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는 오늘도 무정차 되었다.

동은
2024-04-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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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뤄지는 혜화역 선전전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금요일 오전에 레비스트로스 인류학 세미나가 있는데 세미나원들끼리 아침 선전전을 갔다가 노들야학에서 교실을 빌려서 세미나를 하고 오후 시청 행사에도 같이 다녀오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용인에서 혜화역에 가려면 아침 여섯시 반에 출발을 해야하죠.

그런데 제가 전날 다섯시에 겨우 잠들어서 ... 눈을 떴을 때는 몇시였을까요?

 

일곱시 였습니다 ㅎㅎㅎ;;;... 안자는게 나았을까요? 아무튼 부랴부랴 출발했지만 모임 시간시간이었던 8시보다 살짝 늦게 도착했습니다.

 

선전전은 혜화역 4호선 서울역 방향이었는데 제가 내린 곳은 반대편 방향이었어요. 현장의 반대편은 스크린도어로 막혀있어서 그런지 정말 고요하고, 아침 시간이어서 사람도 없이 한산했어요. 반대편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요. 그리고 반대편으로 가려는데... 반대편으로 경찰들이 몇십명씩 들어가고 있었어요.  저도 서둘러 들어갔습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사람들이 잔뜩 뒤엉켜 있었습니다. 한가위쌤이 먼저 끌려 나오고 있었어요. 몸도 안좋으신데, 덜컥 겁이난 저는 일단 끌어내는 사람을 막아서고 놓으라고 했어요. 뭐 물론 같이 끌려갔지만... 

 

 

저는 리플렛도 안들고 있었고 거의 지나가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제 말도 한가위쌤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힘으로 끌어내더라고요... 안으로 더 들어가볼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랄하게 쫓겨났습니다. 끌려나오고 당겨지고 밀리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듣지도 않고 저희한테 막 화도 내더라고요;; 비장애인들이 먼저 쫓겨나고 이후에 장애인 분들이 천천히 나오셨어요.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서 마무리 집회를 했습니다. 선언문을 따라 외치며 울컥했다가 안울려고 애쓰다가 발언들에 웃다가 환호성 지르고 그랬습니다.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것들 다 보셨죠?ㅎㅎ 고은이가 인터뷰를 했던 분도 계셨는데 연예인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멋있으셨어요!

 

 

 

다같이 아침을 먹고 노들야학에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두시간밖에 못자서 그런지 약간 손도 달달 떨리고 그랬지만 아무튼 잘 세미나도 잘 클리어~ 다른 분들은 시청으로 향하셨는데 저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빠르게 귀가했습니다. 노들야학에 처음 가봤는데 좋았어요.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적어놓은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찍어왔습니다. ㅎㅎ

 

 

 

시청 가는 길에 혜화역에서 열리고 있던 장애인인권영화제 포토부스에서 다같이 사진도 찍고~

다들 시청에서 행사도 무사히 끝낸 것 같고... 그런 줄 알았는데

저녁에 열어본 SNS에서 이런 저런 소식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아예 출입 검문을 한 것 같더라고요. 비장애인이면 출입시키고 장애인이면 못들어가게 막고.... 도대체가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어서 헛웃음이 났습니다. 게다가 무정차 운행에 활동가들이 연행까지 됐다고 합니다.

어이가 없고 .. 갈수록 쫓아내는 강도도 점점 심해지고.. 말도 안통하고.. .... 속이 부글부글 끓고.. 갑갑했습니다.

 여러 일이 있었던 날이었네요. 장애인들이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을 바라며 문스탁그램 마치겠습니다. 

참! 제목은~ 전장연의 성명서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댓글 3
  • 2024-04-21 09:15

    동은아, 잠도 제대로 못자고 다녀왔구나. 고생했어!! 고맙고..
    출근투쟁과 결의대회 다녀오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애쓰셨어요.

  • 2024-04-23 10:57

    동은이 글을 보니 가슴이 벌렁 벌렁 하네....
    고생했습니다. 모두들.

  • 2024-04-24 10:56

    참, 갈수록 왜그러는지... 마음이 아픕니다.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