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처방전>4회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편

겸목
2020-07-09 12:45
452

루틴의

-나수경의 단편소설 「구르기 클럽」을 처방합니다

 

 

바닥을 칠 때, 알레르기가 찾아왔다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에 대한 처방을 의뢰한 ‘루틴’(닉네임)은 6년차 직장인으로, 식물학 박사이고 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루틴은 삼십대 후반의 싱글이며 회사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투룸에 살고 있다. 아침 6시쯤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걸어서 출근한다. 예전에는 회사 아래 음식점에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귀가했으나, 자극적인 식당음식이 몸에 좋지 않은 것 같아 최근에는 집에서 저녁밥을 지어 먹는다고 한다. 퇴근 후 밥상을 차리고 치우고 정리하다보면, 노곤함이 밀려와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러니까 현재 루틴은 안정된 직장이 있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비교적 ‘건강한’ 직장인이다. 루틴의 라이프스타일은 커리어의 면에서나 워라밸의 면에서나 나쁘지 않다.

 

그러나 학위를 마치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는 지금과 달랐다. 1년차 직장인의 연봉은 높지 않았고, 학위를 따느라 보내는 기간 동안 모아둔 돈도 없어 집을 구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형편에 맞는 집(방?)을 보러 돌아다닐 때, 루틴의 눈에는 일찍 결혼해서 평수를 늘려가고 인테리어를 바꿔가는 친구들의 아파트가 아른거렸다.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개인공간으로 기숙사 방이면 충분했고, 일이 안 풀릴 때는 옆방의 친구들과 고민상담하며 동료의식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학교 기숙사의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빠진 루틴의 현실은 박봉의 일인가구였다. 결혼한 친구들은 각자 나이에 맞게 인생의 규모를 키워가는(남편이든 자식이든 아파트 평수든)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자신만 하향곡선을 타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났다. ‘아! 나도 빨리 결혼해야 되는데…….’

 

어릴 때 아토피로 앓았다는 루틴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이 심해졌다. 학위를 따기 위해 이십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을 때도, 사회 초년생 시절 직장생활의 막막함을 느낄 때도, 그리고 루게릭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러했다.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은 특히 삼십대 초반의 루틴에게 혹독하게 기승을 부렸다. 피부과 약은 독해서 먹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잠이 쏟아졌다. 약을 꼬박꼬박 먹는다고 상태가 호전되는 것도 아니고, 피부 발진은 제멋대로 오르락내리락했다. 그 흔적으로 루틴의 손가락 사이사이 껍질이 벗겨지고 다시 돋아난 우툴두툴한 자욱이 꺼끌꺼끌하게 만져졌다.

 

요즘 루틴은 예전만큼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으로 고생하지는 않는다. 심해질 기미가 보이면 미리 스테로이드제를 발라 초기에 진화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려 노력한다. 직접 밥을 해먹게 되면서, 잡곡 위주로 밥을 하고 반찬도 맵고 짜지 않게 간을 맞추니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걸어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다. 2년 전부터 시작한 인문학 공부로 틈틈이 책도 읽어야 해서 요즘은 결혼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결혼상대자에 대한 ‘이상형’도 없이 ‘가족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멋쩍어했다. 마치 ‘수능’을 치르듯, 결혼도 해치워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루틴과 이야기를 하며 언젠가 결혼하지 않은 친구에게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그런데 왜 하필 ‘시험’일까? 우리의 무의식이 혹은 고정관념이 결혼을 피하고 싶으나, 피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최근에는 원하지 않는 시험은 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고, 루틴도 그러한 입장이다.

