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사고> 두번째 시간 후기

2015-05-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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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도 어렵고 후기도 어렵다.


분명 책읽기는 <역사와 계급의식>보다 쉬운듯 한데 읽고나서 머리 속이 뿌옇게 변하는 것은 <야생의 사고>다.


역자 해설정도는 이해할 것 같은데 본문만으로 그렇게 결론짓기에는 또 영 찜찜하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쓰자고 하면 한마디로 정리가 된다.


근데 그것을 좀 더 근거있게 쓰고자 하면 거기서부터 다시 혼란스럽다. 예들이 다양하고 복잡해서일까? 언어학개념들이 낯설어서일까?


아무튼 두번째 세미나의 총평은 이해되다가 다시 헷갈리고... 토론하면서 더 헷갈리고. 아... 어쩌지? 공부...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나?



일단계, 가장 쉬운 정리부터...



레비 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에서 신화적 사고의 예인 토테미즘을 분석하며 그것은   인류가 수만년에 걸쳐  대단히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관찰과 노력을 통해 발달시켜온 사고의 체계라고 말한다.  주술적 사고 혹은 미개인의 사고로  치부하던 것들이 실은 나름대로 여러 사물과 현상들에 질서를 부여하고 규율과 규칙을 부여함으로써 그 시간성과 공간성의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증명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상부구조의 변증법은 언어의 변증법과 같아서 먼저 구성단위를 세워야 한다. 그 단위는 둘씩 대립시켜 규정해야 한다. 그 다음 구성단위들을 사용해서 하나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 체계는 관념과 사실 사이의 종합적 조작매체의 역할을 하며, 사실을 기호로 변화시킨다. ... 정신은 이처럼 경험적 다양성에서 개념적 단일성으로 나아가고, 개념적 단일성에서 의미있는 종합으로 나아간다."




"구조는 직접 볼 수 있거나 관찰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 인간이 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존재하는, 그리고 그 기능은 사회체계의 더욱 심화된 논리를 구성하는 수준의 실체이다"



<야생의 사고>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부족들의 토테미즘은 세계와 우주의 질서에 관한 세밀하고도 구체적인 논리들을 발달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것은 분류에 기초를 제공하며 분류체계에는 그 논리의 구조가 반영되어있다. 또한 그것은 미개인들의 행위양식의 윤리의 기초로도 작용한다. 과학적 사고와 비교해 미개한 사고가 아니라 그들만의 고유한 체계성을 갖고 있는 다른 사유형식인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근대인들이 잃어버린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삶을 풍부히 반영하는 '구체의 과학'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 의문도, 헷갈리는 부분이 없다.


그러나 "정신은 이처럼 경험적 다양성에서 개념적 단일성으로 나아가고 개념적 단일성에서 의미있는 종합으로 나아간다."는 표현에서 서구문화중심적 사고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넘어 한편으로 다양한 인류학적 사례를 통해 '보편적 인간 사고의 유형'의 근거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아직 섣부른 판단일 지 모르겠지만 1장에서 비교한 신화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의 차이들은 다른 한편으로 무질서해 보이는 세계를 분류와 체계화를 통해 질서지으려는 인간정신의 본질적 특징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사회구조에 따라 다른 사고체계가 작동되기는 하지만 인간정신의 특징으로서 그것들은 문명과 미개가 아닌 동등한 다른 사유 체계들인 것이다. 근데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 것일까?...



4장의 토템과 카스트의 경우


이 장에서는 외족혼인 기본으로 하는 토템사회와 내족혼을 특징으로 하는 카스트를 비교한다.  그러나 실제로 내족혼과 외족혼은 혼합되어있다. 자연물을 토템으로 하는 사회와 제조물명을 토템으로 하는 사회를 비교해보면 둘 다 토테미즘 사고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  인도의 경우 제조물을 토템으로 하는 부족들이 많은데 미개사회의 카스트는 대체로 직능활동으로 구별된다. 카스트는 토템집단에 비해 분업적 계층화가 이루어져 내족혼의 양상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카스트사회가 토템집단에 비해 더 발달한 사회단계인 것은 아니다. 이 두가지 관점은  사회기능의 체계가 자연의 체계에 그리고 인간의 세계가 사물의 세계에 각각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종의 체계와 제조물의 체계는 인간이 자연과 문화의 대립을 초월하여 양자를하나의 총체로 생각하기 위해 사용하는 두 개의 매개 집합으로 보아야 한다. 토테미즘은 여자와 물건, 인구와 산물, 자연과 문화 등 미개인들이 공존을 위한 혹은 균형을 위한 '자동조절장치'의 기능이었다.


3장에서도 계속 언급된 바 '여성'의 교환과 '음식물'의 교환은 토테미즘의 논리적 구조를 현현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예들이다. 이 혼이과 음식물의 교환을 조정하고 규정하는 것이 바로 "토테미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중요하게 이해할 부분은


토템은 공시성과 통시성을 동시에 내재하고 있다. 토테미즘은 미개인의 사고에서 '개념도식'이지만 이것은 외부에서 취해온 요소를도입하기 위해 항상 열리면서 붕괴된다. 다시 말해 새로운 요소가 부가되면 체계는 불가피하게 수정될 수 밖에 없고 체계의 모습은 일시적으로 정지되기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이 아무렇게나 수용소에 갇혔을때 제일 먼저 그들은 각 부족의 구조를 조화시키기 위해 공동의 용어체계와 상호 대응규칙을 채택했다. 전통적 해석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그들은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냈다. 물론 이 새로운 해석은 예전의 개념도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즉, 역사와 체계의 관계는 역동적이다.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의 변천을 형성하는 통시적이며 공시적인 구조체가 있다.  가장 단순한 체계의 이항대립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면서 이 구조체는 형성된다.  이것도 어렵지 않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ㅎㅎㅎ



나무를 통해 구조의 개념을 설명하는 레비 스트로스의 말로 두번째 시간 후기는 마무리해야겠다.



"나무는 아래쪽으로 말하자면 강한 연유성을 갖고 있다. ... 그러나 위쪽으로 가면서 연유성의 부분은 감소하며 임의성의 그것이 증대된다. 말단부의 가지가 어찌되었든 나무의 안정성을 위태롭게 한다든가 그나무의 특징을 변하게 하지는 않는다. ... 그 구조는 출발점에서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분기에 따라서 이른바 타성 또는 논리적 냉담에 이르는 것이다. 그 처음의 성질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구조는 다수 다양한 사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영향도 주의깊은 관찰자로 하여금 구조의 성질을 확인해서 종류별로 나누는 작업에는 아무런 장애를 주지 않는다."



보편화와 특수화관계도 이런 구조와 가지성의 문제로 이해해도 되는 것일까?...




** 다음 발제는 새털님입니다. 7~9장 끝까지입니다.


   달팽이, 봄날, 뚜버기님도 메모 올려주시는 거 잊지마세요.^^




 


댓글 1
  • 2015-05-21 14:51

    발제를 하려고 읽고 있으니

    참 안읽히는 책이라는 생각만 가득하네요.....

    그래도 우짜든둥 읽어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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