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유의 삶, <낭송 장자>

관리자
2015-08-0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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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낭송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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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 삶의 불가피한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장자와 공자는 마주친다. 그러나 장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다”(『논어』)고 생각한 공자의 자리에서, 어쩌면 공자가 멈춘 그 자리에서 공자를 더 밀고 나갔다. 세상이 무도無道한 게 정말 인의仁義가 없어서인가? 오히려 인의 때문에 세상이 더 무도해지는 것은 아닐까? 빈천은 견뎌도 오욕은 견디지 못하는 군자, 목숨은 초개처럼 버려도 명분은 버리지 못하는 군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그런 의욕 자체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닐까? 장자가 자신의 사유를 출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또 한 명, 장자의 벗 혜시惠施! 고대 중국 최초의 논리적 사변가인 혜시의 담론을 장자는 한편으로는 존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지없이 비틀어 버린다. 장자가 보기에 만물이 하나라는 것은 그렇게 “머리를 수고롭게 하면서 따지는” 관념의 문제가아니라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하면서[安命] 그 운명을 껴안고 한바탕 노는 능력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의 어떤 삶이라도 다시 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절대 자유의 삶이다.1.jpg

출판사제공 책 소개

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 남주작편의 네번째 책. 오랫동안 우리에게 비루한 일상을 초월하는 피세(避世)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온 <장자>. 하지만 <낭송 장자>는 오히려 <장자>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구질구질한 현실세계를 피할 방법은 없다는 데서 출발하는 장자의 사유이며, 장자가 이 세속 속에서 세속을 넘어서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 아래 <낭송 장자>는 지금 여기에서의 신산한 삶에서 시작해서, 이런 세속 속에서 자신의 삶을 가꾸며 살아가는 달인의 모습을 보여 준 후, 이와 대비하여 우리가 미혹에 빠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다시 시비분별과 사생존망까지를 넘어서는 절대 자유의 삶을 보여 주는 방식으로 <장자>를 맥락화하였고, 이를 위해 '내편'을 중심으로 '외편'과 '잡편'을 재배치하였으며, 또한 수많은 집주와 해설이 아니어도 장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낭송 장자> 저자 - 문탁(이희경)  인터뷰

1.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장자>를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자』는 동서고금을 통해 널리 사랑받은 텍스트입니다. 아마도 『장자』에 나오는 호방하고 호쾌한 이야기들에 사람들이 깊이 매료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쪽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어느 날 새로 변신하여 하늘 높이 비상한 후, 유유히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는 이야기는 ‘삼시세끼’ 먹는 일의 고단함에 묶여 사는 우리들을 늘 매혹시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재상자리도 마다하며 차라리 시궁창에서 살더라도 자유롭게 살겠다고 하고, 왕에게 받은 수레를 뽐내는 사람에게 얼마나 아부를 했느냐고 일갈하는 장자의 거침없는 호쾌함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미생’(未生)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사실 아주 오랫동안 『장자』는 ‘초월’ 혹은 ‘피세’(避世)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장자』를 읽어 보면 우리는 그 이미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장자』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세상이 아무리 한심하고 구질구질하고 역겹고 난감하더라도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장자가 자신의 사유를 출발시키는 곳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리고 장자는 그 세속 속에서 세속을 넘는 길을 만들어 나갑니다.
우리는 때론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또 자주 ‘때려치워야지’ 혹은 ‘떠나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 ‘어디에 간들 크게 다를까?’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사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사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지요.
세속은 늘 우리를 배반하고 (이게 세속의 본질입니다.) 우리의 삶은 불가피하고 부득이한 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에 빠지지도 않고, 허무주의에 빠지지도 않고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자유로운 삶’이 아닐까요? 전 『장자』가 그 길을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장자>는 장자의 『장자』와 어떻게 다른가요? 


