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란 무엇인가?
여울아만 후기를 올리시면 모두 올리시는 거죠?
여울아는 발제자니까, 프리뷰, 토론, 리뷰를 모두 정리해서 완결판 후기를 올리시면 되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일단 전원 후기가 올라오기 이전이니까... 오늘은 제 리뷰 대신....문심조룡의 <정세>편을 소개해드리는 걸로만^^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최동호샘이 번역한 민음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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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定勢
사람의 정조와 흥취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창작수법 역시 그 변화가 다양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의 사상과 감정에 의해 확정되지 않는 문장의 체제란 있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 체제에 의해 형성된 것을 가리켜 문장의 기세 (勢) 라고 한다. 문장의 그와 같은 기세는 필요에 따라서 ( 利: 우리가 읽는 책에서는 모두 '효율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夫情致異區 文變殊術 莫不因情立體 即體成勢也 勢者 乘利而為制也
이는,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이 똑바로 날아가며 산골자기의 구불구불한 지형으로 이해 급류가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것과 같은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원의 형상은 동그랗기 때문에 그것의 상태와 형세는 자연히 움직이려 하고, 방의 형상은 네모꼴이기 때문에 그것의 상태와 형세는 자연히 안정되게 마련이다. 문장의 체제와 기세 역시 그와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如機發矢直 澗曲湍回 自然之趣也 圓者規體 其勢也自轉 方者矩形 其勢也自安 文章體勢 如斯而已
경서를 모방한 문장은 자연히 전아한 특성을 지니게 되고, <이소>를 모방한 문장은 반드시 화려하고도 탁발한 부류에 속하게 된다. 의미가 쉽게 드러나며 평이한 문장은 대부분 함출적이지 못하고, 표현이 간결하고 분명한 문장은 대체로 풍부함이나 다채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
그림을 그릴 때는 채색에 신경을 써야 하고 글을 쓸 때에는 감정을 표현하여 전달하는 데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색채의 배합은 그리고자 하는 말과 개의 형상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고, 감정의 교직은 작품의 우아함과 비속함으로 하여금 서로 다른 體勢를 갖게 한다.....
창작에 정통한 사람은 각종 체세들을 종합하는 데 능통하다. 실험적인 것과 규범적인 것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지만, 반드시 그 모두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만 창작방법상의 이치에 통달할 수 있다. 강건함과 부드러움은 서로 다르지만, 시의적절하게 함께 사용돼야 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전아함만을 유달리 애호하고 화려한 수식을 혐오한다면, 그는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해야 한다는 미덕의 균형을 잃은 채 한쪽으로 치우치게 될 것이다. 이는, 화살이 더 중요하냐 아니면 활이 더 중요하냐 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던 하나라 사람들의 경우와도 같다...한편, 동일한 작품안에서 전아함과 비속함을 통합하고자 한다면, 작품의 고유한 체세가 파괴될 것이다. 이는, 자신이 팔려는 창과 방채 모두를 극구찬양하여 선전하다가 결국에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팔지 못한 초나라 상인의 경우와같다.....
환담은 이런 말을 했다. <작가란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바가 있어서, 어떤 이들은 눈부신 현란함을 좋아하나 내용의 충실함을 알지 못하고 또 어떤 이들은 번다함을 좋아하여 간결함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조식도 이런 말을 했다. <오늘날 작가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폭넓은 자료를 취급하고 표현을 복잡하게 하여 주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좋아하며, 또 어떤 이들은 말이나 글을 신중히 다듬고 지극히 사소한 부분에 대해서도 분석하는 것을 즐긴다. 서로 습성이 같지 않으니 저마다 공을 들이는 부분도 서로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말들은 체세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음을 설명하는 것들이다.
