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4회차 후기

작은물방울
2021-07-30 19:52
231

점점 우리가 만나고 있는 (한비자의)법가가 엄격하고 잔혹한 법가가 아니라

개혁과 현실성 심지어 백성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애민의 정신을 장착한 한비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마음을 ‘이(利)’라 보고 권모술수로 사람을 시험하는 이야기, 궤사(고의로 거짓 속임수를 써서 상대방을 파악하기), 협지(알면서도 모르는 척 질문하기)등은 ‘나를 못 믿는 사람 앞에서 더 악인이 되지 않나?’라는 질문을 만들었다.

 

법가의 사상은 가히 현실적이고 혁명적이었다고 옥고의 고통(법으로 인한 고통)을 겪으신 신영복 선생님은 이야기하고 있다.

전국시대, 나라의 운명도 군주의 목숨도 신하의 목숨도 언제든 사라지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는 세상.

법가는 이런 세상에서 올바름의 정치로는, 인의 정치로는 안정과 평화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바라보던 방식 즉 유가, 묵가, 도가의 사상으로는 이 짐승의 세계를 끝낼 수 없었다.

사람의 마음, 도, 자연의 원리도 바뀐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바뀐 것을 인정하는 새로운 발상

그것이 법가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석해봐야 하는 것이다.

 

법가의 목적은 군주권의 강화이고 그로 인한 법의 강제력이며 중앙집권체제의 완성이었다.

이는 강력한 규구로써 신하의 사리사욕과 군주의 위세로부터 백성을 지킬 수 있는 방도이며,

존비귀천을 불문하는 (법의) 평등을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이다.

(이상하다.... 세미나할 때까지만 해도 법가에 묘한 반발심이 일었는데 후기 글을 쓰다보니 이해가 된다. 뭐지? 삐질 ㅜㅜ)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자신의 직분으로 하는 일(이조차 법규가 될 것이다)을 행함으로 자연스럽게 무위에 도달하기.

결국 인위적 형(刑)으로 형(刑)을 다스리지만 그것이 무위와 같은 세상을 한비는 꿈꾸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꿈꾸는 방식으로 법가는 시행되지 않았다.

그리고 2000년 이상 권력이 중앙집권화 되면 평화와 안정을 준다는 보수적 생각으로 굳어진 면이 없지 않다.

 

세미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법가가 더 무서운가? 유가가 더 무서운가? 나의 대답은 유가이다. 선입견으로는 법가인줄 알았다. 하지만 유가가 무서운 이유는 인(仁)을 가진 이들을 대할 때면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탁이 늪과 같은 이유이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의 근본을 리(利)라고 생각하는 한비에게 여전히 트집을 잡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공부는 편견을 깨는 것이라고 했던가? 조금씩 한비의 편이 되었다가 반발심이 들다가를 반복한다.

한비를 끝낼 때쯤엔 그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아!! 여울아 쌤의 질문에 나 나름대로의 대답은 이렇다.

가마솥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국가의 일을 하는 이는 그 직책에 마땅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면 안되는 것이다.

군주가 신하의 행동에 마음을 표시하면 그것이 잣대가 되어 신하의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게 된다.

신하가 권력의 야욕 때문에 그런 척하는 것인지 진짜 직분 맞는 사람인지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는 마음을 숨겨야 한다고 한 것 같다.

댓글 2
  • 2021-07-31 11:47

    이번 주 각자의 질문입니다. 하다 보니 친구의 질문이 내 질문이 되기도 하고... 그렇죠^^

    2회차, 3회차 때 질문도 올려봅니다. 같이 모아서 보니까 재밌네요. 

     

     

  • 2021-08-01 08:12

    전국시대 말기의 한비는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의 정치로는 통치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했겠죠. 인의를 주장하는 말을 마치 "라떼는 말이야~~"로 받아들였을 것 같아요^^

    시대는 통일에 다가가 있고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땅과 늘어난 인구와 높아진 생산력을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새로운 통치술을 모색한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시대를 앞서나간 한비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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