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날 데이

관리자
2010-05-0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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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토요일 봄날이었습니다.

문탁의 세미나 회원들이 모여 춤을 춥니다.

관광버스 안에서 보던 포즈를 취하시는 해리슨님 옆에 계신 바람꽃님이 춤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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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쑥스러워 하던 분들이 점점 흥을 내기 시작하자

겸서 눈이 휘둥그레해집니다. 혹시 겸서가 정서적 트라우마를 갖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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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른 아침 약수터에서 보던 포즈로 춤을 춥니다.

나무가 없어서 서로 등을 대고 긁어줍니다.

아톰님은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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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님은 겸서와 청량리님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힘자랑을 합니다.

캔디공주님은 "문탁님은 힘이 쎄다."고 말합니다.

김승옥의 소설 <염소는 힘이 세다>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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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ET나라 카바레 포즈로 춤을 춥니다.

손가락 하나만 맞대고 블루스를 추는 고난도 동작입니다.

손가락이 떨어질까 걱정되는 지 모두 얼굴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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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끝나자 서로 잘했다고 안아줍니다.

모두 돌아가며 모두 안아 줍니다.

요산요수님은 누구를 안으러 가기에 저리 즐거운 표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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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서는 아직 철이 없어서 문탁님이 안아주려고 하자 등을 돌립니다.

겸서는 자기 아빠가 염소보다 힘이 세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겸서를 위해 인간관계와 정치성에 대한 세미나를 준비해야 겠습니다.

 

 

춤테라피가 끝나자 광교산 등산을 갑니다.

문탁 등산반이 출발과 함께 결성되었습니다.

등산대장에 해리슨님이 만장일치로 뽑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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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쯤 와서 겸서와 겸서아빠와 요산요수님이 오붓하게 다른 곳으로 간 사실을 알고 모두 분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막걸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모두 환하게 웃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분노했던 모두의 마음을 녹이는데 일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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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에피타이저로 먹은 후에 마시는 막걸리 맛의 신비로움에 취한 것도 잠시

추장님이 세미나 팀별로 그동안의 공부를 암송하라고 시킵니다.

그러자 착한 천재삘 무담님이 자왈 머라머라 논어의 한 구절을 암송하지만

모두의 눈길은 두 병뿐인 막걸리만 쳐다 봅니다.

캔디공주님은 "낙지~ " 머라머라 하는 걸로 보아 안주거리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바람꽃님과 해리슨님도 "과즙에 물탄거"를 운운하면서 막걸리 칼테일을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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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교회에서 출발해서 행복언덕쉼터까지 30분 거리를

막걸리와 함께 하면 1시간30분이 걸린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그리고 길이 안보여 "이 길이 아닌가벼"를 서너번 하고서도

엉뚱한 길로 가게 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만남의 교회를 못 찾아 삼성쉐르빌로 내려왔습니다.

 

이로 인하여 문탁등산반은 1시간 30분만에 해산되고 말았습니다 만은

낯선 길에 들어 우연히 만나는 풍경이 더 아름다운 것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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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에 돌아오니 인디언님이 준비하신 비빔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탁님이 특별히 쏜 파전과 막걸리와 동동주를 차려놓고

올가에 자주 나타난다는 김윤아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한 식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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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와 이웃과 함께 나누는 밥만큼 맛있는 것도 없습니다.

이웃의 아들과 함께,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모두와 함께 나누는 마음과 공부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습니다.

문탁세미나데이에 못 오신 분들은 아마 샘이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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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컷> 두시간 동안 실종되었던 요산요수님의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경지에서 우러나온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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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2010-05-02 13:58

    수해를 입은 주제에 춤추면서 히히낙낙하는 "꼴"을 보니 무척 마음이 흐뭇합니다여...ㅋㅋ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모든 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비록 지지자, 호지자, 락지자의 공자님 말씀이 "낙지"로 변환되고, 과즉물탄개가 "과즙물탕개"로 변신하는 일이 횡행했지만

    춤도 등산도 막걸리도 밥도, 45-50 중년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해리슨 님의 역설도^^ 아주 유익하고 재밌었습니다.

    다음 회원의 날은 텃밭에서 울력을 겸해 하는 게 어떨까요?

    사진을 찍고 올려주신 우록님도 ...수고하셨시유~~

  • 2010-05-02 15:45

    정정보도 요청합니다!

    겸서빠와 저도 연두빛 잎새들이 올라오는 봄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오기는 했습니다만..

    흑흑.. 우리는 님들을 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님들께서 우리를 버린 것이었지요.

    하여 우리를 버리고 가시는 님들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는 대신, 길을 헤매신 것이 아니었던가요? ㅋㅋㅋ

    맛난 점심도, 막걸리도 좋았지만 재미난 이바구가 넘쳐서 더욱 즐거운 하루였습니다.emoticon

  • 2010-05-02 17:47

    세미나 데이가 정말 샘이 날 데이였습니다. 

    문탁님의 어깨 힘이 세다는 말은 지가 하지 않았는디유

    "문탁님의 힘이 세다"는 말을 듣는 순간, 

     

     역쉬! 추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여

    나와바라(?)를 사수하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야 쥐

    그래야  녹번동의 쓰메끼리도 견제하고 

     물탄 과즙이 아닌 원액 과즙을 먹을 수 있겠지. ㅎ ㅎ ㅎ

    라고 생각했슴다.

     

  • 2010-05-02 22:05

    춤도 안 추고, 등산도 안 하고...

    느지막히 나타나서, 비빔밥 한 그릇에 막걸리 마시고 놀다갔습니다.

    그래도 무진장 즐거웠습니다 ㅎㅎㅎ

     

    밥도 맛있고,

    막걸리도 맛있고,

    파전도 맛있고...

    문탁 사람들 이야기는 더더 맛있었습니다.

     

    문탁 세미나 회원이어서 행복해요오오옹~ 

  • 2010-05-03 17:52

    마음의 흐름에 몸을 맡기니 출렁이는 기분을 어찌할 바 몰랐어요.

    간만에 산에 오르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구요.

    돌아와 먹은 막걸리에 비빔밥은 또 어찌나 꿀맛이던지요.

    해리슨님의 가슴에 품었던 얘기도 절절히 다가왔지요.

    선곡의 달인 바람꽃님이 배경을 깔아주셨기 때문인가봐요.

    주말이 행복했습니다. 삭신은 온통 쑤셔댔지만...                     emoticon

  • 2010-05-04 14:06

    過則 勿憚改

    과즉 물탄개

    과즙 물탕개

    과즙 물탄개

    과즙 액끼스

    탁주 물탄듯 

    탁마 술탄듯 

    과즙액끼스 듬뿍 먹은 견공, 권토중래 물결 타고 승천하자,

    '따라쟁이' 천리마  물에 술탄듯 술에 물탄듯 하늘로 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