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특별강좌> 첫번째 날 후기

꿈틀이
2018-09-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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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저녁 7시 30분  드디어 <페미니즘 특별 강좌> 그  첫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영화평론가인 손희정 선생님의 "섹스리스의 k시네마'라는 주제로 시작되었습니다. 파지사유를 가득 메운 페미니즘의 열기가 느껴지시나요?페미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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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문외한이지만 한번쯤 들어본직한 영화 포스터나 배우들의  이름이 거론되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지루하지 않고 아주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어제 강의 내용을 모두 다 열거하기는 힘들겠지만 나름 정리한

맥락으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스크린에서 여자 배우들이 사라졌지요? 왜일까?  그럼 영화에서의 소멸이 여성의 소멸일까?

사실 어제 강의의 질문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1990년대를 대표했던 '해피엔드'라는 영화 2017와 년의 '침묵'이라는 영화에 출현하는 주연 남성 배우의 캐릭터에서

우리는 여성이 영화에서 어떻게 시대와 조우하고 남성과 조우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해피엔드의 간단한 줄거리는 실직한 남자주인공(최민수)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찌질하게 사는 동안 커리어우먼인 부인(전도연)이  젊은 남자(주진모)와 바람난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 남자는 부인을 죽이고 자신을 아내와 바람난 젊은 남자를 감옥에 가둠으로써 장렬한

복수극으로 끝나는데요,, 손희정 선생님은 그래도 이영화가 의미가 있는 것은 여주공인인 전도연이 잘나가는 직업여성이면서 성적 주체로서의 자기표현을 했다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도의 '해피엔드'의 찌질한 최민식은 '침묵'에서 '아빠뽕'이라는 상징적 인물로 다시 재등장 합니다.

돈 많은 50대 이상 의 남자, 사귀는 젊은 여자가 있고, 한번 신은 신발은 절대로 다시 신지 않는다는  '딸'을 가진 잘나가는 남성

하지만 여차여차해서 그 남자의 딸은 최민식의 재혼상대였던 이하늬를 죽이게 되고 그 남자는 딸을 위해

거짓 상황을 만들어 본인이 이하늬를 죽인 범인이라고 자처하며 감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제 30대의 찌질한 남자는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해결하고 짊어져야 하는 우리 모두의 아빠가 되어 등장했습니다.

사실 90년대와 2010년 이후 영화 변천사에서 IMF라는 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고를 당하고 그 중에서도 여성이 먼저

그 몰매를 맞았지요. 하지만 이와 같은 분위기는 오히려 젠더사회를 더 강력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해고의 찬바람, 실직의 어려움을 겪은 당시 남성들은 더 공고히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는 생존전략이 본능적으로

작동하고 여성들은 '아빠뽕'이 상징하는 것으로부터 규정되어야 하는 존재들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 이번에 개봉한 '공작'을 보고 저도 개인적으로 좀 놀랐습니다.

여자 배우가 (비중있는 역할을 담당한) 한명도 없다는 사실, 남성들이 이와같은 어려운 시절을 다 겪어내고

짊어져 왔다는 뉘앙스가 정말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항상 복잡다양한 인과관계들의 얽힘에서 창조하고

나아가는 것인데 세상을 하나의 시선으로 보기만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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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IMF이후 해피엔드 에서 도발적이고 당당한 전도연 캐릭터는 이제 사라지고 듬직한 남성주인공에 의해

규정되어야 하는 존재로서만 연결되어 왔습니다.

물론 손희정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많은 다른 장르들의 영화들도 많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규정하기 힘들지만

대체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박스오피스에 서열에 오른 영화들 중심으로 분석해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3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설명이 재미있고 의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여름 더북 세미나에서 공부한 수잔팔루디의 '백래시'의 내용과

일맥상통하고 있어서 좀 놀라웠습니다.

다른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았는데 모두 다 후기에 올리기에는 불가능하고

문탁에서 수다로, 세미나로 연결해서 계속 토론하면 페미니즘의 큰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해주신 손희정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후기를 마칩니다. 총총

댓글 3
  • 2018-09-07 17:10

    뒷정리를 끝내고 나서 강좌 후기 토크를 나누는 가운데

    대안적 흐름에 대한 안목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요.

    한 번의 강좌로 우리가 한국영화와 여성이라는 문제를 다 알려하는 건 아마 과욕일 터.

    손희정 선생님의 강의에서 어떤 영감을 받은 친구들과 함께 

    앞으로 이런 문제의식을 필름이다에서, 혹은 번개 상영회 들에서

    좀 더 풍부하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어요.

    문탁 초창기에 매주 60년대 영화를 시리즈로 보던 기억도 떠오르고..

    암튼 '대중문화 지적으로 탐구하기!'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되겠지요?^^

    (글고.. 그 자리에 있었던 고등학생들과 아버지들은 또 어떻게 들으셨나 궁금합니다.)