유정도 이런말을 했다. <문장의 체세에는 분명히 강략이 있다. 만일 하고자 하는 말이 이미 끝났음에도 여전히 文勢에 힘이 남아 있다면, 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작가라 할 수 있으며 또한 쉽사리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유정이 설명한 문제에는 文氣의 의미도 포함된다. 그런데 문장이란 체세에 좌우되며 체세에는 강건한 것고 부드러운 것이 함께 있어서 반드시 호기스럽게 의기양양한 말이 아니라 意氣가 강개한 경우 역시 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육운도 스스로에 대해 이런말을 했다. <예전에 나는 문장은 논할 때 무엇보다 먼저 표현을 주의깊게 보고 그런 다음에서야 감정을 고려했으며, 체세를 중요하게 여겨 아름다운 수식에 대해서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장화의 논문을 보고 난 다음부터는 그의 말을 존중하게 되었다.> 사실 감정이란 원래 표현보다 중요한 것이며, 체세는 실제로 문장의 수식을 필요로 한다. 육운은 처음에는 미혹에 빠졌으나 나중에는 바른 충고를 제대로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
찬한다.
형체가 이루어지자 체세가 구성되니 / 形生勢成
그 시작과 끝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네 / 始末相承
급류가 회돌아 흐름은 컴퍼스가 원을 그림과 같고 / 湍回似規
화살이 곧게 쏘아져 나아감은 먹줄이 튀겨 직선을 그림과 같다네. /矢激如繩
글을 쓸 때 유리한 형세를 이용하여 절도 있게 한다면 / 因利騁節
감정과 수사가 자연스럽게 결합되겠지만, / 情采自凝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고 다른 사람을 어지럽게 흉내내고자 한다면 /枉轡學步
기력을 낭비하여 결국엔 수릉의 아이처럼 실패에 빠지리라. /力止壽陵
30장 정세에 덧붙여진 평설(해설)의 일부도 소개하면...
세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법도, 표준, 수사, 자태, 기세, 모습 등 다양한 해석이 내려졌다. 일단 여기서는 문체의 풍격으로 이해한다. 유협은 각지 다른 문장체재는 서로 다른 풍격을 필요로 하며, 작가는 그 문장체재가 필요로 하는 풍격에 맞게 창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유협이 살았던 당시는 문학의 풍격이 흐려져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문학이 쇠퇴하고 문단이 신기함만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흘러갔었다. 그래서 유협은 <정세.를 제시하여 이를 바로잡고, 한편으로는 형식주의를 배척하고자 했던 것이다....
유협은 <체성>편에서는 풍격의 주관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작가의 개인적인 풍격을, <정세>편에서는 풍격의 객관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문체풍격을 중점적으로 논술하였다. 그럼으로써 문학풍격이론의 계통을 확립하였고 중국 고대문학의 풍격이론을 하나의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후대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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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해서 휙 나눠드려도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복사물을 잘 안 읽으실거라는...모종의 불신?!
그래서 내가 시간을 들여, 힘을 써서 이곳에 올리면...그나마 읽으실거라는 믿음?^^(미신일지도..ㅠㅠㅠ...ㅋㅋㅋ..)
또 하나... 00님의 메모에는 이렇게 써 있더군요.
"氣를 표현 형상화했을 때 나타나는 전체적인 힘을 줄리앙처럼 勢개념으로 일괄되게 설명해도 되는지, 예술적 표현의 보편적 성격인 긴장과 힘을 모두 稅로 몰아서 설명하는 느낌"
질문이 완전 잘못되었습니다.
勢는 줄리앙개념이 아닙니다. 줄리앙은 병법, 정치 뿐만 아니라 중국사유 곳곳에 출몰하는 勢라는 용어를 지금 분석하는 있는 거죠.
질문이 잘못되면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독해가 잘못되고 있다는 겁니다.
독해가 잘 되면 질문이 잘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질문이 바로 답입니다. 질문이 자신의 (삶=글쓰기)의 주제니까요^^
발제 대신 모두 메모를 올리라는 것은 텍스트 독해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새삼스러운 강조입니다. 모두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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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중국인들의 사유를 문체에서 읽어내는 줄리앙이 좀더 이해가 됩니다.
문학작품을 쓰는 것과 삶을 돌보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그것이 문학작품이 아니라도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의 삶 만큼이라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흡!
샘~ 그동안은 간식 담당이 후기 담당이었사옵니다~
갑자기 발제자에게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아무튼 후기답글을 달고나서 이 글을 봤습니다.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좀더 보강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