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온더로드 -여행보고회

꿈틀이
2016-09-0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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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에  5박6일의 일정으로 루쉰의 행적을 따라

여행을 다녀오신 문탁샘의 여행보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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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루쉰 세미나 팀은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을 나누어 가져와 전시해 놓았다.

물론 전시되어 있는 책을 다 읽진 않았지만 3분의 2정도는 읽은 것 같다.

저 하얀색 루쉰전집은  이제 우리집에서도 의미가 있는 책이 되었다.

.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일곱번에 걸쳐 중국 여행을 했다는데 이에 ,

이천년 후의 연암은 사마천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사마천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족적을 따라 여행을 하는 건 그 누군가의 마음을 따라 읽어 본다는 것 아닐까?

문탁샘도 루쉰의 마음을 읽기 위해 떠나신 것일테다.

우선 루쉰은 1926년( 베이징에서 샤먼으로), 1926,8월 (샤면에서 광저우로), 1927년10월(광저우에서 상하이로)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문탁샘의 여정도 이 경로와 똑같이 하셨다고 한다.

사실 루쉰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닌 이유는 본인의 계획과 상관없이 주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였다.

1926년은   신축조약에 대항하여 시위를  벌인 학생들이 군벌정권에 의해  희생당하자 "류허전군을 기념하며"라는 저항의

 글을 쓰면서 지명수배가 되어서이다. (문탁샘은 이 사건이 루쉰의 심연을 건드렸다고 표현하셨다.)

광저우에서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북벌이 장제스의 공산당토벌이라는 피비린내로 뒤덥히면서 위협을 느껴 상하이로

떠난다. 중간에 샤면에서 광저우로의 이동은 사랑하는 사람인 쉬광핑과의 결합문제와 샤먼대학 교원들과의 마찰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왜 루쉰의 행적을 뒤밟아가면서 그를 쫒는 이유가 뭘까?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옮겨다닌 것과 루쉰의 글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라는 질문도..

루쉰은 베이징여사대 사건, 3.18 사건 등 ,의도치 않게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면서 우리가 부르고 있는

'루쉰'으로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쉰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루쉰으로 되어가고 있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그래서 문탁샘의 첫번째 질문인 "루쉰은 어떻게 루쉰이 되었는가" 라는 물음은

루쉰의 행적을 밟아가며 찾아볼 수 밖에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라는 두번째 질문은 국공합작의 북벌 성공이  장제스 국민당의

공산당 토벌로 탈바꿈한 것, 장제스의 엄청난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장정으로 살아남았으며

지금의 중국을 만든 마오쩌뚱의 공산당이 어떻게  타락하는 정권으로

몰락하였는가? 라는 두개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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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전 루쉰은 물론 아큐정전도 몰랐었던 내가 문탁샘의 여행보고서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중국의 지명이 낮설지 않게 느껴지니.. 1년동안 공부한 보람이 있다고 해야할지..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한 내가 좀 한심하다 해야할지..

 

문탁샘은 이번 여행으로

"루쉰은 어떻게 루쉰이 되었는가" 와 "혁명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좀 찾아오셨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여행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행로를 뒤쫒는 이런류의

답사를 통해  과거에  살았었던 '그'와  어떤 교감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여행중의 사진을 보며 문탁샘도 누군가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았다.

사랑만 내리 사랑이 아니군.. 압박도 내리 압박? 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쓸거야 안쓸거야" 가  " 너 똑바로 쓸거야 똑바로 안쓸거야" 로 보이려고 한다. ㅎㅎ

댓글 4
  • 2016-09-09 23:32

    전 오늘 강의가 문탁에서 들은 강의 중  젤 많이 알아들었다는...

    넘 재밌었어요.

    북경에  가서 목판화 직접 눈으로 보고 오고 싶다는   소망이 ...

    문탁샘   감사해요

  • 2016-09-10 00:06

    압박도 내리 압박? ㅋㅋ 꿈틀이샘 후기 잼있었어요~

    저도 노라샘 만큼 오늘 여행 보고회가 재밌었어요.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들린다는..

    이제야 루쉰의 행적과 인명, 지명이 익숙해 졌네요.

    (지난번 에세이는 대체 뭘 쓴걸까요? 쩝)

    무지하게 더웠을것 같은 문탁샘의 여행..

    10년전 가보았던 상하이 동방명주에서 사람떼를 보고

    멀미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날은 덥고, 사람은 어딜가도 많고..

    루쉰 사생팬이 아니었다면 힘든 여행길이었을 듯 합니다.

    그래도 언젠간 제가  그 길위에 있길 바라며..

  • 2016-09-10 11:00

    전 문탁샘의 루쉰온더로드를 보며

    얼릉 그리스 다녀와서 그리스여행보고회 열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문탁샘이 부러우니 따라해볼랍니다~~

  • 2016-09-10 11:30

    문탁샘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오고, 틀린부분 지적질도 하고 ㅎㅎㅎ

    저도 루쉰의 길을 따라 가보고 싶네요.

    후기도 진지하게 열심인 꿈틀이샘 고마워요.

    엄청난 책과 자료를 가져오신 노라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