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명상
  버섯에 빠지다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장마에 가슴이 두근두근   장마가 시작되었다. 덥고 습하여 불쾌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나는 장마가 싫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심 격하게 장마시즌을 반기고 있다. 숲에서 버섯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작년 봄 내내 탄천변에서 풀꽃을 탐색하던 내가 여름 장마가 그친 뒤 뒷산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버섯에 눈이 갔다. 그 뒤로 산에 갈 때마다 눈을 땅바닥에 두고 버섯 찾는 재미에 푹 빠지고야 말았다. 버섯 도감을 샀고, 산책을 다녀 오면 도감을 뒤지며 내가 본 버섯과 비슷한 버섯 그림을 찾고 이름을 확인했다. 도감에서 찾지 못하면 인터넷을 뒤졌다. 버섯 이름을 하나 둘 익히니 버섯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도 모양도 재미있는 방귀버섯이며, 닭다리 버섯이며 말불버섯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유레카’를 외쳤다. 십년 넘게 뒷산 산책을 다니면서 그동안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버섯과 갑작스레 사랑에 빠진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자 버섯이 사라졌다. 봄이 오면서부터 은근히 버섯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날이 더워지면서부터 마치 아열대성 기후의 스콜처럼 갑작스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버섯에 빠지다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장마에 가슴이 두근두근   장마가 시작되었다. 덥고 습하여 불쾌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나는 장마가 싫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심 격하게 장마시즌을 반기고 있다. 숲에서 버섯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작년 봄 내내 탄천변에서 풀꽃을 탐색하던 내가 여름 장마가 그친 뒤 뒷산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버섯에 눈이 갔다. 그 뒤로 산에 갈 때마다 눈을 땅바닥에 두고 버섯 찾는 재미에 푹 빠지고야 말았다. 버섯 도감을 샀고, 산책을 다녀 오면 도감을 뒤지며 내가 본 버섯과 비슷한 버섯 그림을 찾고 이름을 확인했다. 도감에서 찾지 못하면 인터넷을 뒤졌다. 버섯 이름을 하나 둘 익히니 버섯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도 모양도 재미있는 방귀버섯이며, 닭다리 버섯이며 말불버섯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유레카’를 외쳤다. 십년 넘게 뒷산 산책을 다니면서 그동안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버섯과 갑작스레 사랑에 빠진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자 버섯이 사라졌다. 봄이 오면서부터 은근히 버섯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날이 더워지면서부터 마치 아열대성 기후의 스콜처럼 갑작스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요요
2023.07.01 | 조회 388
일상명상
두 개의 돌 정원이 던지는 질문 -료안지의 돌 정원과 고야산 곤고부지의 돌 정원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에 딸과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와 나라를 중심으로 한 불교사찰 투어. 그 컨셉에 맞게 무리하지 않은 속도로, 그러나 알차게 이곳저곳 탐방을 했다. 어쩌다 보니 나는 교토방문이 세 번째였지만 딸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여행 내내 내가 딸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딸이 나를 데리고 다녔다. 구글맵을 켜고 효율적으로 목적지를 찾고, 궁금한 게 있으면 빠르게 검색하는 딸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길을 잃는다거나 혹은 차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에 내린다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던 시절이 갔다는 것이 실감났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모든 것이 효율적으로 보이는 그 순간에도 언제나 빈틈이 있고, 빈틈 사이로 새로운 것들이 침입해 들어왔다. 여행의 맛은 그 빈틈을 향유하는 데 있는 것 아닐까.     료안지의 돌정원   여행을 떠나기 전 교토에서 3박을 하고, 고야산에서 1박을 하고, 고야산에서 돌아와 오사카에서 2박을 하며 하루는 온종일 나라를 둘러보는 코스를 짰다. 교토에는 보아야 할 것들이...
두 개의 돌 정원이 던지는 질문 -료안지의 돌 정원과 고야산 곤고부지의 돌 정원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에 딸과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와 나라를 중심으로 한 불교사찰 투어. 그 컨셉에 맞게 무리하지 않은 속도로, 그러나 알차게 이곳저곳 탐방을 했다. 어쩌다 보니 나는 교토방문이 세 번째였지만 딸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여행 내내 내가 딸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딸이 나를 데리고 다녔다. 구글맵을 켜고 효율적으로 목적지를 찾고, 궁금한 게 있으면 빠르게 검색하는 딸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길을 잃는다거나 혹은 차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에 내린다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던 시절이 갔다는 것이 실감났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모든 것이 효율적으로 보이는 그 순간에도 언제나 빈틈이 있고, 빈틈 사이로 새로운 것들이 침입해 들어왔다. 여행의 맛은 그 빈틈을 향유하는 데 있는 것 아닐까.     료안지의 돌정원   여행을 떠나기 전 교토에서 3박을 하고, 고야산에서 1박을 하고, 고야산에서 돌아와 오사카에서 2박을 하며 하루는 온종일 나라를 둘러보는 코스를 짰다. 교토에는 보아야 할 것들이...