  • 2018-09-08 04:57

    아...재밌었겠군요. 아깝다, 아까와...요걸 놓치다니....ㅠㅠ

    후기를 보니, 정지우 감독은 왜 <해피엔드>에서 <침묵>으로 퇴행했을까?, 뭐 이런 질문이 던져진 모양이네요.

    전 <침묵>을 맘 먹고 본 건 아니었구, 어쩌다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윽... 완전 욕 나와서... 그때부터 찾아보니....세상에나 그게 <全民目击, Silent Witness, 2013> 라는 중국영화의 리메이크라더군요. 바로 그걸 다운받아서 봤어요. 

    음...그것도 썩 빼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장르영화의 문법에 충실했어요. 그런데 <침묵>은 가족주의 정서로 범벅을... 

    그걸 '아빠뽕'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네요


    근데 한국영화의 압도적인 가족주의정서가 정말 'IMF' 때문일까? 혹은 지금의 섹스리스 한국영화가 IMF 때문일까? 음...글쎄요....

    물론 IMF가 대중가요나 대중문화에서 90년대식 여성주체를 삭제해나간 건 맞아요. 김건모의 노래가사들에 나오는 '애인의 친구와 눈맞은 여자'들, 처녀들의 저녁식사, 싱글즈, 해피엔드 등의 여주인공, 응팔(응칠,응사) 시리즈의 여자애들...은 사라졌어요. (남자들과 더불어서요^^) 버뜨...

    90년대 후반은 한편으로는 한국영화가 질적으로 도약한 시기이기도 하지요. 김기덕, 홍상수의 입봉작이 1996년에 나오고,  박찬욱의 <공동경비구역>, 봉준호의 <플란다스의 개>가 2000년에 나오고, 임순례의 <와이키키>, 정재은의 <고양이를 부탁해>도 2001년이구(이 두 영화는 제가 젤 좋아하기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는 영화예요^^),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가 2003년, <초록물고기>, <박하사탕>은  각각 1997, 1999년에 나와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IMF 이후예요. ㅋㅋㅋ

    음...저는 오히려 이런 질문이 좀 더 유의미해보이기도 해요.  소위 한국영화의 거장들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진화했는가? <마더>는 어떤 영화인가? <아가씨>는? <버닝>의 여주인공은? 전 제가 좋아하는 허문영평론가가 봉준호, 특히 <마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어요. 저하고 생각이 많이 다르더라구요. ..글구 <아가씨>도, 저는 욕 나왔는데, 그래도 칸은 박찬욱을 사랑한다네요. 쩝!

    얼마전 저도 <공작>을 맘먹고 챙겨봤는데, 진짜 놀랐어요. 내가 기대했던 영화가, <용서받지 못한자>의 윤종빈 감독의 영화가 아니었어요. ㅠㅠ.. 왜 재능있는 감독들이 주류판에서 꾸준히 죽들을 쑤시는지... 근데....음...... 이게 진짜 IMF 때문일까요?....

    최근에 제가 재밌게 본 영화 중의 하나는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만든 <비밀은 없다>예요. 영화는 폭망하고, 소위 '평식형'의 별점은 낮았지만, 전 아주 재밌었어요. 

    그리고 보니 <방구석 1열>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 변영주 감독은 요즘 무슨 영화 만드시나? <화차> 같은 거 한번 더 만들어주면 좋겠네. 음..20년 전의 전고운(<소공녀>)이었던 정재은감독(<고양이를 부탁해>)은 요즘 뭐 만드셨나? 찾아보고 싶다. 뭐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넘넘 좋아하는 임순례 감독은 --요즘은 저와 코드가 점점 멀어진 것 같기도 한데-- 이번 캐나다 가면서 뱅기 안에서 본 <리틀 포레스트>는 생각보다는 좋더라구요. 하지만 너무 소품. ㅋ (뱅기 안에서 영화 한 편 더 봤어요. <레이디 버드>. 진짜 재밌어요^^)

    하여, 제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두번째 질문은,  여성감독(임순례, 변영주, 이정향...등등)들은, 또한!! 진화하고 있는가?, 뭐 이런 거예요.

    어쨌든, 재밌는 주제를 놓쳐서 좀 안타깝군요. 

    우리 청실장이 <박화영> 챙겨보라고 했는데... 시간이 있으려나...

    • 2018-09-09 09:53

      아, 손희정 샘이 말한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는데, 저기서 여자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영화들은 상위 20위권 내 관객수를 동원한 영화들만 가지고 얘기한 거에요. 관객수 고려하지 않고 보면 다양한 영화들이 많다고... 언급했어요. 왜 자본이 투여되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다 '남자 중심'일까가 유의미하다고 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