현재 전해지는 『장자』는 장자보다 약 600년 뒤의 인물인 진대(晋代)의 곽상(郭象)이 편집한 33편으로 구성된 텍스트입니다. 또한 이 33편은 내편, 외편, 잡편의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편이 7편, 외편이 15편, 잡편이 11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내편 7편은 장자 본인의 저작이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 후학들의 저작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낭송 장자』는 『장자』 33편 중 내편을 중심으로 엮되, 곽상의 편집순서를 따르지 않고,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순서를 바꾸고, 각 내편과 연관이 있는 외, 잡편의 일부 글도 그 내편에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재편집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낭송 장자』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한글만으로도 잘 읽히는 『장자』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 친구들과 『장자』를 읽을 때 아주 고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원문을 ‘한땀 한땀’ 정성들여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얼마 못가 암흑 속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글자를 해독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고, 번역문을 읽어 봐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한문 뿐 아니라 한글도 외래어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장자』에 다가서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낭송 장자』는 한글이 외래어처럼 느끼지 않고도, 수많은 집주와 해설로 빡빡한 『장자』가 아니어도 『장자』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데 가장 큰 역점을 두었습니다. 저희 또래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또 저희 어머니 세대도 모두 『장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말입니다.

3. 앞으로 <낭송 장자>를 낭송하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자』의 가장 큰 특징은 『장자』가 이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장자는 자신의 말이 다시 시비분별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서기 위해 ‘이야기’라는 언어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잘 알고 계시다시피 이야기란 머리로 따지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면서 변주되는 언어형식입니다. 이 점에서 이야기로 구성된 『장자』야말로 원초적으로 낭송에 아주 적합한 텍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낭송 장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서 읽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래야만 단순하고 평범함 이야기들의 반복 속에서 은밀히 드러나는 장자의 깊은 지혜와 위대한 통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후에 자기에게 특히 꽂히는 이야기들을 몇 편 골라 암송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외운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아이에게, 동료에게 옛날이야기 해주듯 전달해 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장자의 이야기들, 내가 암송할 수 있는 장자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늘려가 보는 겁니다. 좋아하는 노래가 하나 둘 늘어나듯, 좋아하는 노래를 결국은 몽땅 외울 수 있게 되듯이 말입니다.
『장자』를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장자』처럼 사는 게 중요하다면, 『장자』를 노래하듯 낭송하고 암송하는 것보다 더 적절한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낭송 장자 씨앗문장 : '빈 배'를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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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회원이자 주권없는학교 마을교사 이수민(진달래) 샘이 공동필자로 참여하신 <독학자의 서재>^^ 한국일보 기사 바로가기: http://www.hankookilbo.com/v/3e2ff369a8c44aef8216568fab4ecf3b 끝없는 공부 즐기는 일반인 20명의 평생 독서 노하우 '독학자의 서재' 공부는 평생 해도 끝이 없다고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대다수 성인은 공부와 담 쌓은 삶은 살아간다. 