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논어베스트5]"뭣이 중한디?!"

자작나무
2020-04-25 01:53
248
[나의 베스트 논어]는 문탁에서 논어를 쫌이라도 읽거나 듣거나  또는 외운 친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논어 문장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2주간 매일 소개한 뒤 그 중 '올해의 논어'로  세 문장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열심히 고를 생각을 하며 읽어주세요^^

 

"뭣이 중한디?!"

 

 

best는 항상 바뀌기 마련이다. 책을 펼치니,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子貢欲去告朔之餼羊, 子曰, “賜也, 爾愛其羊, 我愛其禮.” (<論語 八佾-17>)

자공욕거곡삭지희양. 자왈, "사야. 이애기양, 아애기례.”

 

곡삭은 초하룻날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인데, 제수로 희생양을 쓴다. 그런데 자공이 활동할 당시, 군주는 제사에 참석하지 않고 담당 관리가 희생만 올리면서 명목상으로 습관적으로 제사를 행하고 있었다.

곡삭인데 곡삭이라고 할 수 있나? 이런 제사를 계속 지속해야 하나? 자공으로서는 탐탁치 않다. 제사가 갖는 효과는 사라지고 그냥 희생양만 낭비하는 것 같았던지, 자공은 이런 제사 그만두자고 한다.

공자는 자공의 주장 속에 숨은 속마음(?)을 알아챈다. 누구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돈에 불을 켜고 있는 자는 돈을 향해 달려간다. 일썰에 ‘돈’에 남달랐던 자공인지라, 그가 혹시 제사에 드는 희생양이 ‘아까워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공자도 자공의 홍남기식 접근방법에 좀 거시기했나 보다.

 

“너는 그 희생양이 아까우냐? 나는 그 예를 아까워한다.”

 

제사를 생각하고 행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사는 경제성과 효용성의 마인드로 접근할 사안일까. 때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공자는 한쪽 눈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제자가 안쓰럽다(?).

그래서 묻는다. 너의 판단이 어디에 근거하는지, 어쩌면 너의 판단이 네가 잘 알고 있다고 하는 자만이나 사심에서 오는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너가 잘 아는 전문 분야(^^)를 의심하라, 그게 너의 욕심을 가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댓글 3
  • 2020-04-25 10:31

    제목이 샘의 목소리로 들리네요 ㅋㅋ
    요즘 '예'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데요, 올해 다시 논어를 공부하며 예를 주의깊게 보고 싶네요.

  • 2020-04-25 17:34

    미투. 저도 요즘 예가 아까와요. 글구 저도 아까와요. ㅠㅠㅠ

  • 2020-04-27 13:57

    음... 저라면 愛를 아깝다고 하지 않고 안타깝다고 해석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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