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는 나이가 없다. 언제나 열공 중인 김종철 선생님

요요
2015-09-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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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종철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2011년이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몇달이 지나지 않아서였죠.

체르노빌 사고(1986) 이후 핵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았던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하시면서

후쿠시마의 진실을 알기 위해 몇달째 밤낮없이 외국의 잡지, 신문, 책과 씨름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공부한 것을 알리기 위해

어디든 달려가서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 하시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2012년 문탁 인문학 축제, <데모스, 너의 정치를 발명하라>에 모셨습니다.

녹색당의 활동에 대해 선생님께 여쭈었더니

녹색당에 가입한 것을 밝힌 사람이 단 한명이었던 강의실에서 우리를 엄청 질타하셨지요.

탈핵도 민주주의도 입으로만 해서는 안된다는 꾸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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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여전하셨습니다.

까칠한 풍모도,

낡은 양복도,

늘 읽고 쓰는 삶도,

공부하신 것을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어서 어디든 달려가는 모습도.

그렇게 여전한 모습을 오래오래 뵙고 싶습니다.

녹색평론도 더 열심히 읽고

녹색다방모임도 더 잘해야겠습니다.

녹색평론을 읽고 녹색의 삶을 실천하려는 녹색다방에 같이 하실 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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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2015-09-06 10:23

    선생님 강의를 듣고 오자마자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녹색평론 정기구독을 신청했어요. ㅋ

    제가 요즘 읽고 배우고 하는 것들과 많이 닿아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강의였네요.

  • 2015-09-06 11:21

    1. 아....김종철 선생님!!

     

    제가 느끼기에는, 선생님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 까칠해지신 것 같더군요.

    그게...음.... 선생님 개성이라기보다는....시대적인 문제인 것 같아서...마음이 참 복잡해졌습니다.

     

    루쉰은 1925년에 <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는 글을 씁니다.

    물에 빠진 개를 때리지 않는다는, 그런 페어플레이 정신이 중국에는 없다고 말한 임어당에 대해서

    물에 빠진 개는 계속 계속 때려야 한다고 말하는....그런 아주 '독한'^^ 글입니다.

     

      "요컨대, 말일 사람을 무는 개라면 그놈이 언덕 위에 있든, 물속에 있든 상관없이 다 때릴 수 있는 예에 속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남이 나에게 잘못해도 따지고 다투지 않는다(犯而不校)'는 서도(恕道)이고, '눈에는 눈으로 갚고, 이에는 이로 갚는다'는 직도直道이다. 중국에서 가장 흔한 것은 오히려 枉道(왜곡하는 도)여서 물에 빠진 개를 때리지 않아 도리어 개에게 물리고 만다. 그러나 이는 사실 어리숙한 사람이 스스로 고생을 사서 한 것이다."

     

    지난 주,  전 선생님께 1925년의 루쉰을 느꼈습니다. 숨이 찼습니다.

     

    2. 민주주의

     

    선생님은 녹색평론 141호, C.L.R. 제임스의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와 녹색평론 142호, Castoriadis 의 <오늘날 민주주의 근본문제>에 기초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걸 읽어오는 건 숙제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래디컬 민주주의는 '누구나/아무나'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흔히 직접민주주의, 추첨제민주주의...등의 주장이지요.  선생님은 굳이, 굳이 '제비뽑기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셨구요.

     

    음....그렇다면....사실...

    '사다리 타기'로 많은 걸 결정하는 문탁은 한편으로는 래디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사다리 타기라는 시스템으로 래디컬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누구나/아무나'라고 이야기해놓고 너희들은 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게 하느냐...는 이야기를 공동체 운영과 관련하여 십수년 들어온 저로서는, 그래서 공동체의 운영과 인간관계에 대해 성공의 경험보다 실패의 경험이 더 많은 저로서는, 아무래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밖에 없네요. 하하...

     

    김종철샘의 이야기는 어마무지하게 많은 쟁점을 갖고 있습니다.

    계속 같이 고민하고 토론해봅시다.^^ 

  • 2015-09-07 21:25

    음.....녹색당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좀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어디에 속하는 것을 생리적으로 거북해하는 나로써.

    • 2015-09-10 13:38

      좀 그렇지요?  당원이 된다는 건 어쩐지...

      그럼 녹색당 말고, 녹색평론이나 녹색다방은 어떠신지요?

      녹색평론은 두 달에 한 권씩이니 읽는데 부담없고,

      김종철 선생님 열심히 공부하시는 거 계속 옆에서 본다는 의미도 있고(공부 하나 안하나 감시???)

      녹색다방은 뭐, 한 달에 한 번, 두 번 모여 얘기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이런저런 집회 자리에 갈 일 생기니 야외로 나가서 좋고...

      참, 녹색연합도 있네요.

      녹색연합 회원이 되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작고 아름다운 책도 볼 수 있어요.

      다양한 녹색을 고민해 봐요.

      어디에 속하는거 태생적으로 거북하고 어디서나  왕따 비슷하게 살지만,

      저는 녹색당 당원이고, 오랜 녹색평론 구독자, 녹색다방 단골, 녹색연합 회원이랍니다.

  • 2015-09-10 13:50

    오호...

    요요님은 총기도 좋으시네요.

    2011년, 2012년 다 기억이 나신다니... 참...

    지난 목요일 전철 갈아타고 미금역 7번 출구로 많은 계단 올라와서

    택시 금방 잡아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용인 택시, 성남 택시 어느 것도 못 타고

    15번 마을버스를 탔는데 그것도 바로 출발하지도 않고

    마을버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리 다니는 노선...

    이런 과정을 거쳐 늦게 파지사유에 도착하신 걸 고려하면 너무 덜 까칠하신 모습이었는걸요.

    아름다운 여성들로 꽉 찬 파지사유에 들어서는 순간, 짜증이 녹아버린 건 아닐까 추측

    두서없이 횡설수설 강의하셨다고 반성하시면서  두 번째 날을 위해 강의메모까지 보내시는 걸 보면

    김종철 선생님도 우리의 매력에 흠뻑 빠지신 게 분명합니다.

    우리의 매력?

    공부 열심히 하는거?

    새로 나온 녹색평론 144호에 보니 민주주의 관련 글이 여러 편이예요.

    여러분,

    녹색평론 정기구독  신청하고, 널리널리 알려 보아요. 

  • 2015-09-15 09:25

    녹색평론을 정기구독 하게 되었는데

    '녹색평론'이라는 모임도 있나요?

    녹색다방은 또 뭔가요?

    • 2015-09-15 11:02

      녹색다방은 파지사유에서 녹색평론을 읽고, 탈핵활동을 하는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