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 공부방 손민수템들

고은
2023-07-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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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뭐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감기에 걸리고 또 목이 아프고 어쩌구... 지겨울 정도로 틈만 나면 골골거리는 중인데요. 도대체 왜이러나 모르겠습니다. 마음만은 이팔청춘인데!(?) 완전히 몸 따로 마음 따로입니다. 생각해보면 공부방에 처음 들어 왔을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요즘 새로운 신체로 바뀌는 와중이라 이런가 싶기도 합니다.

 

여튼 그래서 어디 나간 곳도 없고, 또 아팠다고 말하기 지긋지긋해서 집에서 아프고 책 읽고 글쓰고 한 거 말곤 딱히 한 일도 없어서 공부방에서 보고 손미수한 아이템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손민수템'은 밈인데요. 손민수는 예전에 대유행했던 <치즈인더트랩>에서 주인공과 똑같이 옷 입고, 똑같은 행동을 하고, 똑같은 아이템을 가지고 다녔던 캐릭터 이름입니다. 물론 웹툰에서 손민수는 정도가 지나치긴 했지만, 밈으로 쓰이는 손민수템이란 누군가 쓰는 것을 보고 좋을 것 같아서 따라 산 아이템이란 뜻입니다. 입소문난 아이템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겠네요. "나 손민수했다~~", "대박 손민수 아이템 알려드림" 이런 식으로 쓰인답니다.

 

문탁 공부방에 있다보면 서로 서로 뭘 쓰는지 알게 되지 않나요? 조용히 구경하다가 제가 '어..? 저거 좋아보이는데..?'하며 따라 산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일명 공부방 손미수템들~

 

 

 

 

 

손미수템1. z형 거치대

 

언젠가부터 공부방에 z형 거치대가 들어섰습니다. 첨엔 주로 가장 깊은 안쪽 창가 책장에 크고 무섭게 생긴 검은색 플라스틱 독서 거치대 옆에 있었지요. 그러다 언젠가부터는 침대 앞에 있는 책장 위로 올라갔더라고요. 종종 정군쌤이 쓰시는데, 다른 쌤들이 잘 안 쓰시고 계신 것 같아요.

 

정군쌤, 아쉬워 마세요. 제가 따라 샀으니까요!

 

 

 

원래 거치대가 있기는 했는데요. 공부방에서 정군쌤이 거치대를 쓰시는 모습을 보고 놀랐답니다. 무슨 거치대의 높이가... 정군쌤의 앉은 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높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 거치대는 목을 길게 뺄 수 있더라고요.

 

그간 거치대에 노트북을 올려두면 앉은 자리와 너무 멀어서 목을 앞으로 빼게 됐거든요. 저 대신 요 친구가 자기 목을 빼주면 좋겠다 싶어 샀습니다.

 

 

 

근데 정군쌤 거보다 이거가 좀 더 좋습니다^^ 왜냐면, 저 귀여윤 연초록색 뭐시기를 달면 그대로 독서대로 변신하거든요. 짜잔! 아이맥을 선물받은 뒤로는 노트북 자체를 잘 안 써서 사용빈도는 이전보다 떨어지지만, 한창 진짜 잘 썼던 아이템입니다. 

 

 

 

 

 

손민수템2. 스테드러 형광펜

 

 

스테들러 형광펜도 정군쌤이 우현이와 진달래쌤에게 전파시킨 공부방 내의 핫템이지요. 저는 원래 쓸 생각은 없었는데, 문방구에서 연필 사다가 연필만 사기 뭐해서 옆에 있던 익숙한 형광펜도 들었습니다. 바이럴 효과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세 분은 노란색을 쓰시죠. 정군쌤이 다른 색은 너무 강하다며 노란색을 강추하셨어요. (와츠인마이백에서요) 근데 저는 노란색은 어디 칠해진 건지 잘 모르겠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색조합으로 사봤습니다.