 

나는 루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왜 루틴이라는 닉네임을 정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삼십대 비혼 여성이 주류의 라이프스타일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관행적으로 요구되는 스케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결혼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컨베이어벨트에 올라 출산과 육아의 루틴을 살아가게 된다. 자식을 낳지 않는다면, 집장만과 노후대비의 루틴이 플랜b로 준비되어 있다. 적어도 이십대에 결혼을 해서 자식 둘을 낳고 기른 나는 그런 관행적인 루틴에 따라 살았다. 그래서 나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기 위해 시간표를 새로 짜는 그가 부러웠다. 이런저런 계획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고 설렘을 숨길 수가 없었다(아! 나도 진작 생각을 좀 했어야 했다!!). 알레르기성 피부 발진에 대해서도 루틴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절한 처방을 해오고 있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루틴을 위한 ‘응원’ 정도. 그래서 나는 열심히 루틴을 위한 응원과 지지의 말들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작품들을 뒤적였다. 헉! 그런데 이럴 수가! 문학작품에는 고통과 우울의 말들은 넘쳤고, 응원과 지지의 말들은 드물었다. 어떡하지? 난감했다.

 

 

 

 

 

바닥이 나를 밀어주는 것 같아, 구르기 클럽

 

언덕에서 구르다가 가로등에 부딪혀 다리에 금이 간 현경씨는 구급차에서 내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 슬기씨…… 제가 살게요. 맛있는 거.

(중략)

칠백집이라고 삼겹살집이 있는데, 맵게 무친 콩나물이랑 단호박 양파 버섯을 삼겹살이랑 같이 구워줘요. 알바생이 테이블 옆에 서서 정성껏 고기를 뒤집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면 우리는 그냥 먹기만 하면 돼요. 삼겹살을 다 먹으면 오징어볶음이랑 볶음밥도 주는데……

슬기씨……

네.

나 고기 안 먹어요. (「구르기 클럽」, 『문학3』 2020년 2호, 190~191쪽)

 

 

「구르기 클럽」은 최근 내가 읽은 소설 가운데 가장 가슴이 아리면서도 시시때때로 웃음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리고 생각 없이 웃다보면 어느 샌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가히 ‘시트콤’스러운 작품이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말릴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등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시트콤들은 단지 웃기기만 한 게 아니다. 알 수 없는 고집을 부리는 캐릭터나, 그런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꼬이고 꼬이는’ 에피소드 속에는 인생의 ‘희비극’이 반짝 빛난다. 유쾌함과 짠함과 뭉클함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 시청자들은 똥고집을 부리는 캐릭터들의 과장된 이야기에 몰입하고 공감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했듯이, 카타르시스라는 것은 인과관계에 대한 추론과 인물과 자신을 같은 입장에 두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아! 어떻게 이 사람에게 저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는 이런 고통을 당할 사람이 아닌데……’ ‘만약 나에게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런 사유와 공감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같이 울고 웃게 된다. 더 나아가 저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분노의 감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감정과 윤리의 문제를 연결하고 있는 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이를 ‘시적(詩的) 정의’라고 부른다. 공감과 상상력 없이 정의를 말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 언덕에서 구르다 가로등에 부딪쳐 다리에 금이 간 사람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구급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마라탕과 삼겹살과 칼국수 가운데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내용이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본다면, 다리를 다친 사람은 자신 때문에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밥을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해본다면, 이 사람은 왜 언덕에서 구르게 되었을까 궁금하게 된다. ‘구르기 클럽’이라니 도대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구르면……좋아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현경씨는 입고 있던 남색 플리스를 벗었다.

바닥을 온몸으로 구른다는 게 좋아요. 굴러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니까……저는 바닥을 무서워했거든요. (194쪽)

 

슬기야. 너도 학교 언덕 말고……

엄마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안전하고 완만한 언덕에서 한 번 굴러봐. 앞구르기든 옆구르기든 다 좋아. 오로지 구르는 것에 집중해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그래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더라. 그저 이쪽에서 저쪽으로 나아갔을 뿐이야. (197쪽)

 

 

