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목수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나는 왜 하필 많고 많은 일 중 목수 일을 하게 되었나?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 목공소가 문탁 바로 옆에 있었고, 내가 전역할 당시 마침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남들이 알바 하듯,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용돈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야했다. 그럼 왜 5년씩이나 목공일을 했나?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누구나 그렇듯,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 친구들이 내가 목수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지었던 표정은 한마디로 ‘경외심’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환상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혹은 우쭐함을 더 오래 즐기기 위해) 목수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친구들에게 설파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설파했던...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목수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나는 왜 하필 많고 많은 일 중 목수 일을 하게 되었나?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 목공소가 문탁 바로 옆에 있었고, 내가 전역할 당시 마침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남들이 알바 하듯,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용돈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야했다. 그럼 왜 5년씩이나 목공일을 했나?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누구나 그렇듯,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 친구들이 내가 목수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지었던 표정은 한마디로 ‘경외심’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환상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혹은 우쭐함을 더 오래 즐기기 위해) 목수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친구들에게 설파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설파했던...
김지원
2018.04.22 | 조회 1097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3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무지(無知)편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아직도 나는 나를 설명하기 위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렵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이것저것’ 하며 ‘그럭저럭’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를 명확하게 설명해줄 직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 없이 놀고만 있는 것도 아니니 나는 백수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니 나를 설명하려면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나름의 굵직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름보일러의 충격   나는 중학교를 4년 동안 다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1년 동안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내가 다녔던 대안학교는 지리산 산내마을에 위치해 있었다. 아침마다 걷던 등굣길은 아파트에서 산자락으로 변했고, 수업은 골라서 들었기 때문에 수업이...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3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무지(無知)편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아직도 나는 나를 설명하기 위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렵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이것저것’ 하며 ‘그럭저럭’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를 명확하게 설명해줄 직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 없이 놀고만 있는 것도 아니니 나는 백수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니 나를 설명하려면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나름의 굵직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름보일러의 충격   나는 중학교를 4년 동안 다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1년 동안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내가 다녔던 대안학교는 지리산 산내마을에 위치해 있었다. 아침마다 걷던 등굣길은 아파트에서 산자락으로 변했고, 수업은 골라서 들었기 때문에 수업이...
이동은
2018.04.17 | 조회 845
지난 연재 읽기 차명식의 책읽습니다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② 선생이라는 ‘일’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나를 보통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좀 익숙해졌다 싶은 녀석들은 쌤. 딱히 그리 부르라 말한 적은 없지만 어느 사이엔가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아마 녀석들이 느끼기에 이 시간은 책을 읽고 덤으로 이것저것 배워가는 시간 정도일 테고, 그것들을 가르쳐주는 나는 자동적으로 선생님이 된 것이리라. 그러니까 녀석들에게 선생이란 곧 가르쳐주는 사람인 셈이다.     헌데 때때로 드는 의문은 과연 선생에 대한 녀석들의 정의가 합당한가 하는 점이다. 수업 시간을 되돌아보면, 나는 아이들과 시시한 잡담과 인사를 나누고, 책에 대한 느낌과 인상 깊게 읽은 부분 그리고 그 까닭을 나눈다. 책 속의 질문들을 좀 더 확장시켜서 아이들에게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이론이나 획기적인 독서 테크닉 같은 것을 전수해주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② 선생이라는 ‘일’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나를 보통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좀 익숙해졌다 싶은 녀석들은 쌤. 딱히 그리 부르라 말한 적은 없지만 어느 사이엔가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아마 녀석들이 느끼기에 이 시간은 책을 읽고 덤으로 이것저것 배워가는 시간 정도일 테고, 그것들을 가르쳐주는 나는 자동적으로 선생님이 된 것이리라. 그러니까 녀석들에게 선생이란 곧 가르쳐주는 사람인 셈이다.     헌데 때때로 드는 의문은 과연 선생에 대한 녀석들의 정의가 합당한가 하는 점이다. 수업 시간을 되돌아보면, 나는 아이들과 시시한 잡담과 인사를 나누고, 책에 대한 느낌과 인상 깊게 읽은 부분 그리고 그 까닭을 나눈다. 책 속의 질문들을 좀 더 확장시켜서 아이들에게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이론이나 획기적인 독서 테크닉 같은 것을 전수해주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
