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11일차 [리장에서 루구호로] 위험천만 7시간! 그러나 편안히

광합성
2015-08-13 13:56
1962

길벗 11일차 [리장에서 루구호로] 위험천만 7시간! 그러나 편안히

 기범

리장에 돌아온 우리는 한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다음 일정인 루구호로 가는 버스 표가 813일까지 없다는 것. 이미 루구호에 묵을 숙소에 4일치 숙소비를 보낸 상태였다. 그쪽에선 환불은 하루치를 제하고 가능하다고 했다. 일정 변경은 불가능했다. 어떻게든 다음 날 루구호로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린 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빵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보통 빵차는 기사 포함 8명밖에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길벗은 9. 혹시 두 차로 가능한지 알아봤으나, 너무 비쌌다. 한 차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우리의 상황을 빵차 아저씨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어떤 빵차 아저씨가 아주 쉽게 "커이!"(가능하다)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혹시 큰 차를 가진 것이 아닌가 했지만, 일반적인 빵차였다. 더군다나 리장에서 루구호까지 7시간 정도나 걸린다고 했다. 무려 7시간동안 빽빽하게 차에 탄 채 가야하는 상황. 우린 이를 또 하나의 시련으로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며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우린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우기 중의 비포장도로의 상태가 어떤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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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차로 9명을 태우고 7시간을 달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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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7시간을?

 

<다양한 길, 다양한 것들과의 조우>

 

다음날 아침 빵차 아저씨는 약속보다 일찍 왔다. 알고 보니, 아저씨는 루구호로 가는 다른 일행의 빵차를 알아봤던 것. 그래서 우린 아무런 추가비용도 없이 2명을 그쪽 차로 보낼 수 있었다. 그쪽 차엔 지원과 자혜가 탔다. 모두들 그 차로 타고 싶어 했는데, 이유는 그쪽 차가 우리 빵 차보다 훨씬 좋아보였기 때문. 어쨌거나 드디어 루구호로 가는 대장정이 시작됐다.

 

리장 시내를 벗어나자마다 우리를 맞이한 건 울퉁불퉁 중국의 비포장 길이었다. 우기 중 중국의 도로사정은 그야말로 상상초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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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지뢰를 맞은 듯. 곳곳이 뚫린 구멍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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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웅덩이가 도로에 버젓이 있는 건 기본! 덜컹덜컹, 길을 가는 동안 우린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길 위의 문제는 이뿐만 아니었다. 가는 동안 길 위엔 수많은 낙석들이 우리를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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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E303455CA9798062C07수없이 굴러 떨어진 낙석들! 혹시 가는 앞에 돌이라도 떨어 질까봐 노심초사!

이뿐이 아니었다. 고장난 차량이 우리 앞을 가로 막는 경우도 허다했고, 공사 중인 도로를 지나기도 했다. 더군다나 대부분이 산길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삐끗하면 낭떠러지였다. 7시간 동안 우린 몇 개의 산을 넘어 갔을까. 호도협의 28밴드? 루구호 가는 동안 우린 수 백개의 커브 길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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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계속되는 커브길

 

 

<흔들리지만 먹고 자고!>

이 험난한 길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덜컹덜컹 천장에 부딪힐 만큼의 울퉁불퉁 길에 우린 처음에 당황했지만 이내 곧바로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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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7시간을 버티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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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차에 몸을 맡겨라! 그럼 잠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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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7시간의 여정이 한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계십니다.

 

한편 다른 차에 탔던 지원과 자혜는 같이 탄 중국 사람들과 얘기를 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빵차 아저씨가 너무 거칠게 운전을 해서 한 숨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또 빵차 아저씨가 루구호 입장료를 내지 않는 샛길을 알려줘서 산행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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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은 산행을 한 지원, 자혜

 

<위험한 곳에 중도를 지킨 우리의 빵차아저씨!>

 

그곳에서 우리에게 길을 안전하게 갈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빵차 아저씨 덕분이었다. 악명 높은 중국 운전과는 달랐다. 마치 지뢰가 터진 것처럼 곳곳에 구멍 뚫린 길을 요리조리 피해갔다. 도로에 방지턱이 있으면 최대한 속력을 줄여서 충격을 최소화했다.(물론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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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있고 신뢰가 갔던 빵차아저씨!

급격히 이어지는 커브길에서 조차 추월을 일삼는 중국의 운전수들, 우리의 빵차 아저씨는 커브길에 들어서기 전 클락션(경적)을 울려, 혹시 오는 차에게 자신이 가고 있음을 알렸다. 그렇게 함으로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또 지은누나가 사례가 걸려서 기침을 계속하자, 가던 길을 멈추고 괜찮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친절함에 우린 모두 빵차 아저씨에게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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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는 모습조차 멋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큰 멀미나 고생 없이 루구호까지 갈 수 있었다. 가는 도중에 옆자리에 앉은 나에게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물론 난 중국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중국 사람들의 운전수들은 한시라도 빨리 가기 위해 운전한다. 하지만 난 천천히 간다. 안전을 위해서"

 

중용 10장에 이런 말이 있다.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가르치고, 무도한 자에게 보복하지 않는 것은

남방의 강함이니, 군자가 여기에 처한다. 병기와 갑옷을 깔고 죽어도 염증내지 않는 것은

북방의 강함이니, 강한 자가 여기에 처한다. 고로 군자는 조화롭게 하되 한쪽으로 흐르지 않으니 강하고 꿋꿋하구나! 가운데에 서서 기울어지지 않으니 강하고 꿋꿋하구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우기의 비포장 길과 거친 중국의 운전에도 그는 절대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을 맞이했다. 도로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별다른 위험이나, 불편 없이 올 수 있었던 이유. 그 험난한 길과 거칠게 운전하는 차들 사이에서 계속 우리의 편안을 신경써준 빵차 아저씨 덕분이었다.크1434~1.JPG

빵차 아저씨 팬 1, 2, 빵차 아저씨와 한 컷!

 

7시간의 운행 끝에 도착한 루구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리의 여행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다. 루구호는 또 우리에게 어떤 사건을 가져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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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루구호, 여기서 우린 또 어떤 사건을 겪을까.

댓글 2
  • 2015-08-14 08:50

    하하 드디어 중국어 이야기가 나왔네요.

    사푸 시시리리샘은 지원과 자혜가 중국인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무척 궁금하실듯..^^

  • 2015-08-15 14:46

    루구호 들어가는 길은 몇 갈래가 있는데 리장에서 들어가는 길은 그래도 포장이 잘 되어 있는 편.

    쓰촨 쪽에서 들어가는 길은 사정이 더 안좋거든요.

    기사를 잘 만났네.

    커브마다 빵빵 하는 건 중국 운전자들의 일반적 좋은 습관.

    그래도 차 안에서 담배 안피고 조급증 안내면서 승객을 챙기는 이를 만난 건

    길벗들의 공덕 덕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