「구르기 클럽」은 명랑만화 같은 감성을 보여주는 콩트 같지만, 사실 ‘시적(詩的)’이다. 이 짧은 단편소설의 주제는 ‘바닥’과 그것을 ‘이겨내는 일’이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인생의 바닥에 대한 이야기이고, 바닥을 친 사람들이 온몸으로 느낀 바닥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은 ‘구르기 클럽’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이것을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 사이의 좁은 길을 맨발로 걷다가 문득 굴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나는 정말 일정하게 직선을 그리면서 좁은 길을 앞구르기로 계속해서 굴렀어. 구를 때마다 꼭 바닥이 나를 밀어주는 것 같았어. 나의 전진을 응원받는 기분? 손들이 내 몸을 지그시 앞으로 밀어주는 기분이 들었어. (199쪽)

 

 

그런데 바닥은 차갑고 딱딱하기만 한 게 아니란다. “바닥이 나를 밀어주고” “바닥으로부터 전진을 응원받는 기분”이라는 문장은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든다. 이런 문장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구급차를 타고 가며 삼겹살타령을 하든, 언덕에서 굴러 가로등에 부딪치든, 뭐든 괜찮다. 그리고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다 보면, 고단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작가의 ‘시적 정의’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그 위로는 세상에 대한 긍정과 신뢰를 가져온다. 그렇게 울고 웃으면 못생긴 얼굴은 더 못생겨지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런 게 세상에 대한 낙관이다. 소설은 ‘안산’과 ‘5년 전’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  2014년의 사회적 재난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는 재난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안간힘에 대해 함부로 ‘아는 체’ 할 수 없다. 그러나 함께 울고 웃을 수는 있다. 상상력과 공감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진심을 다해 부엌의 좁은 복도를 구르다가 벽에 부딪혔을 엄마의 표정을 상상했었다. 엄마에게 다시 찾아온 ‘힘’의 근원이 그 순간에 있을 것 같아서. 내 상상 속에서 엄마는 대부분이 무표정이었다. 그것도 아니면 시선을 아래로 두고 입을 달싹거리는 엄마 특유의 곤란한 표정. 하지만 이제는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에 이토록 열중했던 적이 있었던가 하는 감탄과 현재만을 살아냈다는 환호. (200~201쪽)

 

 

내가 루틴을 위해 찾아낸 응원의 말도 “자신이 무언가에 이토록 열중했던 적이 있었던가 하는 감탄과 현재만을 살아냈다는 환호”이다. 무언가에 열중하고, 그 현재를 살아내는 일, 그리고 그것을 기뻐하는 일. 이것이 재난 이후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루틴에게도 나에게도 이것이 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루틴의 힘, 달려라 푸드 트럭

 

에타에 올라온 영상은 다행히 GIF 파일이라 현경씨의 비명 같은 건 들을 수 없었다. 영상의 제목은 ‘뀡은 제 머리로 종을 쳐서 은혜를 갚고’였고, 본문은 ‘사람은 가로등을 몸으로 쳐서 가로등을 켠다’였다. 조회수는 삼천, 댓글은 오백을 넘어 ‘이 주의 화제영상’에도 올라 있었다. 영상은 감악관으로 가는 언덕을 빠른 속도로 굴러내려오던 검은 덩어리가 가로등에 부딪히자 꺼져 있던 가로등이 환하게 켜지면서 끝났다. (187~188쪽)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의 가로등에 불을 켜지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갑자기 시야가 밝아지면서 정중한 에스코트를 받는 기분이 든다. 기분 좋은 착각이다. 「구르기 클럽」에서 가장 시적인 순간도 가로등에 불이 켜지는 순간이다. 다소 황당하게 언덕을 굴러온 사람에 의해 고장 난 가로등에 불이 켜지자, 학생들은 학교커뮤니티에 영상을 올리고 재치 있는 댓글놀이를 이어간다. “역시 기계는 고장 나면 때리는 게 정답인 듯 덕분에 밤에도 어둡지 않네요.”

 

루틴과의 대화에서 가장 시적인 순간은 푸드 트럭이 등장했을 때다.

“친구들과 푸드 트럭을 해볼까 해요. 한 곳에 계속 있는 건 지겨울 것 같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생계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푸드 트럭 괜찮지 않아요? 저 1종 면허예요.”

