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글쓰기> 10번째 후기

김고은
2015-01-23 10:25
388

<글쓰기 포인트>

- 글 = 주제와 구조

- 이때 구조는 글의 밀도. 한 문단, 한 문장, 한 단어만 빠져도 글 완성이 안 될 정도의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주제 논증/설득하는 방법이다. +소제목만 보아도 글이 읽혀야 구조가 탄탄한 것. 소제목과 제목 라임 맞출 것.

- 구조는 연습을 해서 다듬으면 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주제. 주제란 삶의 화두. 

- 주제와 구조의 힘 모두 부족한데, 특히 주제가 확실하지 않아서 밀도가 탄탄하지 않는 글을 쓰고 있다.

- 부각하려는 것을 강조하고 배경설명은 간단하게 하는 과감함을 보여라

-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글을 써야. (자지의 난 등)

<주워먹을 모이>

- 전국시대는 글로벌 시대이다. 유가만 아니면 자꾸 독특하다고 하는데, 그 시대엔 많이들 그랬다. 중요한 것은 그 개인이 가진 독특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 조나라는 흉노에게서 군사기술을 따와서 군사력이 강했다

- 전국시대 말, 뛰어난 재상과 멍청한 왕?

- 사마천의 코멘트에서 주제를 따오는 것도 좋은 방법. 사마천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 어떤 특이성을 잡아냈는가 살펴보아

- 70명의 독특성을 알고 엮어내면 사마천이 보는 시대의 모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오오 굉장히 어렵군요)

 게으르니 선생님이 멀리서오는 걸 배려해주셔서 간식과 후기를 빼셨다고(감사합니다!), 그러니 한 번쯤 후기를 쓰라고 하셔서 좀 쌩뚱맞게 올려보아요. 그러니 블랙커피님은 저의 후기를 개의치마시와요!

 먼저 악의에 관해 쓴 블랙커피님과 동은의 글을 읽었습니다.

 블랙커피님은 글의 리듬을 탈 줄 안다는 호평을 들으셨으나, 글이 늘어지지 않게 핵심적인 주제를 끌어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어요. 게으르니쌤이 악의의 독특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처음에 대원군을 이입하며 야망과 엮여서 비약이라는 이야기를 들으셨었습니다. 그러나 본래 하고 싶으셨던 이야기는, 열전 인물들의 보편적 독특성(글에서 독특성1)이 아닌 악의만의 독특성(글에서 독특성2)을 잡아내는 것이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과하게 악의를 평가한 것이 아니냐고도 하셨어요. 그러니까 '돌아가지 않는 것'과 '선왕에 예를 지키는 것'이 과연 다이렉트하게 인과적 연결인걸까? 이 사이에 뭔가 있지 않았을까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운명공동체로 이둘을 풀어낸 것이 재미있었는데, 이 부분을 독특성2와 연결시켜 좀 더 확장시켰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동은은 가지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잘 풀어내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동은이 '악의가 지조없다는 비판을 받는 것'을 주제로 잡아 그에 대해 '자신의 재능을 펼칠 곳이 중요했다'고 한 것과 악의가 조나라로 들어간 것의 연결점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문탁선생님은 동은이 가지고 있는 주제는 두가지인데 이를 엮어내지 못하였다고 하셨어요. 저번 글에선 그게 보였다고 했는데, 그 전 글은 동은의 생각이 엿보인다며 엮어주셨던 '초심'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것 처럼 말을 할 때도 각을 잡아야할 필요가 있다는 훈계를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저와 메리포핀스님의 전단 글을 읽었어요. 

 메리포핀스님과 저는 전단의 계책을 나누는 데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메리포핀스님은 전단이 신에 빙의한 것을 확인해보기 위하여, 연 군사들에게 선전을 해대었고 먹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셨어요. 저는 반면에 선전을 해댄 것은 신-빙의와는 무관한 계책으로 제 백성들의 마음을 컨트롤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았습니다.