이런 분위기에서 동서양 철학 고전이나 자연과학 서적을 읽으며 독학하는 평범한 사람들 20명의 이야기가 ‘독학자의 서재’에 담겼다. 이런 골치 아픈 공부가 대체 무슨 소용일까?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부가 이들의 삶을 밑바닥부터 뒤바꿔놓은 점은 공통적이다. ‘공부하는 엄마’를 자처하는 김혜은 강은미씨는 ‘나와 가족’에만 매여 있던 생각의 범위를 넓혀주기에 공부를 한다. 은퇴 후에도 공부를 이어가는 권용철씨는 생각의 노화를 막고 젊게 사는 방법으로 책 읽기를 택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과학책 칼럼니스트로 변신한 이동환씨처럼 새로운 진로를 얻은 경우도 있다. 독학자 20명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려운 공부를 이어가는 노하우도 전한다. 공부하는 모임을 조직해 동료를 만들 것, 자신의 호기심을 공부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 쉬운 것 시작해 서서히 공부 범위를 넓힐 것, 읽고 난 책을 정리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 등이다.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이들,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문탁회원이자 주권없는학교 마을교사 이수민(진달래) 샘이 공동필자로 참여하신 <독학자의 서재>^^ 한국일보 기사 바로가기: http://www.hankookilbo.com/v/3e2ff369a8c44aef8216568fab4ecf3b 끝없는 공부 즐기는 일반인 20명의 평생 독서 노하우 '독학자의 서재' 공부는 평생 해도 끝이 없다고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대다수 성인은 공부와 담 쌓은 삶은 살아간다. 이런 분위기에서 동서양 철학 고전이나 자연과학 서적을 읽으며 독학하는 평범한 사람들 20명의 이야기가 ‘독학자의 서재’에 담겼다. 이런 골치 아픈 공부가 대체 무슨 소용일까?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부가 이들의 삶을 밑바닥부터 뒤바꿔놓은 점은 공통적이다. ‘공부하는 엄마’를 자처하는 김혜은 강은미씨는 ‘나와 가족’에만 매여 있던 생각의 범위를 넓혀주기에 공부를 한다. 은퇴 후에도 공부를 이어가는 권용철씨는 생각의 노화를 막고 젊게 사는 방법으로 책 읽기를 택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과학책 칼럼니스트로 변신한 이동환씨처럼 새로운 진로를 얻은 경우도 있다. 독학자 20명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려운 공부를 이어가는 노하우도 전한다. 공부하는 모임을 조직해 동료를 만들 것, 자신의 호기심을 공부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 쉬운 것 시작해 서서히 공부 범위를 넓힐 것, 읽고 난 책을 정리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 등이다.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이들,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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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 조회 1109
http://bookdramang.com/1032북현무 『낭송 사기열전』 읽어도 읽어도 깊은 그 맛! 예전에 미자하라는 사람이 위나라 왕에게 총애를 받았다. 당시 위나라 국법에 왕의 수레를 함부로 쓰는 자는 월형으로 다스렸다. 어느 날 밤 모친이 병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미자하는 왕의 명이라 속이고 군주의 수레를 타고 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효성이 지극하구나! 어미를 위하여 다리가 잘리는 형벌도 마다하지 않다니!’라고 했다. 어느 날은 왕과 미자하가 과수원에 갔는데 복숭아 맛을 보니 너무 달아 베어 먹은 것을 왕에게 바쳤다. ‘제 입의 맛남을 뿌리치고 나를 생각해 주다니, 나를 위하는 마음이 정녕 대단하구나!’라며 탄복했다. ― 사마천 지음, 나은영 풀어읽음, 『낭송 사기열전』, 49쪽 아~ 너 참 마음에 든다 ♡ 여기까지만 보면 미담도 이런 미담이 없습니다. 효성과 충심이 지극한 신하와 그러한 신하의 훌륭함을 알아봐주는 왕의 이야기죠. 그런데 이 글의 출처가 ‘한비자 열전’이라면 어떨까요? 낭송Q 서백호 편에 있었던 ‘한비자’가 『사기열전』 속의 인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물론 맹자도, 공자의 제자들도 모두 돌아왔습니다. 『사기열전』 속의 인물로 말입니다. 『사기열전』은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한나라 시대의 역사가 사마천의 ‘기전체’ 역사서인 『사기』의 ‘열전편’입니다. 춘추전국시대의 이른바 ‘일반인’(신하, 장군, 평민, 도둑 등등)의 일대기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생활사에 대한 정보나 난세의 유세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가득이죠. 『사기』의 여러 편들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덕분에 가장 유명합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한비자의 사상을 담은 『한비자』보다 한비자의 일대기와 사상을 요약해 놓은 『사기열전』의 한비자가 더 재미있습니다. 짧기도 하고요. 신상필벌과...