 

루틴은 결혼이 아닌 방식으로 인생을 설계하다보니 함께 살 친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 할 일에 대해서도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간 학위를 따고 취직을 하는 방법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이제 루틴은 직업으로 자아실현을 하고 정년까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수정해보고 있단다. 돈 버는 일에 인생의 대부분을 써버리기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해서 ‘친구, 여행, 공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생활을 채우고 싶다는 것이다.

 

“푸드 트럭에서 게릴라콘서트 같은 것도 하는 거예요. ‘오늘은 한강에서 ‘푸코쇼’를 합니다‘ 홍보하고 인문학콘서트를 여는 거죠.”

“공부 많이 해야겠다. 레퍼토리가 다양해야 할 것 아냐?”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예전에는 구경도 못해봤던 것들인데 재미있어요.”

 

식물학 박사인 루틴은 얼마 전에 <논어>를 공부하고 생애 처음 두 쪽짜리 에세이를 썼다. 그걸 읽으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논어>가 그렇게 감동적인 책인지 나는 루틴을 통해 배웠다. 나는 상상해본다. 루틴이 어두운 계단을 올라갈 때 센서등의 불이 환하게 켜진다. 책상에 앉으면 스탠드의 불이 탁 켜진다. 책상에는 푸코, 스피노자, 니체 등등 책들이 산처럼 쌓여간다. 내 상상의 가장 멋진 장면은 푸드 트럭을 운전하는 루틴의 모습이다. 루틴은 트럭이 고장 나도 당황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 타이어를 한 번 발로 찬다. 역시 기계는 고장 나면 때리는 게 정답이다. 달려라 루틴, 달려라 푸드 트럭!

 

 

 

 

댓글 7
  • 2020-07-09 12:50

    나수경의 <구르기 클럽>은 창비의 새로운 잡지 <문학3>>(2020년, 2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수경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 2020-07-09 17:24

    이웃집 토토로가 아니라..
    이웃집 루틴이 우리에게 와서 얼마나 기쁜지!
    루틴을 위한 처방, <구르기클럽>!
    알레르기성 피부발전은 없지만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2020-07-09 19:09

    루틴에게서는 언제나 에너지가 뿜뿜 !!
    좋은 기운이 넘쳐요~
    자신만을 생각하고 삶을 계획할수 있다는게 넘나 부럽네요.
    저도 생각좀 하고살걸 하는 후회가 막 밀려오지만
    나중에 후회안하려면 지금시점에서 생각좀하고 사는 건 어떤걸까싶은 생각이 동시에 밀려오네요.
    어려워요. 생각좀 하고 사는거!

  • 2020-07-09 23:38

    ‘직업으로 자아실현’해야하는 줄 알았어요~ 아하~! 뒤통수맞은 느낌?? ‘친구, 여행, 공부!’좋다~~~ ㅎㅎㅎ 달려라, 루틴! 응원합니다^^

  • 2020-07-10 15:44

    루틴의 상상을 응원합니다~~~~~

  • 2020-07-11 03:24

    루틴은 복도 많지~~
    바로 옆집에서 공부하고 친구도 만들고 ~
    구르기 클럽처럼 뭔 클럽이든 루틴하고 만들고 싶네요~~^^

  • 2020-07-16 10:11

    저도 저 느낌 아는데... 어둑어둑해질 쯤 가로등이 켜지면 에스코트 받는 느낌^^
    예전에 한강에서 맥주를 먹다가 가로등 켜지는 시간 맞추려고 계속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루틴에게 저도 '띵' 하고 가로등을 켜드리고 싶네요!!
    아!!!
    그러고 보니 나도 1종면허 나중에 채소장사라도 한다고 그것을 땄는데...
    뭔가 통해쓰~~

