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떼 낭독회 잘 마쳤씁니다~
여울아
2016-04-07 00:02
713
오늘 드디어 <아우를 위하여> 연극대본과 굿바이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설레임과 의무감...
우리는 이 대본 때문에 통쾌하게 웃으며 흥겹기도 했고,
지겨워져서 서로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주 같은 시간에 만나 어김없이 읽고 읽고 또 읽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고 좌절하고 서로에게 욕하며
오늘 낭독회를 준비했습니다.
오프닝은 태현이를 시작으로 각자 역할을 소개했는데요.
과연 연기도 지문도 없이 상황 전달이 잘 될까 싶었는데,
객석에서 시시때때로 응원을 겸한 호응을 해주신 덕분에
얼추~ 전학온 일진을 향해 아이들이 용기냈구나~ 정도는
어른 아이 모두에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개떡 같아도 찰떡 같이 이해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처음 대본을 받아들고 "저는 안 할래요." 했던 용석이가 오늘은 막판에 연극톤 대사를 칠 때,
하루 한 번 읽고, 볼펜 물고 발음연습하라는 특명을 받고 바로 다음 주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전학온 일진역 기만이가 자신감 넘칠 때,
젤로 소리가 작고, 어색했던 모범생 석환역을 맡은 상현이가 좌중을 압도할 때,
잘 해오다 몇 주전부터 의기소침해져 있는 우석이, 영빈이의 자신감 없는 목소리를 들을 때,
아이들의 더딘 대본 이해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버린 세준이의 발성을 들을 때,
그래도 끝까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던 태현이의 여유있는 모습을 볼 때,
그냥 웃음이 나왔습니다. 잘 하든 못 하든 다 내자식 같습니다 ㅎㅎ
무심코 사진을 넣었는데, 416 플랑과 어우러진 아이들의 모습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객석에서 환한 웃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해주시니,
아이들은 쑥스러워서 몸둘바를 모릅니다. 애들도 알거든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1부 낭독회를 마치고, 2부에는 파지스쿨 방에서 다과회를 가졌습니다.
선물 보따리를 한 아름 이고지고 오신 원장수녀님과 노엘 수녀님 덕분에 분위기가 더 화기애애했습니다.
아이들 독서지도를 자원봉사 오셨던 교수님이 수업 3회만에 더이상 못하겠다고 박차고 나가셨다며,
원장 수녀님은 여기까지 아이들과 뭔가를 읽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악어떼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항상 그 처음과 끝을 챙겨주시는 문탁의 백명의 엄마들~
오늘은 작은물방울, 히말라야, 씀바귀, 향기, 건달바, 진달래, 게으르니, 인디언, 문탁, 노라쌤~ 특히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제 다시 시작할 기운을 얻었습니다.
이후 악어떼는 남아서 오늘 공연이후 스케줄을 정리했어요.
4월 13일 다음 주 수요일은 수녀원 전체 소풍 때문에 악어떼는 한 주 쉽니다.
그 이후 연극워크숍 <몸으로 쓴다는 것은>을 시작합니다.
애들이 몸쓴다니까 안오겠다고 난리입니다!!
연극에 관심 있는 분들, 그냥 호기심 생기신 분들,
그리고 악어떼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하시는 분들은 제발 신청해주세요~
연극시즌 2에서는 그동안 대본리딩을 통해 읽기에 자신감이 붙은 아이들과
지난 2월 선정했던 문학작품 리스트 중 한 권을 골라 읽고 쓰기에 도전합니다.
10여 가지 중 당시 도서관에서 대여가 가능했던 책들을 제가 미리 훓어봤는데요.
어쨌든 밸런타인, 데미안, 호밀밭의파수꾼, 구덩이들 4권 정도로 후보군을 추렸어요.
이 중 게으르니님이 추쳔했던 구덩이들, holes가 청소년들이 집단생활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정이입하기 훨씬 수월해서 자기 얘기를 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얘기해보니 마침 아이들 서넛이 그 영화를 봤다고 합니다. 내친 김에 영어원서로 볼까요?
이 책은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뉴베리 수상작으로, 생활 영어이지만 내용이 깊이 있고
영어읽기에도 좋다는 평을 받는다고 합니다. ㅎㅎ 암튼 뿔옹샘과 아이들 모여 서점, 도서관 등지에서
만나 여러 책들을 같이 검토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논의 후 악어떼는 문탁앞 치킨마루에서 치킨 세마리를 뜯고 해산했습니다.
오늘 아이들 꿈속은 아마도 이런 프레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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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아샘이 말씀하신대로,
문탁 100명의 엄마들의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려요!
즐겁고 흐뭇한 맘과 눈으로 낭독회에 참석해주시고,
한분 한분 아끼는 말씀을 해주셔서 맘 속 한켠에서 울컥함이 마구마구 솟아났습니다. ^^;;;
또 한번 제가 배우는 자리가 된 것 같네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100명의 엄마에 못 끼어서 엄청 섭섭해요.
악어떼와 함께 커가는 우리 여울아와 뿔옹이 기특하네요^^
난 니들 엄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전전긍긍하던 여울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특급 조련사, 맞더이다 !! ㅋㅋㅋ
재밌었어요~~
저도 흐뭇한 순간들을 놓쳐 아쉽네요
다음 시즌 더욱 기대됩니다..
담엔 저도 꼭 하ㅁ께할께요~~~~
올려주신 글과 사진으로도 발표회의 따스한 분위기와
뒤풀이의 정겨운 느낌이 전해집니다.
제 마음도 덩달아 푸근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