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울력] 그것슨...철렵? 원보훈련? 소풍?

히말라야
2015-03-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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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교회 근처라는 말만 듣고 혼자서 쫄래 쫄래 텃밭을 찾아갔지만, 당췌 낯익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자누리 샘과 요요샘에게 전화를 넣어 보지만 아마도 일에 열중하시느라(?)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렇게 1차 접속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가... 자누리샘의 답신을 받고 다시 2차 접속에 성공

저질체력 히말라야는 소나무 숲 뒤에 숨겨진 문탁 텃밭에 그렇게 어렵게, 늦게, 첫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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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들과 아이들은 한 구석에서 돼지감자를 캐느라 정신 없고,

(내게는 낯선) 남정네 몇몇이 넓은 밭을 갈아 엎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우리에게 늘 일용한 양식을 내려 주시는 인디언샘 역시 이 곳에서도 빠르게 손을 놀리고 계셨다.

아참, 고기는 자누리샘이 가져오신 '수원표'다....항간에서는 왕갈비로 유명한 수원의  '한우삼겹살'이라는 소문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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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점심시간은 한참 멀었지만, 텃밭에는 이미 한 상이  거하게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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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아우 먼저, 주거니, 받거니...비워지는 막걸리 병을 바라보며 아쉬운 우록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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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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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이 누구인가 했더니, 나이가 많은 쪽은 초록샘의 남편이고 어린 쪽은 초록 샘의 아들... 왈,

"부부싸움은 막 욕하고 뭐 던지고 그런거잖아요...우리 엄마랑 아빠는 절대로 부부싸움 안하세요.

그냥 아주 큰소리로 이야기만 하세요... 엄마가 먼저 공격을 시작하시다가 목소리가 더 커져서 끝나요."

아빠는 그만  고개를 숙이고 초록샘은 애꿏은 삼겹살에 불을 붙인다......ㅋㅋ

초록샘~ 부부싸움은 아니라잖아요..그래도 좀 더 논리적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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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를 잔뜩 싸들고 뒤늦게 도착하신, 산새님..."벌써 먹는거야?"

덕분에 먹는 시간은 더 늘어나고, 즐거운 담소 시간도 길어졌다.

우리가 지금 텃밭에 일하러 온건가? 먹으러 온건가?

앞으로는 문탁텃밭에 일하러 간다고 하지말고, 소풍간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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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모하세요?" 갑자기 나타난 동은...밭일 복장은 아니다 싶어서 물어보니..

근처 식당에서 밥먹고 집..텃 밭 앞이 바로 동은이네라는...에 가는 길에 멀리서 보니 낯익은 이들이 보여

'설마 그 사람들....??' 하면서 와봤다는...ㅎㅎㅎ

오늘은...지나는 길이니까 그냥 지나가고 담엔 여기서 같이 밥먹는게 더 맛있을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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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 텃밭도 그런 우리들의 즐거운 이야기와 웃음소리를 함께 들으며, 시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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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삽질의 진화를 보았다.....  태초의 스카이 콩콩 타기 자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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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며 조신하게 삽질하기를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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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삽질까지..

지켜본 결과, 이 날 문탁의 텃밭일은 이 세분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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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세 분만 텃밭에 있었다면  또 일은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성껏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손길들과 수많은 헛삽질들과 이야기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세 명이 일하기 위해서는 스무명이 넘는 친구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뿌게 갈아엎고 비료 뿌리고, 돌 고르고 풀뽑기까지 마친 문탁 텃밭의 아우성 소리.

"어여~ 씨 뿌려주시오~~ , 어여~ 씨 뿌려주시오~~ "

아직 삼겹살 내음이 그득할 텃밭에 가 보실 분들~ 이번 주 목욜 점심 먹고 모여주세욥!!

뿌린 대로 거두리라..아으~ 다롱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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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2015-03-30 23:28

    텃밭이라고 갔더니 손바닥만했다.

    많은 사람을 소집하더니...

    나 왜 불렀니????ㅋ ㅋ

    돼지감자! 처음본 느낌은 생강같다는 느낌이었고

    땅 속 깊숙히 있었다. 깊이 내려갈수록 큰 것들이 있더라는...

    그래서 결론은 땅 속에 보물이 있다는 아버지의 유언은 진짜였다는...

    근처 텃밭에는 한두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으나

     문탁텃밭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엄청 빠른 점심시간과 엄청난 고기의 양을 해치웠다는...

    문탁은 먹는 시스템은 완벽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

    그리고 사람이 많아서 그날의 할일도 엄청 빨리 끝났다는....

    그래서 결론은 즐거운 소풍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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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31 01:35

    담에 풀 뽑으러 안 오기만 해봐라~ㅋㅋ

    손바닥만하다고 했으니 금방 하겠지.http://www.moontaknet.com/wp-content/uploads/migrated/emoticons/yellow/yellow_emoticon%20(9).gif" class="emoticon" editor_component="image_link" alt="yellow_emoticon%20(9).gif" />

  • 2015-03-31 16:13

    봄은 텃밭으로부터 시작되는군요!

    청량리가 아장거리는 겸서를 데리고 텃밭에 와서 삽질을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한서가 커서 쫑알거리는 곳이 되었어요.

    아이들로부터 땅으로부터 싱그러운 봄기운을 받고

    수원 한우삼겹살^^과 봄야채들도 실컷 먹었으니

    이제부터 기운이 펄펄 살아나야할텐데.. 

    호미질로 어깨만 아프네요. 하하하

  • 2015-03-31 21:07

    히말랴가 늦게 와서 못본것들이 있구먼요.

    아침일찍와서 많은분들이 쉬지않고 돼지감자와 씨름했어요.

    문탁 베란다에서 씻어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놈들 씻는게 또 장난 아니게 손이 많이 간다네요.

    먹는 시간을 당긴건 애들 때문이예요. 한서가 독감이 걸려서 일찍 가야하길래 먹여 보낼려고 일찍 판을 벌였지요.

    어쨋든 우리 울력은 소풍 맞네요. 

    늘 보던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늘 보던 얼굴들도 다르게 만나지니까요.

    다음에는 더 큰 기운을 만들면 좋겠어요.

    다들 수고하셨고요 즐거웠어요^^

  • 2015-04-02 15:56

    하나밖에 없는 불판때문에 집에까지 불판 가지러 보내고 고기도 더 사오라 했는데

    막상 고기는 수원표에 밀려...ㅋㅋㅋ

    봄날 미안혀, 심부름만 시키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