 메리포핀스님의 글은 구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셨어요. 그 때문에 글이 토막토막 났고(소제목이 많아서), 사설(주제가 아닌 주변 설명)이 너무 길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수레바퀴 축을 싼 전단'부분이 전단에 대한 설명이라면, 바로 윗 문단에 나와서 겹치기 때문에 위로 덧붙여서 통폐합해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지기'라는 단어는 '기지'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게으르니 쌤이 가지고 계씬 전단의 이미지는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결론을 도출하시는데, '관리출신이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이 너무 빈약하다고 하셨어요. 이 주장에 대한 내용 또는 단서를 마지막 문단 말고 다른 문단들에선 엿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메리포핀스님 둘 다 놓치고 있는 게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사마천의 '왈'입니다. "기책과 정공법이 어우러져야 한다"라는 말을 주목해야 하는데, 이때 전단이 보여주는 것이 바로 기책의 중요성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꼼수로, 메리포핀스님은 기지로 표현한 것이지요.

 저의 글은 일단 '제'라고 함축해서 표현했기 때문에, 제 나라인지 제 병사인지 제 장군인지 알 수 없어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어요. 전단의 글 이야기를 쓸 때에 소설처럼 술술 읽히게 풀어내는 힘이 있으나, 어휘가 거칠고 정교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이때 어휘가 거친 것은 단어가 문제인 게 아니라 논리가 거칠기 때문에 단어가 튀는 것이라고요.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확 풀어내는데 이게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홉시 반쯔음에 향기님, 달래냉이 씀바귀님, 게으르니쌤의 글을 읽었습니다. (모두 지쳐있었는데요, 특히 제가 흰 종이가 매우 하얗게 도드라져보이는 상태=얼이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빈약합니다.)

 매우 아파보이시던 향기님은 글을 쓰는 게 잘 풀리지 않으셨다고 했습니다. 문탁쌤은 본인이 괜한 이야기를 해서 향기님을 뭔가 엇나나게 한 것이 아닐까 반성하셨다고 하셨어요. 일단 글의 소제목 라임이 안맞는데, 이것은 글 주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사람, 나라가 엄청 많이 나와서 정신이 없다고 하셨어요. 게으르니쌤의 피드백-결론 부분(반간계에 조나라 무너지다)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치셨다고 하셨는데, 무엇을 고쳤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괜히 글이 틀어지게만 되었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향기님이 쓸 수 있는 글을 주제에 맞춰 쓰시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달래냉이씀바귀님은 그 전에 짧았던 글들과 다르게 이번엔 무려 3장!!을 써오셨습니다. 씀바귀님은 글을 말하는 것과 같이 쓴다는 지적을 받으셨습니다. 문장의 연결들로 생각이 모두 드러나게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구요. 그러니까 씀바귀님의 생각을 ...으로 함축한다거나, 앞에 A를 써놨으니 뒤에서 A'를 쓰면서, A를 앞에 써놨으니 알 수있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하셨어요.

 마지막은 게으르니쌤의 글인데, 이들 각자의 독특한 삶을 그려낸 사마천을 표현하려는 것은 알겠으나 글에서 표현이 잘 안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5명의 이야기를 병렬식으로 나열한 것 밖에 안된다하셨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깊은 사유로 확장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쓰기위해 생생한 전단을 전달하는 것은 성공하였으니, 다음엔 톡톡튀게 주제를 풀어내보고 싶어요. 다음에 글을 쓸 때엔 좀 더 집요하게 질문들을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론과 이론을 엮어서 정리하는 것 혹은 새 이론을 내 이론과 합을 맞추는 것과는 다른 글쓰기, 사고방식이라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유가 굉장히 필요하고 저에게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있어요. 영화를 보는 것도 사기열전을 읽는 것도 시를 읽는 것도 모두 같은 사고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며칠전 무비토크모임에서 알게되었습니다. 아직 많이 서투르고 여전히 '이게 뭐야! 왜 이렇게 질문해? 나는 무슨 질문을 해야 돼?'는 생각이 잠깐씩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고연습하는데에 다른 길을 조금 본 것 같기는 일단 해보기는 하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엔 드디어 글의 구조에 대해 배웠는데요. 오 드디어 이것을 배울 정도에는 도달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야호!짝짝짝!) 문탁선생님이 알려주신 내용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중학교 국어쓰기 교과서에 나와있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구조를 엮어내는 방식은 중학교 논술대회에서 글을 쓸 때 사용했던 방법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울 모든 것은 이미 어렸을 때 배웠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역시나 이번 시간에도 사기 시간은 재밌었습니다. 달래냉이 씀바귀님의 톡톡 쏘이는 말과 문탁쌤과 씀바귀님의 대화를 지켜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고 문탁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게으르니 쌤의 표정이 마치 단추모냥같아서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말이 많아지신 것 같은 메리포핀스님도 반가왔어요! 향기님 아프지 마시고 다음주엔 건강하게 뵈어요! 🙂

