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더위에 !!!!

가마솥
2025-07-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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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기록적인 눈이 내리던 날(마루에 쌓인 눈이 55cm), 철제 주차장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단지내 도로 언덕을 오르지 못해 자동차는 주차장에 없어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까짓 것, 함 만들어 볼까?’

평창집과 고기동 집, 두 번의 집을 지으면서도 모두 남의 손에 맡겼지 내 손으로 지은 적은 없습니다.

물론 데크 정도는 만들어 보았지만, 구조물은 좀 다른 차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근력도 점점 약해질 것이니, 해보려면 지금 해봐야 합니다.

 

 

일단 틈틈이 설계를 합니다. 책을 보다가 진도가 안 나갈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짓고 부수고를 여러 채......ㅎㅎㅎ

        설계의 주안점은 물론 튼튼해야 하고, 단순하면서도 이쁘게 또 무엇보다도 혼자 만들어야 하니까 시공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드디어 설계를 완성하고 나무를 들입니다. 그게 6월 초입입니다.

 

 

비닐로 덮어 놓았지만 나무가 상하기 전에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 저기 놀러 다니느라(아니지! 공부하느라!?)

차일 피일 미루며 망치에 손이 가지 않습니다

장마가 다가오니, 인디언의 한 말씀이 엉덩이를 콕 찌릅니다. “눈 오기 전에는 끝낼꺼죠?”

 

 

\기둥과 보. 방부목이지만 그 중에서도 지붕 밖으로 노출되는 나무들은 오일스텐을 먹여 썩지 않게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초를 만들고 수직과 수평을 맞춰 기둥을 세웁니다. 이게 아주 힘듭니다.

너른 평지에 만드는 것이라면 쉬운데, 주차장이 약간 기울어져 있고 입구의 폭은 3m, 반대쪽은 3m40cm이거든요.

주심도리(가로 보)를 설치하고 또 시간을 보냅니다.

 

 

박공지붕(뾰족지붕) 형태이니, 종도리를 올린 다음에 서까래들을 붙이게 될 예정인데

7m나 되는 이 것을 올리려면 혼자서는 무리입니다.

그런데 이 자슥은 주말마다 일정이 꽉 차서 ##$%&*%^. 다음 주 토요일에나......

쨔샤! 관 둬라. 개똥도 꼭 쓸려면 $%*(*&^%

 

임시 보를 설치하고 대공을 만들어 놓고는 혼자서 올릴 방법을 연구합니다.

아무에게도 표시를 안했지만, 이게 혼자서 하려면 매우 힘듭니다.

아니, 위험하기도 합니다

공부하고 있는 주역점을 치지 않았지만 아침 컨디션이 좋은 날을 잡았습니다.

3m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가서 높이 3m50cm 위에 7m 짜리 나무를 올리는 일이거든요.

 

 

핵심은 균형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무거운 가로대를 들고 줄을 타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7m 종도리의 중심을 잡고 사다리를 한발 한발 오를 때 희한하게도 그 무게를 감당할 만 하더군요.

마지막 힘을 주어 대공에 파놓은 홈에 끼워 놓고 수평을 재어 봅니다.

 

 

수평이 딱 맞습니다. 단 한번에!!!

아주 아주 뿌듯합니다. 미친 놈처럼 혼자서 춤 출 뻔 했습니다.

 

                 가족톡에 이 기쁨을 올립니다. 상량식해야 한다고.

요즘은 주인은 돼지머리 대신에 봉투를 준비한다는 팁과 함께 말입니다.

근데, 아무도 답하지 않습니다. ‘아빠가 또 그러시는군’ 하는 것입니다. 이번엔 진짠데.....쩝

\

우리집 착한! 며느리가 드뎌 답을 달아 줍니다.

“날도 더운데, 몸보신 되는 거 같이 먹으러 가요^^. 아빠가 드시고 싶은 걸로요!!!”

 

오메! 이쁜 거!!!

 

 

 

종도리를 올리면 집은 반절은 지어진 것입니다.

서까래 하나를 짜서 맞추어 보고 32개를 Cut & Paste 하면 되는데, 아뿔싸!

양쪽 폭이 3m와 3m40cm 로 서로 다르니, 각각의 서까래의 길이가 다르게 나옵니다.

주겄다! 날은 증말 더운데, 재어보고 자르고 맞춰 보고 다시 조정하고를 무한반복합니다.

 

 

서까래가 이겨야 하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종보대신에 가로대 작업을 합니다.

“그거 왜 해? 안해도 될 것 같은데.......과유불급 아냐?”

“응. 서까래의 하중을 ##$$%^&**.”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그에 비례해서 물을 마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닝 X이 잘 나와요.

 

 

뼈대가 완성되었고 이제 지붕만 씌우면 됩니다.

집 지을 때, 저는 이때가 가장 이쁩니다.

 뭔가, 완성되기 직전의 모습이어서 그런지,

자기 속살을 모두 보여 주는 솔직함이 느껴져서 그런지

이 때가 가장 아릅답습니다.

 

“하고보니, 이쁘네...... 근데, 2층 베란다 물 새는 것을 큰비 오기 전에 해야 할텐데......”

윽! 아직 주차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작업지시를 내리십니다!

이 더위를 이기라고 '가마솥'으로 별칭을 붙여 주었나?   ㅎㅎㅎ

댓글 5
  • 2025-07-08 08:57

    와!와!와!!!!!!
    이름을 '신선'으로 바꾸세요^^

  • 2025-07-08 09:42

    .

    정말대단해.png

  • 2025-07-08 12:49

    와우!! 주차장 짓는다는 말만 듣다가 그 진행과정을 보니.. 허걱입니다.
    엄청난 프로젝트를 하셨군요!!
    지붕은 언제 씌우나요?
    공사 끝나면 가마솥샘의 노고를 위로하는 완공기념 파티합시다!!

  • 2025-07-08 18:19

    와~ 이게 주차장이군요.
    이 와중에 에세이 쓰시고 포도밭까지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2025-07-08 20:58

    오늘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걱정이네요... 빗줄이 굵던데 무사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