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버섯
요요
2023-11-20 21:36
437
9월말에 뒷산 산책을 갔다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고 조심스레 내려온 적이 있다. 좀 놀랐다.
그 뒤로 혼자서 인적이 드문 산길을 산책하는 게 불안하여 산책코스를 사람이 많고 평탄한 탄천길로 바꾸었다.
덕분에 탄천의 가을을 실컷 누리긴 했지만 뒷산 산책길에 버섯 찾는 즐거움이 사라진 게 섭하고 아쉬웠다.
마음 속으로 다시 버섯을 볼 내년 여름을 기약하고 있었는데... 앗!!
며칠 전 비가 온 다음날, 동네 카페 앞에 놓인 썩은 나무에 '노란주걱혀버섯'이 올라온 것을 보았다.
사실 그날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아직 날이 따뜻하던 9월부터 오며가며 그 버섯을 쭉 지켜보았다.
없어진 듯하다가도 비가 오면 통통하게 살아나고, 날이 개면 꾸덕꾸덕 마르기를 반복한다는 것도 알았다.
생긴 게 주걱같기도 하고, 혀같기도 한 귀엽고 앙증맞은 노오란 버섯을 볼 때마다 좋아서 배실배실 웃음이 났다.
날이 추워지면서 이제 다시 볼 일이 없겠구나 기대를 접었는데.. 그 날 비온 뒤 노랗게 빛나는 그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
올해 마지막 보는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 순간이 더 귀하고 소중했다.
여름에 통통하던 모습(아쉽게도 초점이 잘 안맞았네요.ㅠ)
며칠 전 겨울에 올라온 모습. 여름보다는 어째 힘이 좀 없어 보이긴 합니다.
비오면 이렇게 통통했다가..
건조해지면 이렇게 시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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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이름 참... 딱 봐도 노란주걱혀버섯입니다!
전 며칠 전에 지난 가을 남편이 산에서 해온 야생 싸리버섯을 먹고 탈 나서 이틀동안 설사를 엄청했어요.
(워크숍 못 간 이유 중 가장 큰 이유 ㅎㅎ)
장 청소엔 아주 그만이더라고요~~~
찾아보니 노란주걱혀버섯도 식용이네요. ^^
헉! 산에서 캔 버섯은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비슷해도 같은 버섯이 아닌 경우도 많다고...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어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지금은 괜찮으신거죠?
목이버섯과 군요. 그러고 보니 노란 목이버섯같다는...
요요샘은 눈이 밝으신걸까요? 저런 것을 발견하시는 것도, 척~척~이름을 말 하시는것도 부럽습니다.
샘도 따숩게 입고 다니세요. 오늘 밤, 요요샘의 댓글을 읽고는 저도 평소엔 잘 하지 않는 목도리 두르고 산책 다녀왔습니다. 말 잘 듣죠?ㅎㅎㅎ
(아...저는 주로 밤에 걸어요.)
척~척~ 말하는 거 아니에요.ㅎㅎㅎ
이름을 찾아봐도 자꾸 잊어버려서 다시 찾아보고 또 다시 찾아보는 웃픈 반복 과정에서 겨우 살아남은 기억이라고나 할까요?
답글을 쓰다보니 뭔가 애잔한 느낌이 드는군요.ㅋㅋ
어릴적에는 습습한 틈사이 오돌도돌 돗아난 저 버섯을 보노라면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름을 알고나니,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버섯으로 선정되고 나니 뭐랄까ᆢ귀엽고 좀 애틋합니다^^
엥?
책이 잘 안보이니다고, 공부방 요요님 자리 LED등을 상향조장 할려고 하는디.........
요렇게 작은 버섯을 어캐 발견한다요......
음.....
책을 버섯 보듯이 하시는게...ㅎㅎ
꼭 프리지아 잎 같기도 하네요. 계속 관찰하고 사진찍고 애정이 많으십니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