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탈핵릴레이26주차]너의 이름은

새털
2017-02-05 10:30
1214

2월 2일 목요일 26주차 동네탈핵릴레이 다녀왔습니다.

이날은 드디어  설왕설래했던 <너의 이름은> 피켓을 완성해서 들고 나갔다.

아이디어는 있어도 재주가 메주라 발만 동동 구르다

광주현장에 내려가 있는 청량리에게 SOS를 쳐서

집회 당일 오전 10시에 포스터 초안이 나오고

이걸 또 요요샘이 매의 눈으로 스캔하고 수정해서 11시쯤 수정본이 나왔다.

출력을 하러 갔더니 A1 사이즈 컬러출력은 시간이 또 걸린다고 이따가 찾으러 오란다.

그래서 집회 30분 전에야 <너의 이름은> 피켓이 완성됐고 2시를 1~2분 남겨 놓고

수지구청 올리브영 앞에 스릴넘치게 도착했다!!!

 

탈핵1.jpg

 

"꿈에서도 잊으면 안 되는, 잊을 수 없는

너의 이름은 원자력 발전소


 아직 폐쇄하지 않은 너를 찾고 있어"

 

라는 우리의 메시지는 잘 전달될까?

가슴 두근구근거리며 피켓을 들고 서 있는데

누군가 아는 척을 한다.

 

탈핵2.jpg

 

반가운 손님은 스마일리!!!

오전에 광화문에서 있는 목요탈핵집회에 다녀오면서

혹시 누군가 혼자 동네탈핵집회에 나온 것은 아닌지 걱정돼서 왔다고 한다.

스마일리가 오니까 엄마 따라 추운 데 덜덜 떨고 있다고

궁시렁거리던 지영이의 표정도 밝아졌다.

아이들 좋아하는 스마일리가 지영이에게

고등학교 졸업하는 느낌이 어떠냐?

요즘 뭐하냐? 등등 살가운 대화를 주고받았다^^

 

둘이 이렇게 대화의 꽃을 피우는 동안 나는 멀리서 

우리의 동네탈핵집회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집회에 서있는 동안은 내 모습이 어떤지 볼 수 없어 궁금했는데,

멀리서 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탈핵3.jpg

 

탈핵4.jpg

 

<관둬라>에 이은 <너의 이름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될까?

이날도 초등학생들은 "너의 이름은? 원자력발전소래!!"라고 큰소리로 떠들고 지나갔고

어른들은 눈으로 쓰윽~ 훑어보고 지나쳤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영이가 말했다.

"...이래서 뭐가 되겠냐? 엄마가 하는 일도 참 짠하다.

이래서 뭐가 바뀐다고 추운데 고생한다."

 

추운 날 거리에 한 시간 서있는다고 뭐가 바뀔까?

나는 내가 하고 있는 탈핵집회를 딸과 함께 얘기해봤다는 데 의미를 두려 한다.

"그게 뭐가 될지...너와 계속 얘기해봐야겠다"

 

 

 

댓글 5
  • 2017-02-05 18:41

    한 달 뒤 3월 11일이면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지

    6년째가 됩니다. 

    지난 연말에 필름이다에서 상영한 영화, <히로시마 내사랑>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당신은 히로시마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소."

    당신은 후쿠시마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망각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도 없겠지요.

    그런데 그 망각 사이 사이에서

    자꾸 잊히는 데도 거듭 불러내야 하는 이름들.

    체르노빌, 후쿠시마만이 아니라 

    우리 이웃들이 사는 부산, 울산, 경주, 울진, 영광에서 가동되고 있는

    25기의 핵발전소가 있습니다.

    핵발전소는 지금도 방사능 물질을 내뿜으면서 돌아가고,

    원자로 가까이에서 일하는 수많은 원전노동자들이 있고,

    아무런 대책없이 늘어만 가는 사용후 핵연료와 핵폐기물이 있습니다.

    덧붙여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며 연결되어 온 송전탑과 송전선이 있군요.

    그리고 후쿠시마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있습니다.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멜트다운이 되고 있고(로봇이 사진을 찍었다지요..)

    냄새도 맛도 색깔도 없는 방사능을 하늘로, 바다로 내놓고 있는데

    후쿠시마 이후를 사는 우리를 향해

    누군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후쿠시마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소."

  • 2017-02-05 21:58

    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어요?

    세상은 바꾸지 못한다...그래도 나는 바뀐다!는게 중요한 거고.

    내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세상을 향해 질문하는 자는 될 수 있겠죠. 

    그러다보면 혹시 또 누군가는 답을 하는 자가 어디선가 태어날수도... ^^

    고생하셨고요...

    지영이랑....모녀간에 그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아름답네요.

    최소한 두 분이 함께 서 있었던 그 한시간 쯤은...세상이 바뀐것 같은데요? ^o^

  • 2017-02-06 07:18

    그곳에 서 있을때 시시각각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사람들의 무심함에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지만

    또 어느새 '작아도 우린 겨자씨다.'라고 생각하며 불끈 힘을 내게 됩니다.

    씨에서 움트고 우리는 움직이고 앎은 그러함이니까요.

  • 2017-02-07 12:55

    달력은  2월로 넘어간지 한참 되었지만,

    설명절 지나고 다시 새해가 된 기념으로

    새해 첫 탈핵 행동을 위해 2월 2일 목요일 아침 광화문으로...

    맨날 하던  kt 원안위 앞에 녹색당 사람들이 안 나와서

    어어....   하면서 20분을 기다리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광화문 광장 세월호 분양소에 들러 수지로 가려는데

    이런...

    교보문고 사거리 광화문 광장 끝에 녹색당원들이 서있기에 합류!

    피켓 들고 서 있다가 전단지 나눠주며 왔다갔다 하다가

    2.2 탈핵.png

    1시 좀 넘어 수지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종종걸음

    그렇게 서둘러 왔건만 수지구청 사거리에도 20 분 넘어 도착

    새털과 지영이를 반갑게 만나

    갓 나온 따끈따근한 포스터 이야기도 듣고

    갓 스무살이 된 따끈따근한 지영이 이야기도 들으며

    광화문과 수지구청사거리 탈핵행동

    하루에 두 탕 뛰는,

    그 어려운 것을 해낸 것이었다.

    • 2017-02-07 18:55

      하루에 두 탕을 뛰다니!

      고생하셨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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