 

 

 

초록색은 '어, 이 문장 주제문장/주제개념이겠는데?' 혹은 '나중에 써먹겠는데?' 싶은 부분에 칩니다. 분홍색은 '야.. 이거지 이거야!'하는 부분에 칩니다.

 

원래는 책을 깨끗하게 보고 필사한 노트에만 색을 칠했었는데요. 요즘엔 형광펜사고 책에 바로 색을 칠하고 있습니다. 책에 바로 형광펜을 칠할 때 장점은 (1)예쁘다. (2)공부 열심히 한 것 같다. (3)괜히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 입니다. 단점은 (1)책을 못 판다. 입니다. 안 팔고 교과서처럼 가지고 있을 책에만 칠하려구용ㅋㅋ

 

 

 

 

손민수템3. 양산

 

여름 날이면 요요쌤이 안 보여도 문탁에 오셨는지 안 오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책상 위에 양산이 있다? 요요쌤이 오신 것이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요요쌤은 꽤 오래 양산을 애용해오셨는데요. 젊은 이들에겐 생소한 아이템일지라도, 자꾸 만나다보니 저도 모르게 익숙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여름에 햇볕이 무섭잖아요. 어딘가 가는 길에 진이 다 빠지면, 그곳에 막상 도착했을 때 무언가를 할 수가 없어집니다. 여름에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요요쌤 따라서 양산을 사봤습니다.

 

 

요즘 양산은 보통 폴리로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폴리 양산을 쓰면 바람이 안 통하는 것 같이 답답합니다. 이건 린넨으로 된 양산이에요. 암막이 아니니 해는 좀 덜 가려지겠지만, 바람이 통해서 오히려 저는 더 시원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요렇게 저의 손민수템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더 있을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또 떠오르면 댓글로 달아볼게요~ㅎㅎ

 

댓글 5
  • 2023-07-05 14:44

    Z형 거치대 나도 고은이거랑 똑같은 거 집에서 쓰고 있음! 형굉색색연필 망설여졌는데 다음에 문방구 가면 사보겠음! 나는 양산보다는 썬글라스~

  • 2023-07-05 17:17

    음.. 독서대에 노트북 놓고 쓰고 있는데, z형 거치대, 끌리네요.^^

  • 2023-07-05 18:12

    Z형 스탠드는 그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스탠드 하단 공간을 활용하기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점이 꽤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작은 북스탠드를 그 자리에 배치하곤 하는데요. 그러다보면, 공부방 책상의 깊이가 앝아서 키보드를 놓을 공간이 좀 애매해지죠. 그리하여... 책상을 벽으로부터 10cm가량 띄웁니다.
    색연필의 경우, 제가 노란색을 가장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연두, 분홍을 문제의식, 반론 가능한 부분을 표시하는 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분홍색의 경우 발색제의 영향 때문인지 노랑, 연두에 비해 지나치게 딱딱하여 요즘은 주황을 씁니다. 사진상에 보이는 스태들러 루모마스그래프는 그야말로 연필의 이념과도 같은 제품으로서 저 개인적으로는 2B가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카스텔9000을 그런 제품으로 꼽기도 합니다만... 연필 바디의 도색제의 질감을 보면 마스루모그라프가 훨씬 손에 잘 감깁니다. 다만, 카스텔9000의 도색이 내구성은 더 좋죠. 그런데, HB 경도의 경우엔 필기에 힘을 너무 많이 써야 하는 단점이 있어요. 그런 이유에서 '자'없이 줄을 그을 때, 자연스러운 선을 긋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두 연필에 필적할만한 다른 연필로는 미쓰비시 유니/하이유니 시리즈가 있는데, 가격이 다스기준 5천원쯤 더 비쌉니다...

    이상, 연쇄지름마 정군이었습니다.

    • 2023-07-05 19:04

      ㅋㅋㅋㅋㅋ아휴 숨가빠라

    • 2023-07-11 14:24

      어우 고봉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