-139)

 

“그러나 전례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내면 세계의 발견이었다. 제의 전문가들은 희생제를 드리는 사람의 정신적 상태를 강조하여 그의 관심을 내부로 이끌었다. 고대에는 보통 바깥을, 외부의 현실을 가리켰다. 과거의 제의들은 신에게 초점을 맞추었으며, 그들의 목표는 가축, 부, 지위 등 물질적 이익을 얻는 것이었다. 자의식적인 반성은 거의 또는 전혀 없었다. 따라서 제의 개혁자들은 선구자들이었다.”(148)

 

 

2-4장 내용에서 가장 중요해보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최초로 ‘죽음’에 대해 사유한 자들, 최초로 내면의 의식 세계를 들여다 본 자들인 ‘제의 개혁자’들이었다. 시선을 ‘신’에서부터 ‘자신’으로 돌린 순간이자 인류 문명에 커다란 단절(positive)을 만들어 낸 그들의 배경엔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 그들이야말로 ‘현자’ 혹은 ‘성자’로 불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아마 우린 그 배경에 대해 영영 알 수 없겠지만, 인류사에 가장 거대한 순간 중 하나였던 것 같아 그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열망하게 된다.

 

또 제의 개혁자들이 제의를 개혁한 아이디어도 놀랍다. 기존의 제의는 전쟁의 신이었던 인드라가 브리트라를 죽인 행위를 재연하는 방식이었다. ‘죽음’을 재연하고, 그 ‘죽음’으로부터 힘과 권위를 얻는 방식이었던 셈이다. 반면 개혁자들은 <리그베다>에서 언급되는 창조의 신 ‘프라자파티’를 내세우며, 프라자파티가 ‘죽음’과의 경연에서 승리하는 헌장 신화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프라자파티는 ‘죽음’을 삼키기까지 했고, 제의는 ‘죽음’을 재연하는 게 아니라 희생물과 자신을 동격화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시키는, 그야말로 ‘희생제’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죽음’을 ‘희생’으로 승화시켰다. 큰 관점에서 보면 개혁자들도 기존의 성전을 재해석한 셈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고대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종교전쟁’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무엇이 ‘근본’이고 무엇이 ‘사이비’란 말인가?

댓글 2
  • 2026-02-02 13:59

    인도의 제의 전문가들은 기원전 9세기에 이르러 희생 제의에서 폭력을 제거하기 위해 기술적인 제의 수행 지침서인 『브라마나』를 편찬했다. 그들은 약탈과 대응 약탈로 이어지는 파괴적인 순환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기존의 전통적 제의가 오히려 이러한 폭력적 패턴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인간 내면의 괴물 같은 자기중심주의와 그로 인한 잔인함과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사제가 불이 담긴 단지를 들고 몇 걸음을 옮겨야 하는지까지 세밀하게 규정하며 제의 수행을 치밀하게 고민했다.
    개혁된 제의에서는 인간에 대한 공격을 암시하는 요소 자체가 금지되었고, 어떤 참여자에게도 피해나 상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행위와 만트라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점검되었다. 이러한 무해한 제의는 인도 축의 시대의 핵심 덕목인 ‘불상생’, 즉 아힘사의 이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특히 제의는 죽음을 외부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내면화하고, 이를 통해 죽음을 정복하려는 시도로 이해되었다. 희생제를 바치는 사람은 죽음을 자기 내부에 흡수함으로써만 비로소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것이다.
    고대 종교가 주로 외부 현실을 가리키며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제의 개혁자들은 그 방향을 외부에서 내면으로 전환해 인간 내면의 불(아트만)을 성찰하는 데 집중했다. 인간을 결함 많고 미완성된 존재로 인식했기에 전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 역시 내면 세계의 발견이었다.
    저자는 기존 제의가 더 이상 이롭지 않다고 느낀 제의 개혁자들이 개혁을 단행할 수 있었던 힘을 논쟁과 지식의 축적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제의 전문가들이 제의 행위를 깊이 성찰하고 그 의미를 곱씹으며, 제의와 사회 문제를 연결지어 사유한 끝에 개혁을 이루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 2026-02-02 14:48

    2장 아트만, 진정한 내 안의 나

    프라자파티의 무기는 하늘의 실재와 땅의 실재 사이의 ‘상응’에 관한 지식인 ‘반두’라고 한다. 반두란 하늘과 땅의 상응관계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조직 내의 우애와 상호 부조를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강력한 연결, 유대를 무기로 우주 창조의 질서를 세우고 인간과 그것을 연결시키는 과정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우주 속의 ‘나’ 개인의 자아가 우주의 원리와 일치하게 되는 사유가 발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프라자 파티는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자 제물이며 의례를 통해 진정한 ‘나’를 정체화하는 과정을 겪은 것이 아닐까. 단순한 영혼도 아니고 육체적이면서도 육체를 넘어서는 내적 세계에 대해서 탐구하려고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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