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탈핵릴레이23주차]고도를 기다리며

새털
2017-01-15 12:38
1153

2017년 1월 12일 목요일 오후 2시

한동안 푹했던 날씨가 약간 추워지려는 조짐이 보이는 바람이 부는 날

23주차 동네탈핵집회 다녀왔습니다.

느티샘의 후기를 읽어 알시다시피 지난 주 집회에서

로얄스포츠 경비아저씨들이 달려오셔

입주 점포 주인들이 탈핵집회하는 것 안 좋아한다고

되도록이면 건물에서 떨어져 도로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항의를 하고 가셨고,

"잘가라 박근혜 잘가라 핵발전소"의 뽀인트는 "잘가라 핵발전소!!!"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를 보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니들이 뭔데 대통령에게 가라마라냐!!

라고 격하게 분노하고 가신 할아버지들이 계시다고 해서

이번 집회에 나가면서 준비한 것은

'그래 누가 오나 기다려보자' 는 마음이었습니다.

 

탈핵1.jpg

 

이렇게 홀로 피켓 2개를 들고 서 있으니

횡단보도를 건너오시는 분들이 뭔가 하고 많이들 와서 읽어보고 가셨어요.

그러나 저는 '고도를 기다리며'

이제나저제나 그분들이 언제 오실까 가슴 두근거리며 서있었습니다.

그러나 연극이 끝나도록 오지 않는 고도처럼!!!

그분들은 오지 않으셨어요....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네거리에 서 있으니 잡생각이 무지 많이 나더군요.

오전에 있었던 <일리아스특강>에 오셨던 분들 생각도 나고

금욜에 만들 떡갈비 생각도 나고

<관둬라>피켓 다음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으로 피켓을 만들 생각도 하고

무진장에서 10개월동안 100만원을 생활비로 보태준다니 고맙다는 생각도 하고

그러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어요

 

핫팩소녀.jpg

 

요렇게 예쁜 아가씨가

"추운데 이거라도 쓰세요.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이런 거뿐이네요..."

라며 핫팩 하나를 들고 서있더라구요.

에궁!! 반가워라!!!

반가운 마음에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허락받고 기념사진 한 장 찍었어요~

(부끄러워하며 찍은 사진이니 퍼나르지는 말아 주세요^^)

 

바람에 나부끼며 피켓 한귀퉁이 약간 부숴먹고 23주차 탈핵 집회 마쳤습니다.

한 시간 동안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니 마음이 고요해지고 좋더이다!

이런 의미에서 녹색다방 쌩~유!!!

 

 

댓글 2
  • 2017-01-15 21:58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던 목요일이었는데.. 고생많으셨어요.

    저도 느낀건데.. 횡단보도 건너는 분들이 뭐라고 쓰여져 있는지

    피켓을 유심히 보시는 것 같아요.

    관둬라에 이어... 새로운 피켓 작업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모여서 같이 의논 좀 해봅시다!

  • 2017-01-16 08:13

    갑자기 이런 생각이....

    명절을 앞두고 올리브영(등) 매장분들에게 뭔가 작은 선물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작은 선물+작은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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