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2회차 세미나 후기

데자와
2022-03-25 13:12
216

 

후기로 뭘 써야 할까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세미나 시간에 뭘 했지? 생각하니 내가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의 질문만 쏟아냈다.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나는 이해되지 않는 그런 부분들... 이걸 후기로 쓰기는 뭐한데... 우짜지 하는 순간 생각이 났다. 내가 왜 영성 세미나를 신청했는지

 

작년 들었던 영성 세미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때도 내가 모르는 것,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고 있을 때 요요쌤은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면 그 말은 이런 의미인 것 같다.‘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책 속의 말들을 부드럽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았다. 그것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세미나를 신청했다. 그런데 여전히 내 습성대로 불만만 토로하고, 나에게 말을 건네는 저자에게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런 나에게 또 이해의 폭을 넓히고 수용해보라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고 상대의 목소리를 가슴 깊이 받아들이라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해보자. 나의 이번 세미나의 목표는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보리심을 일으키기 위한 전 단계로 상대를 인식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이다. 목표가 정해졌으니 열심히 정진해야겠다. 지금부터 시작~~

댓글 1
  • 2022-03-26 20:03

    저 역시도 <입보리행론>을 읽으면서 데자와님이 던지는 의문에 공감가는 것이 많아요.

    저 역시 지옥에 대한 이야기나 번뇌를 적이나 원수라고 표현하는 게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아, 이거 너무 번뇌를 죄악시하는 금욕적 태도 아닐까? 그런다고 번뇌가 없어질까?

    지옥이니 지옥불이니 하는 것으로 겁을 팍팍 주면 두려움만 커지지 그런다고 지혜가 생기나? 뭐 이런 느낌..^^)

    하지만 샨티데바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번뇌의 정체가 사실은 신기루 같은 환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니만큼

    무조건 번뇌를 쳐부수라는 도덕적이고 금욕적 명령으로 읽기 보다는

    오히려 끝없이 일어나는 번뇌와 마주하여 불퇴전의 용기를 가지라는 격려 혹은 다짐으로 읽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호계정지품>은 육바라밀중 두번째에 나오는 지계바라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지계의 핵심이 정념정지라는 것은 지옥가지 않으려면 계율을 잘지켜라는 이야기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정념이 잘 기억하는 것이고, 정지가 언제나 깨어서 알아차린다는 뜻인 만큼

    계율을 수호하는 것은 주어진 계율을 묵수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때 그 때 잘 알아차려야 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싶습니다.

    "이 마음 하나 붙들어매면 모든 것을 붙들어매게 되고 이 마음 하나 다룰 수 있으면 모든 것을 조복받게 되리라(5-5)"

    저는 이 게송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마음을 붙들어매고 잘 다루는 것, 그것이 정념정지라는 것이겠지요.^^

    불방일하라는 <보리심불방일품>도 정념정지하라는 <호계정지품>도 결국은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인가를 묻고 있는 것 같아요.

    중생의 이익을 위해 살겠다고 하는 샨티데바의 '보리심'이 중생인 우리에게 너무 거창하고 원대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책읽고 공부하고 어떻게든 일상에서 깨어있으려는 이 마음이 실은 보리심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보리심의 단계라는 게 어디 저 멀리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발보리심하려면 이 마음을 어떻게 조복받아야 합니까?라는 <금강경>의 그 질문 하나 꽉 붙들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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