아스퍼거는 귀여워
  감자는 정말, 정말정말정말 오줌, 똥을 못 가렸다. 만 3살이 지나, 한국 나이로 5살이 되었는데도, 기저귀를 못 뗐으니 말 다 했지. (네이버에 쳐보니 ‘기저귀를 떼는 시기는 18개월에서 24개월이 적당하다.’라고 쓰여있다) 발육이 남다른 감자에게 맞는 기저귀 사이즈가 더 이상 없어서, 더 큰 기저귀를 찾으려면 성인용으로 가야 할 판이였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일단 벗기고 팬티를 입혀 놓으면 자신도 축축한 것을 알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떼게 된다나? 그 말을 믿고 덜컥 어린이집 적응과 배변 훈련을 동시에 해버리자는 안일한 생각을 해버렸다. 어린이집 적응도 힘든 마당에 배변 훈련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나도 울고, 감자도 울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아마도) 울었다.       기저귀 벗기 강제집행을 시행한 후, 어린이집에서 하루 평균 2~3번 오줌을 쌌다. 여벌 바지와 팬티를 수도 없이 챙기고, 심지어 바지가 모자라는 날은 친구 것을 빌려 입고 오는 일도 허다했다. 외출 시에는 무조건 화장실만 보이면 억지로 오줌을 뉘었다. 내가 신경 써서 화장실을 보내면 괜찮지만, 조금만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있거나, 내가 집안일이라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실수했다. 외출도 불안하고, 늘 둘 다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도 늘상 실수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오줌은 나았는데, 똥 문제는 정말 심각했다. 갈수록 똥 누는 걸 너무 무서워한 나머지, 나중에 가서는 변을 5일에서 일주일 정도에 한 번 눴다. 똥은 딱딱해질 대로 딱딱해져서 더 누기 힘든 악순환.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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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 조회 278
현민의 독국유학기
이 모든 지리적 사실   네덜란드는 독일의 북쪽에 맞닿아있다. 세 명의 친구가 살고 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었다. 지난 겨울 니키가 운전해서 네덜란드에 간다고 하길래, 그럼 가는 길에 친구가 사는 도시에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서경은 독일과 국경이 맞닿아있는 아른헴에서 공부한다. 모부님께 네덜란드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성매매와 마약 합법 때문에 꼭 그곳이어야겠냐고 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네덜란드에서는 정치적 혼란시기였던 19세기 마땅한 보수정당이 없어 동성결혼, 성매매와 마약 합법 등을 실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흔한 커피샵 커피도 파는데 대마초도 판다.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와서 대마초를 피우는 곳이다.   서경은 영어권 국가 중 네덜란드가 가장 물가가 싼 편이라 네덜란드 대학에 지원했다. 네덜란드에는 더치Dutch라고 불리는 고유어가 있음에도 영어권 국가라고 불릴 만큼 국민 90%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독일인들은 네덜란드어가 독일어에서 파생한 괴상한 사투리라고 말하는데, 네덜란드에 와보니 더치는 생각보다 더 고유했다. 영국과 미국에 비교하면 굉장히 싼 유학비지만, 독일과 비교했을 땐 비싼 생활비 그리고 주거난 때문에 아직도 에어비엔비에서 산다는 서경의 학교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나라에 이주민 비율이 큰 이유가 궁금해졌다. 헤이그에서 공부하는 지연은 현재 네덜란드가 보수집권이지만 여성·퀴어 인권은 너무 당연해서 보수당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 대신 보수당은 이주민을 규제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일 년 만에 만난 서경과 새벽까지 조잘대며 회포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 밥을 짓기 시작했다. 서경은 내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마른 미역과 들깻가루,...