(후기가 너무 길어졌는데, 후기가 이렇게 길면 안되는 거죠? 헣)

댓글 6
  • 2015-01-23 16:37

    음.... 문탁샘의 이야기를 듣는 내 모양이 '단추모냥' ^^?

    과연 어떤 모냥(모양의 오타일지도...)일까?

    궁금하군^^

     

    이렇게 자발적(요즘 이 말에 대해 엄청 의심하고 있지만^^) 후기! 훌륭하오.... 고은^^

    그러게..... 우찌 나의 글은 그렇게 평면적으로 엮이는지.....

    결국은 자신의 논리를 '입체적(이게 진정 어려움)'으로 엮는 것이야말로

    글쓴이의 '역량' 이라는 피드백 ㅠㅠㅠ

    갈 길이 멀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벅 뚜벅 쓰리라는....

    • 2015-01-23 17:12

      단추모냥??

      내가 보기에는 너무 사모하는 듯한 표정!!

      게으르니야 너무 사모하지마^^

      탁쌤은 가정이 있어 ~~~

       

      난 그 나이에 아줌마들 쳐다본 기억도 없구만.

      동은이, 고은이(20대)랑 같이 공부하니 황공 ??합니다.

      이런 일이 흔히 일어나는건 아니쥐?

       

       

  • 2015-01-23 18:32

    제가 후기쓰는 것을 제일 어려워 하는걸 고은이가 어찌 알았나요?

    더구나 이렇게 꼼꼼한 후기를 보니 전 쓸말이 더욱 없어집니다 ^^;;;

    저의 후기는 다음 기회에......

     그저 고은이가 너~~~~~~~~~~무 고맙고 이쁘네요. ^^

    우리 친하게 지내요~ 담에 커피 한잔 살께요~

  • 2015-01-24 07:45

    생생한 후기 재밌게 보았어요.

    고은님의 글솜씨에 후기가 길게 안느껴졌어요. ^^

    문탁샘이 하시는 말씀이 세미나 시간에는 가슴에 팍팍 꽂히다가도

    막상 글을 쓸때되면 다 풀어지고 말지용.

    저는 아프지 않습니다. 다만 저질체력일뿐... ㅋㅋㅋ

  • 2015-01-24 08:45

    세미나 시간에는 잘 알아 듣겠는데 그걸 주워모아 내것으로 만들고 또 글로 연결해서 글쓰기로 나타낸다는게 매번 까마득합니다. ^^

    고은의 후기는 마치 그날의 세미나를 생중계로 감상하는 듯 하네요. 저보다 저의 문제를 더 잘 파악하는 고은. ㅎㅎ 감사 감사~~

    매번 애써주시는 문탁쌤, 회를 거듭할 수록 더 나아감이 있어야할터인데 그저 맴돌기만 하여 죄송죄송~~

    그래도 사기 글쓰기 넘 스릴있어여~~ㅎㅎ

    • 2015-01-24 14:36

      메리포핀스님도 은근 스릴을즐기는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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