요요
2023.05.22 | 조회 513
일상명상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4주마다 돌아오는 일주일의 돌봄 당번   나는 한 달에 일주일씩 집을 비운다. 읽을 책과 갈아입을 옷을 넣은 캐리어를 끌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두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일산에 간다. 아버지 돌봄 당번이 꼬박꼬박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병원 생활을 시작한 2년 반 전부터 시작된 루틴이다.   늘 일상을 함께 하던 어머니가 눈에 안 보이자 초기 치매인 아버지가 겪는 불안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섰다. 아버지는 아이가 떼를 쓰듯이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몇 시간이고 지칠 때까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급기야는 어머니가 바람나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장 나를 괴롭게 한 건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려고 자신과 떼어놓았다는 비난과 독설이었다. 어머니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의 비난은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고 폭력적 언사는 무서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어머니를 병원에서 모셔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신경정신과 의사와 약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아버지의 상태는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그러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불만족은 사라지지 않아,...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4주마다 돌아오는 일주일의 돌봄 당번   나는 한 달에 일주일씩 집을 비운다. 읽을 책과 갈아입을 옷을 넣은 캐리어를 끌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두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일산에 간다. 아버지 돌봄 당번이 꼬박꼬박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병원 생활을 시작한 2년 반 전부터 시작된 루틴이다.   늘 일상을 함께 하던 어머니가 눈에 안 보이자 초기 치매인 아버지가 겪는 불안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섰다. 아버지는 아이가 떼를 쓰듯이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몇 시간이고 지칠 때까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급기야는 어머니가 바람나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장 나를 괴롭게 한 건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려고 자신과 떼어놓았다는 비난과 독설이었다. 어머니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의 비난은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고 폭력적 언사는 무서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어머니를 병원에서 모셔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신경정신과 의사와 약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아버지의 상태는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그러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불만족은 사라지지 않아,...
요요
2023.04.11 | 조회 513
일상명상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불교 공부도 철학 공부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10년은 불교세미나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불교를 공부하는데 철학공부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명상일기를 쓰다   아침 명상 후에 명상 일기를 쓴다. 가끔씩 메모를 하다가 명상일기를 쓴 지 반년이 좀 넘었다. 명상일기와는 좀 다르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해서 기록하는 것도 있다. 하나는 아버지 돌봄 일지다. 2년 전 어머니 병상일지로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 돌봄 일지가 되었다. 간혹 몸이 아플 때마다 기록하는 몸상태 일지도 있다.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없었던 긴장성 두통과 어깨 통증, 눈 뻑뻑함, 수면 패턴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어떻게 대처했는지 써놓고 있다. 명상도, 아버지의 치매와 건강상태도, 내 몸의 컨디션도 기록을 들여다보면 변화추이를 알 수 있어서 나름 유용하다.             사실 나는 일기나 가계부 같은 사적인 비망록 남기기를 즐겨하는 기록형 인간이 아니다. 지나간 과거를 반추하는 회고형 인간은 더더욱 아니다. 아이들 어릴 적 사진도 어쩌다 다른 사람이 찍어 준 사진 이외에는 거의 없다. 카메라나 캠코드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기록과 보관에 무심한 것은 정도가 지나쳐 친한 친구들과의 몇 번의 해외...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불교 공부도 철학 공부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10년은 불교세미나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불교를 공부하는데 철학공부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명상일기를 쓰다   아침 명상 후에 명상 일기를 쓴다. 가끔씩 메모를 하다가 명상일기를 쓴 지 반년이 좀 넘었다. 명상일기와는 좀 다르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해서 기록하는 것도 있다. 하나는 아버지 돌봄 일지다. 2년 전 어머니 병상일지로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 돌봄 일지가 되었다. 간혹 몸이 아플 때마다 기록하는 몸상태 일지도 있다.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없었던 긴장성 두통과 어깨 통증, 눈 뻑뻑함, 수면 패턴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어떻게 대처했는지 써놓고 있다. 명상도, 아버지의 치매와 건강상태도, 내 몸의 컨디션도 기록을 들여다보면 변화추이를 알 수 있어서 나름 유용하다.             사실 나는 일기나 가계부 같은 사적인 비망록 남기기를 즐겨하는 기록형 인간이 아니다. 지나간 과거를 반추하는 회고형 인간은 더더욱 아니다. 아이들 어릴 적 사진도 어쩌다 다른 사람이 찍어 준 사진 이외에는 거의 없다. 카메라나 캠코드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기록과 보관에 무심한 것은 정도가 지나쳐 친한 친구들과의 몇 번의 해외...
문탁
2023.02.10 | 조회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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