http://bookdramang.com/1032북현무 『낭송 사기열전』 읽어도 읽어도 깊은 그 맛! 예전에 미자하라는 사람이 위나라 왕에게 총애를 받았다. 당시 위나라 국법에 왕의 수레를 함부로 쓰는 자는 월형으로 다스렸다. 어느 날 밤 모친이 병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미자하는 왕의 명이라 속이고 군주의 수레를 타고 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효성이 지극하구나! 어미를 위하여 다리가 잘리는 형벌도 마다하지 않다니!’라고 했다. 어느 날은 왕과 미자하가 과수원에 갔는데 복숭아 맛을 보니 너무 달아 베어 먹은 것을 왕에게 바쳤다. ‘제 입의 맛남을 뿌리치고 나를 생각해 주다니, 나를 위하는 마음이 정녕 대단하구나!’라며 탄복했다. ― 사마천 지음, 나은영 풀어읽음, 『낭송 사기열전』, 49쪽 아~ 너 참 마음에 든다 ♡ 여기까지만 보면 미담도 이런 미담이 없습니다. 효성과 충심이 지극한 신하와 그러한 신하의 훌륭함을 알아봐주는 왕의 이야기죠. 그런데 이 글의 출처가 ‘한비자 열전’이라면 어떨까요? 낭송Q 서백호 편에 있었던 ‘한비자’가 『사기열전』 속의 인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물론 맹자도, 공자의 제자들도 모두 돌아왔습니다. 『사기열전』 속의 인물로 말입니다. 『사기열전』은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한나라 시대의 역사가 사마천의 ‘기전체’ 역사서인 『사기』의 ‘열전편’입니다. 춘추전국시대의 이른바 ‘일반인’(신하, 장군, 평민, 도둑 등등)의 일대기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생활사에 대한 정보나 난세의 유세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가득이죠. 『사기』의 여러 편들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덕분에 가장 유명합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한비자의 사상을 담은 『한비자』보다 한비자의 일대기와 사상을 요약해 놓은 『사기열전』의 한비자가 더 재미있습니다. 짧기도 하고요. 신상필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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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 조회 733
<낭송 대승기신론> 저자 - 요요(김혜영) 인터뷰1. 여러 고전 중 특별히 <대승기신론>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동아시아에서 불교는 전통적으로 대승불교였습니다. 대승불교는 스스로를 중생을 구원하는 큰 수레라고 자임하였고, 남방불교를 작은 수레, 소승불교라고 폄하하였지요. 그렇다면 대승불교의 대승적 특징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공사상과 유식사상 등으로 설명하지만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대승기신론』은 말 그대로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논서입니다. 이 글의 핵심이 바로 대승이 무엇인가라는 데 있다는 것에 저는 주목한거죠. 이 글은 한 마디로 ‘대승은 중생의 마음이다!’ 라고 선언합니다. 논서를 읽기 시작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꽉 막힙니다. 밑도 끝도 없이 중생의 마음은 하나의 마음이고 그것이 대승이라니?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요동치며 수천수만으로 흩어지는 이 마음이 과연 하나의 마음인가? 부처의 마음이 아니라 중생의 마음이 대승이라니? 사실 황당합니다. 그래서 그 질문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대승기신론』에는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이 제가 『대승기신론』을 고른 첫번째 이유입니다.두번째 이유는 불교 논서의 맛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불교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경전 중심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요즘은 『니까야』나 『아함경』과 같은 초기경전을 많이 읽습니다. 번다하지 않고 명쾌하고 간략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습니다. 경전은 우리에게 붓다라는 위대한 스승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논서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논서는 붓다의 말씀을 주석하는 글이니까요. 불교는 다른 의견들을 그 안에 계속 품어왔고, 그 차이들이 불교를 만들어 왔지요. 『대승기신론』은 대승을 둘러싼 여러 견해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견해인 논서를...
