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동네 탈핵집회 스물 일곱번째 날이다.

며칠전 기쁜 소식이 들렸다.

낡고 노후한 원전 월성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법원이 그만 노후 원전 문 닫고 뻘짓 하지 말라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따끈한 신상의 <너의 이름은> 포스터가 있지만 이렇게 좋은 날엔 포스터를 만드는 법!!!!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은 무효! 판결을 환영합니다." 라고 큰 글자를 써서 오려 붙였다. 근데 완성을 하니...

이건 당최 무슨 소린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헷갈릴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그냥 가자!!!

어제 노랑머리 자뻑 대마왕 자존감 충만하신 자누리 쌤이 내일 집회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내일 춥다던데요~~ 하니까

너무 추우면 '주역읽기'가 끝이 안날 것이라고 진지하게 말하던 그분은 완전 무장을 하고 기다리고 계셨다.

의리의 자누리 쌤과 고고씽~~~

졸업식이 있어서인지 거리에 젊은 학생들이 많았다.

영하에서도 한참 수은주가 아래를 가리키는 날씨에 학생들은 손바닥만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치마를 입은 학생들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패딩을 입고 손을 찌르고 지나가던 젊은이들도

장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던 아주머니도

퉁퉁하게 생긴 귀여운 남자아이도

유심히 우리가 들고 있는 팜플렛을 읽었다.

그리곤 우리의 얼굴을 한번씩 봐라봤다.

오늘따라 특히나 주목도가 좋다는 생각을 하며....

자누리에게 말을 걸었더니...

자누리 쌤 왈 "내가 있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그러한 효과를 내는 것을 몰랐어?"라고 하신다.

자체 발광 연예인 특수를 덕분에 누리게 해주시다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자누리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결국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은 무효! 판결을 환영합니다." 라는 문구는 한 지나가는 아주머니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수명 연장을 하라는 이야기인가요?  수명 연장을 하지 말라는 건가요?

다음 번에는 좀 더 헷갈리게 만들어 더  관심을 자아내는 방법도 방법이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면서...  이번에 후기는 여기서 끄~~~읕

피에스:  우리와 몇 차례 충돌을 빚었던 올리브 영에 새해 선물이 아닌 보름 선물을 했습니다.

올해도 이곳에서 쭈~~~~ 욱 집회를 할 의지를 보인 것이였는데... 선물을 받는 이는 우리의 선물이 좋은지  웃었습니다.

선물은 주술밥상이 만든 레몬청 2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