차명식
2018.04.08 | 조회 907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2 말을 찾아 삼만리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일반중학교에서 대안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날 바라보던 성택이의 표정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이런저런 친구들과 두루 잘 어울렸는데, ‘일찐’이라 불렸던 성택이와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유일하게 3년 간 같은 반을 하며 서로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사이였다. 복도에서 마주친 성택이는 나에게 대안학교에 가냐고 점잖게 물었다. 그러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이야 대안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 당시에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나도 안가는 대안학교를 네가…? 왜…?’ 내가 가는 대안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았던 몇몇 선생님들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기주장이라곤 없어 보이는 평범한 모범생이 왜 대안학교에…?’    중학교의 첫 국어시간이었다. 우리는 삼형제에 관한 전래동화를 배웠다. 교과서에서는 첫째와 둘째 이야기만 소개해놓았으므로...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2 말을 찾아 삼만리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일반중학교에서 대안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날 바라보던 성택이의 표정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이런저런 친구들과 두루 잘 어울렸는데, ‘일찐’이라 불렸던 성택이와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유일하게 3년 간 같은 반을 하며 서로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사이였다. 복도에서 마주친 성택이는 나에게 대안학교에 가냐고 점잖게 물었다. 그러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이야 대안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 당시에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나도 안가는 대안학교를 네가…? 왜…?’ 내가 가는 대안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았던 몇몇 선생님들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기주장이라곤 없어 보이는 평범한 모범생이 왜 대안학교에…?’    중학교의 첫 국어시간이었다. 우리는 삼형제에 관한 전래동화를 배웠다. 교과서에서는 첫째와 둘째 이야기만 소개해놓았으므로...
김고은
2018.04.03 | 조회 828
지난 연재 읽기 남어진의 밀양통신
동화전 사랑방             글 : 남어진 (밀양대책위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동화전 사랑방을 뜯게 되었다. 한때는 ‘철탑 막는 데모’를 함께 했던 땅주인이 땅을 비워주길 요구했다. 수없이 근거지를 세우고 뜯어왔지만 때마다 이 씁쓸한 느낌은 희석되지 않는다. 7평짜리 조립식 농막 하나 뜯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일인데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방은 하늘에 있는 팽창섭 아저씨의 땀이 배어 있고, 농활 온 사람들과 손수현 아저씨의 막걸리잔 부딪치는 소리가 담겨 있고, ‘포기는 없다’라는 뜻이 새겨 있는 공간이다. 귀영엄니의 높은 목소리와 은숙엄니의 빠른 말이 어우러지던 순간이 그립다. 글을 읽는 당신들의 기억에도 동화전 사랑방은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줬던 공간이 사라진다.                2014년 행정대집행 이후, 우리는 송전탑 경과지 7개 마을에 사랑방을 세웠다. 대부분의 이장들이 ‘송전탑 찬성’으로 넘어가, 더 이상 마을회관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송전탑을 여전히 반대하는 주민들과 연대자들에게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각 마을 사랑방들은 ‘반대 주민의 마을회관’으로 잘 쓰여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변했다. 철탑이 완공된 지 4년, 포기하는 주민은 더 늘었다....
동화전 사랑방             글 : 남어진 (밀양대책위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동화전 사랑방을 뜯게 되었다. 한때는 ‘철탑 막는 데모’를 함께 했던 땅주인이 땅을 비워주길 요구했다. 수없이 근거지를 세우고 뜯어왔지만 때마다 이 씁쓸한 느낌은 희석되지 않는다. 7평짜리 조립식 농막 하나 뜯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일인데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방은 하늘에 있는 팽창섭 아저씨의 땀이 배어 있고, 농활 온 사람들과 손수현 아저씨의 막걸리잔 부딪치는 소리가 담겨 있고, ‘포기는 없다’라는 뜻이 새겨 있는 공간이다. 귀영엄니의 높은 목소리와 은숙엄니의 빠른 말이 어우러지던 순간이 그립다. 글을 읽는 당신들의 기억에도 동화전 사랑방은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줬던 공간이 사라진다.                2014년 행정대집행 이후, 우리는 송전탑 경과지 7개 마을에 사랑방을 세웠다. 대부분의 이장들이 ‘송전탑 찬성’으로 넘어가, 더 이상 마을회관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송전탑을 여전히 반대하는 주민들과 연대자들에게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각 마을 사랑방들은 ‘반대 주민의 마을회관’으로 잘 쓰여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변했다. 철탑이 완공된 지 4년, 포기하는 주민은 더 늘었다....
밀양통신
2018.03.26 | 조회 1135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