이 모든 지리적 사실   네덜란드는 독일의 북쪽에 맞닿아있다. 세 명의 친구가 살고 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었다. 지난 겨울 니키가 운전해서 네덜란드에 간다고 하길래, 그럼 가는 길에 친구가 사는 도시에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 서경은 독일과 국경이 맞닿아있는 아른헴에서 공부한다. 모부님께 네덜란드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들은 성매매와 마약 합법 때문에 꼭 그곳이어야겠냐고 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네덜란드에서는 정치적 혼란시기였던 19세기 마땅한 보수정당이 없어 동성결혼, 성매매와 마약 합법 등을 실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흔한 커피샵 커피도 파는데 대마초도 판다.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와서 대마초를 피우는 곳이다.   서경은 영어권 국가 중 네덜란드가 가장 물가가 싼 편이라 네덜란드 대학에 지원했다. 네덜란드에는 더치Dutch라고 불리는 고유어가 있음에도 영어권 국가라고 불릴 만큼 국민 90%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독일인들은 네덜란드어가 독일어에서 파생한 괴상한 사투리라고 말하는데, 네덜란드에 와보니 더치는 생각보다 더 고유했다. 영국과 미국에 비교하면 굉장히 싼 유학비지만, 독일과 비교했을 땐 비싼 생활비 그리고 주거난 때문에 아직도 에어비엔비에서 산다는 서경의 학교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나라에 이주민 비율이 큰 이유가 궁금해졌다. 헤이그에서 공부하는 지연은 현재 네덜란드가 보수집권이지만 여성·퀴어 인권은 너무 당연해서 보수당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 대신 보수당은 이주민을 규제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일 년 만에 만난 서경과 새벽까지 조잘대며 회포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 밥을 짓기 시작했다. 서경은 내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마른 미역과 들깻가루,...
현민
2024.04.17 | 조회 203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고기리 집은 2층집이다. 설계 컨셉을 ‘따로 또 같이’로 잡았다. 건물 전체 덩어리를 5개 정도로 나누어, 함께 쓰는 공간과 독립적으로 쓰는 공간이 분리되게 설계하였다. 당시 공항동에 사셨던 장인, 장모님을 모시기 위하여 1층을 독립공간처럼 방과 화장실 그리고 거실을 크게 만들었다. 2층의 아이들 방도 침실과 공부방 그리고 거실을 두었다. 우리 부부도 침실과 전실 공간을 두었다. 음식을 나누는 식당과 부엌은 1층 가장 좋은 뷰를 가진 공간에 두었다.           장모님이 치매로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 졌다. 우리 집에 오셔서 4년을 함께 지냈다. 미리 준비한 아래층, 부모님 공간에 계셨으니 지내시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3년 전에 아들놈이 집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발생했다. 녀석들이 결혼하기 전에 사용했던 2층, 방 2개와 거실공간에서 그럭저럭 지낼만 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고 녀석이 자람에 따라 ‘아이의 공간’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모든 일상에서 아이가 1순위이니, 공간도 녀석의 성장에 맞추어 늘려 주었지만 항상 북적거렸다. 젊은 부부들의 살림살이를 우리들 공간으로 재배치하여 공간을 확보하여도 아이의 장남감이 곳곳에서 발에 채이기 일쑤였다. 문득, 이 넓은 공간에도 세 집 살림이 힘들다니, 옛날 우리 5형제는 그 작은 고향집에서 어떻게 살았지? 하고 떠올려 본다.           그 전에 어떻게 살았더라?       올해 들어 장모님을 더 이상 집에서 모시기 어려워졌다. 파킨슨과 치매가 더욱 심해져 거동할 수 없게 되었다. 침대에 누워계신 장모님을 시간마다 이리 저리...
    고기리 집은 2층집이다. 설계 컨셉을 ‘따로 또 같이’로 잡았다. 건물 전체 덩어리를 5개 정도로 나누어, 함께 쓰는 공간과 독립적으로 쓰는 공간이 분리되게 설계하였다. 당시 공항동에 사셨던 장인, 장모님을 모시기 위하여 1층을 독립공간처럼 방과 화장실 그리고 거실을 크게 만들었다. 2층의 아이들 방도 침실과 공부방 그리고 거실을 두었다. 우리 부부도 침실과 전실 공간을 두었다. 음식을 나누는 식당과 부엌은 1층 가장 좋은 뷰를 가진 공간에 두었다.           장모님이 치매로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 졌다. 우리 집에 오셔서 4년을 함께 지냈다. 미리 준비한 아래층, 부모님 공간에 계셨으니 지내시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3년 전에 아들놈이 집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발생했다. 녀석들이 결혼하기 전에 사용했던 2층, 방 2개와 거실공간에서 그럭저럭 지낼만 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고 녀석이 자람에 따라 ‘아이의 공간’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모든 일상에서 아이가 1순위이니, 공간도 녀석의 성장에 맞추어 늘려 주었지만 항상 북적거렸다. 젊은 부부들의 살림살이를 우리들 공간으로 재배치하여 공간을 확보하여도 아이의 장남감이 곳곳에서 발에 채이기 일쑤였다. 문득, 이 넓은 공간에도 세 집 살림이 힘들다니, 옛날 우리 5형제는 그 작은 고향집에서 어떻게 살았지? 하고 떠올려 본다.           그 전에 어떻게 살았더라?       올해 들어 장모님을 더 이상 집에서 모시기 어려워졌다. 파킨슨과 치매가 더욱 심해져 거동할 수 없게 되었다. 침대에 누워계신 장모님을 시간마다 이리 저리...