<낭송 대승기신론> 저자 - 요요(김혜영) 인터뷰1. 여러 고전 중 특별히 <대승기신론>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동아시아에서 불교는 전통적으로 대승불교였습니다. 대승불교는 스스로를 중생을 구원하는 큰 수레라고 자임하였고, 남방불교를 작은 수레, 소승불교라고 폄하하였지요. 그렇다면 대승불교의 대승적 특징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공사상과 유식사상 등으로 설명하지만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대승기신론』은 말 그대로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논서입니다. 이 글의 핵심이 바로 대승이 무엇인가라는 데 있다는 것에 저는 주목한거죠. 이 글은 한 마디로 ‘대승은 중생의 마음이다!’ 라고 선언합니다. 논서를 읽기 시작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꽉 막힙니다. 밑도 끝도 없이 중생의 마음은 하나의 마음이고 그것이 대승이라니?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요동치며 수천수만으로 흩어지는 이 마음이 과연 하나의 마음인가? 부처의 마음이 아니라 중생의 마음이 대승이라니? 사실 황당합니다. 그래서 그 질문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대승기신론』에는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이 제가 『대승기신론』을 고른 첫번째 이유입니다.두번째 이유는 불교 논서의 맛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불교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경전 중심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요즘은 『니까야』나 『아함경』과 같은 초기경전을 많이 읽습니다. 번다하지 않고 명쾌하고 간략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습니다. 경전은 우리에게 붓다라는 위대한 스승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논서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논서는 붓다의 말씀을 주석하는 글이니까요. 불교는 다른 의견들을 그 안에 계속 품어왔고, 그 차이들이 불교를 만들어 왔지요. 『대승기신론』은 대승을 둘러싼 여러 견해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견해인 논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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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 조회 715
저자가 말하는 <낭송 장자> 세속적 삶의 불가피한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장자와 공자는 마주친다. 그러나 장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다”(『논어』)고 생각한 공자의 자리에서, 어쩌면 공자가 멈춘 그 자리에서 공자를 더 밀고 나갔다. 세상이 무도無道한 게 정말 인의仁義가 없어서인가? 오히려 인의 때문에 세상이 더 무도해지는 것은 아닐까? 빈천은 견뎌도 오욕은 견디지 못하는 군자, 목숨은 초개처럼 버려도 명분은 버리지 못하는 군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그런 의욕 자체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닐까? 장자가 자신의 사유를 출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또 한 명, 장자의 벗 혜시惠施! 고대 중국 최초의 논리적 사변가인 혜시의 담론을 장자는 한편으로는 존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지없이 비틀어 버린다. 장자가 보기에 만물이 하나라는 것은 그렇게 “머리를 수고롭게 하면서 따지는” 관념의 문제가아니라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하면서[安命] 그 운명을 껴안고 한바탕 노는 능력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의 어떤 삶이라도 다시 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절대 자유의 삶이다. 출판사제공 책 소개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 남주작편의 네번째 책. 오랫동안 우리에게 비루한 일상을 초월하는 피세(避世)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온 <장자>. 하지만 <낭송 장자>는 오히려 <장자>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구질구질한 현실세계를 피할 방법은 없다는 데서 출발하는 장자의 사유이며, 장자가 이 세속 속에서 세속을 넘어서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 아래 <낭송 장자>는...
저자가 말하는 <낭송 장자> 세속적 삶의 불가피한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장자와 공자는 마주친다. 그러나 장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다”(『논어』)고 생각한 공자의 자리에서, 어쩌면 공자가 멈춘 그 자리에서 공자를 더 밀고 나갔다. 세상이 무도無道한 게 정말 인의仁義가 없어서인가? 오히려 인의 때문에 세상이 더 무도해지는 것은 아닐까? 빈천은 견뎌도 오욕은 견디지 못하는 군자, 목숨은 초개처럼 버려도 명분은 버리지 못하는 군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그런 의욕 자체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닐까? 장자가 자신의 사유를 출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또 한 명, 장자의 벗 혜시惠施! 고대 중국 최초의 논리적 사변가인 혜시의 담론을 장자는 한편으로는 존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지없이 비틀어 버린다. 장자가 보기에 만물이 하나라는 것은 그렇게 “머리를 수고롭게 하면서 따지는” 관념의 문제가아니라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하면서[安命] 그 운명을 껴안고 한바탕 노는 능력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운명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의 어떤 삶이라도 다시 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절대 자유의 삶이다. 출판사제공 책 소개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 남주작편의 네번째 책. 오랫동안 우리에게 비루한 일상을 초월하는 피세(避世)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온 <장자>. 하지만 <낭송 장자>는 오히려 <장자>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구질구질한 현실세계를 피할 방법은 없다는 데서 출발하는 장자의 사유이며, 장자가 이 세속 속에서 세속을 넘어서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 아래 <낭송 장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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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 조회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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