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이 없었더라면?

콩땅
2021-04-06 11:14
327

주서 다방(多方)편을 마쳤다.

 

상나라를 멸망시킨뒤 주나라는 초기에 회이와 엄의 반란으로 정국이 불안정했다. 반란으로 나라의 존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란은 진압했지만, 서쪽 변방 주족이었던 주나라로서는 갑작스럽게 통치 범위가 넓어진 관계로 주위 제후국들과 정치적으로 타협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안정적인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결코 만만치 않았던 상나라의 세력을 달래고 회유해야만 했을 것이다. 다방은 주공이 성왕을 대신하여 제후들을 소집하여 바로 그 여러 제후국들에게 고하는 내용이다.

 

다방을 읽다보면 주공의 카리스마 뿐만 아니라 그의 깊은 걱정이 느껴진다. 주나라의 안정을 위해 여러 제후들의 협력이 얼마나 절실한지 주공은 알았기 때문에 먼저 제후들에게 상나라 말의 정세를 묘사함으로써 상나라가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후들에게 주 왕조를 따르면 당근을 줄 것이고, 반항하면 채찍이 내려짐을 알렸다. 그의 말은 구구절절 많이 이어지면서 제후들에게 주나라가 새롭게 천명을 받았으니, 그 천명에 순히 따라서 자신의 일에 권면할 것을 강조했다.

 

말이 많다는 것을 본인도 알았는지, 다방 30장에 我不惟多誥 我惟祗告爾命(내가 많이 고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는 너희에게 명령을 공경히 고할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주공은 대단한 지략가이다. ㅎㅎㅎ

 

주공이 없었다면, 주나라가 안정적인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을까?

아마도 춘추전국시대가 일찍 오지 않았을까......싶네요.

 

 

댓글 2
  • 2021-04-07 00:02

    처음엔 말 많은 주공의 말이 잔소리처럼 느껴졌었지만, 

    하도 듣다보니 세뇌가 되었나봐요. 이젠 진심이 느껴지네요 ㅎㅎ

  • 2021-04-07 10:17

    아, <다방>을 끝내셨군요!

    다음편에는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올까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33
정치는 뭣부터? (1)
자작나무 | 2021.04.17 | 조회 218
자작나무 2021.04.17 218
132
주공이 없었더라면? (2)
콩땅 | 2021.04.06 | 조회 327
콩땅 2021.04.06 327
131
주공이라는 문제적 인물 (6)
요요 | 2021.03.26 | 조회 517
요요 2021.03.26 517
130
이백(李白)과 달(月) (1)
울타리 | 2021.03.23 | 조회 429
울타리 2021.03.23 429
129
정말 이런 날이 오겠죠? (2021.3.11. 세미나 후기) (2)
누룽지 | 2021.03.22 | 조회 324
누룽지 2021.03.22 324
128
주공의 진심, 소공은 응답하라! (1)
토용 | 2021.03.08 | 조회 274
토용 2021.03.08 274
127
소공이라는 존재 (1)
자작나무 | 2021.03.03 | 조회 263
자작나무 2021.03.03 263
126
서경 무일편 8장~19장까지 후기 <주공의 잔소리> (2)
콩땅 | 2021.02.22 | 조회 331
콩땅 2021.02.22 331
125
나의 사부, 예심샘! (4)
요요 | 2021.02.06 | 조회 361
요요 2021.02.06 361
124
서경 "다사"를 공부하면서~~~~ (1)
울타리 | 2021.01.30 | 조회 259
울타리 2021.01.30 259
123
맞아요 ~ 토용님 (21.0121 세미나 후기 ) (1)
누룽지 | 2021.01.28 | 조회 441
누룽지 2021.01.28 441
122
후기 : 이백의 시 한 수 맛보세요 (1)
토용 | 2021.01.18 | 조회 768
토용 2021.01.18 768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