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프로젝트 1-세개

우록
2010-07-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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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힘이다.

 

문탁네트워크에서 청년예술프로젝트가 열린 첫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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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를 위해 멀리 강북구에서 세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문탁의 아줌마들은 꽃미남 청년들의 출현에 환호로서 환대하고,

예상된 환대라는 듯 무덤덤한 표정의 이 미남들께서는 출발하기 전에 식사를 했으면서도

2인분에 육박하는 밥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해치웁니다.

밥을 잘 먹는 것만 봐도 일을 얼마나 할 지 안다던 옛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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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간이 임박하자 하나 둘 동네에서 좀 논다하는 백수며 학생들이 친구들과 혹은 부모들과 함께 모여듭니다.

최고령 22세 대학생에서 중학 3년생까지 다양한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이렇게 음악에 관심을 갖고 음악 속에서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35인용 문탁 강의실이 꽉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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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가 시작되고 “상상력을 혁명하라!”를 주제로 세 친구가 차례로 강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자신들을 ‘세 개’로 소개를 합니다.

‘세 개’라니? ‘개’는 사물을 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인데 그렇다면 스스로 자신을 사물로 본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일성이 ‘세상을 낯설게 봐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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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사는 대로 살고, 남들 보는 대로 보고 보면,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일상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조금만 다르게 보면 세상이 재밌게 변한다고 ‘변화’를 강조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래되고 익숙한 것들이 편안함을 준다고 그 안에 눌러 앉으면 책상이나 사람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익숙한 것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요. 어제 본 그 모습으로 오늘 그 사람을 보면 아무 것도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는 법을 바꾸면 안보이던 새로운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제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책상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하물며 사람이나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세상이 변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낯설게 보기’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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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자신들을 ‘세 개’로 칭하는 것이 낯설게 하기의 한 방법이군요.

 ‘개’가 강아지의 뜻이든 숫자를 나타내는 것이든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불러서 달라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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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중반을 넘어서 어느새 하늘색이 바뀌는 시간입니다.

노을을 받은 붉은 구름과 푸른 하늘이 겹쳐 언제나 같은 시간이 다가오지만 그 시간의 풍경이 같은 날은 하루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날이 오고 간다는 생각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하늘의 색의 아름다움도 신기한 구름의 모양도 볼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보는 법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은 재미없는 되풀이에 불과하고,

나의 태도를 바꾸면, 나를 바꾸면 세상은 온갖 신기하고 신나는 일들로 가득 찹니다.

그렇게 되면 그저 그런 세상, 나와 상관없던 세상이 나의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나와 세상 사이에 첫 사랑의 설레임 같은 긴장이 넘쳐흐르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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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이런거야!’ 하고 부모님들이 보여주는 세상, 학교나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그저 그런 세상이 아니라

‘어! 이런 세상도 있었네!!’ 하는 놀라운, 재밌는 세상과 만날 때, 비로소 나만의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부모님들이나 세상이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갈 내 세상,

내 삶을 느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행복해지기,

지금까지 훈련받은 대로 세상을 보지 말고 네 식대로 봐라.

그게 바로 안 되면 세상을 낯설게 만들어라. 그렇게 만들기 위해 뻘짓도 좀 해라.

세상이 바뀌기 전에 너를 먼저 바꿔라,

오늘 ‘세 개’가 문탁에 모인 청년예술가지망생들에게 던진 일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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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10-07-23 12:31

    어제의 하늘이 저렇게 멋졌군요.^^*

    오늘은 어떤 하늘을 만날 지 설레이는군요.

    젊은 청년들과 가슴 깊게 만나는 시간이 참으로 풋풋했습니다.

    중년은 더더욱  세상을 낯설게 보는 게 필요하겠죠? ㅎㅎㅎ

  • 2010-07-23 14:38

    꽃미남 뿐 아니라 꽃중년도 좋아합니다만,

    어젠 오랜만에 스무살 청년들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스무살, 청춘!!

    그 얼마나 좋을 때입니까?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나이에

    '혁명'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삶을 사는 그 친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