가마솥
2024.04.15 | 조회 186
일상명상
  매일 아침 명상을 한다. 5년이 좀 넘게 계속해 온 아침 의례다. 어쩌다 며칠 명상을 놓치게 되면 명상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마음을 집중하여 들숨과 날숨을 온전히 알아차릴 때 누리는 고요와 평화가 그립기 때문이다. 그럴 때 알게 된다. 일상에서 그럭저럭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힘이 아니라 매일의 명상 덕분이었다는 것을. 내게 명상은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면서 마음에 좋은 에너지를 충전하는 귀한 시간이다.   호흡관찰   나는 붓다가 가르친 ‘호흡 수행(아나빠나사띠)’과 ‘사념처 수행(사띠파타나)’에 의지해서 명상을 하고 있다. 경전은 이렇게 명상을 시작하라고 한다.   여기 숲으로 가거나 나무의 뿌리로 가거나 빈집에 가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을 똑바로 세우고 면전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마음챙겨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겨 숨을 내쉰다.   명상을 하기 위해서는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가부좌 자세로 앉아 알아차림을 확립하여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쉰다. 조용한 곳으로 가는 것은 외부에서 오는 번다한 자극으로부터 물러나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조용한 곳에서 명상할 때 우리는 마음이 얼마나 산만하고 시끄러운지 더 잘 알 수 있다. 산만함을 가라앉히는 방법은 산만함과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산만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번뇌의 대치법도 다르지 않다. 어떤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정도 내공을 갖추기 전까지는 조용한 곳에서 명상을 하며 힘을 기르는 수밖에...
  매일 아침 명상을 한다. 5년이 좀 넘게 계속해 온 아침 의례다. 어쩌다 며칠 명상을 놓치게 되면 명상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마음을 집중하여 들숨과 날숨을 온전히 알아차릴 때 누리는 고요와 평화가 그립기 때문이다. 그럴 때 알게 된다. 일상에서 그럭저럭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힘이 아니라 매일의 명상 덕분이었다는 것을. 내게 명상은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면서 마음에 좋은 에너지를 충전하는 귀한 시간이다.   호흡관찰   나는 붓다가 가르친 ‘호흡 수행(아나빠나사띠)’과 ‘사념처 수행(사띠파타나)’에 의지해서 명상을 하고 있다. 경전은 이렇게 명상을 시작하라고 한다.   여기 숲으로 가거나 나무의 뿌리로 가거나 빈집에 가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을 똑바로 세우고 면전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마음챙겨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겨 숨을 내쉰다.   명상을 하기 위해서는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가부좌 자세로 앉아 알아차림을 확립하여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쉰다. 조용한 곳으로 가는 것은 외부에서 오는 번다한 자극으로부터 물러나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조용한 곳에서 명상할 때 우리는 마음이 얼마나 산만하고 시끄러운지 더 잘 알 수 있다. 산만함을 가라앉히는 방법은 산만함과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산만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번뇌의 대치법도 다르지 않다. 어떤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정도 내공을 갖추기 전까지는 조용한 곳에서 명상을 하며 힘을 기르는 수밖에...
요요
2024.04.14 | 조회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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