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끝!

가마솥
2023-11-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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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날씨가 좀 따뜻했다고 철없는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렸다가, 어젯 밤 영하 추위에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이크크.
그러고 보니, 나도 추위에 된서리를 맞기 전에 월동 준비를 해야 겠습니다. 

일단 모든 야외 수도를 잠그고, 호스를 제거한 후 물을 뺍니다.
밖에 있는  어머니 화분들을 온실에 넣고, 전열기에 온도센서를 연결하여 영상 1도 이하면 전기난로가 작동하게 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던 '나의 까페'의 지붕천막과 모기장을 제거하고 그곳 따뜻한 볕이 드는 곳에 간이 온실을 만듭니다. 큰 온실에 다 못 들어간 화분은 이 간이 온실에 옯겨 놓습니다.  함께 화분을 옮기던 아들 놈이 묻습니다. 

"할머니 돌아 가시면, 이 화분들 어떻게 해요?"
"........  그 때 가서 생각하자."  솔직히 키울 자신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시기 전에는 매일 매일 돌봄이 필요한 녀석들인데, 어머니가 아프시고 내가 한 여름 잠깐 며칠동안 물을 안 주었다고 몇개의 화분을 가지만 앙상 합니다.

다음은 나무 차례.
잎에 파랗게 겨울을 나는 소나무, 전나무, 주목 등은 땅에서 적당한 높이에 짚으로 벌레잡이 띠를 두릅니다. 봄에 이 짚을 벗겨서 태워 벌레 혹은 벌레 알을 제거하려는 목적이지요.

 

 

 

 

 

 

 

 

 

 

 

수피가 아주 얇은 목 백일홍(베롱나무)는 목질부를 둘둘 쌓아 주어야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남쪽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놈이라서요.

 

 

이제 집주변의 낙옆 청소만 하면 됩니다. 주변에 굴참나무가 많이 있는데, 지난 주 비오고 바람 불 때 그 잎을 몽땅 떨구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도로에 떨어진 낙옆을 쓸어 내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거든요. 그 것을 서너 번 해야 하는데, 한번에 떨어 뜨려 주었으니까요.
폭 6m, 길이 100m 의 도로에 싸인 낙옆을 모두 쓸어서 한 곳에 모아 둡니다. 쓸지 않으면? 첫 눈이 오면 죽어 납니다.  눈과 낙옆이 엉켜 있으면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눈을 쓸어 본 사람만이 압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지내 도로 낙옆은 항상 내 차지입니다. 눈을 쓸어 본 사람이 별로 없어서......ㅎㅎ

 

마지막으로 우리집 마당의 낙옆을 쓸어 냅니다. 감기에 콜록 콜록 하면서도 밖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하빈이가 마당에 나옵니다. 내가 열심히 낙옆을 쓸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지, 지 놈도 몽당 빗자루를 들고 나옵니다.  

 내 손자 분명히  맞습니다!  ㅎㅎㅎ

 

댓글 8
  • 2023-11-13 19:18

    와, 경기도에서는 배롱나무를 이렇게도 알뜰히 싸야 하는군요!
    어릴 적 겨울이 가까와지면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선인장 화분들을 위해 온실을 만들던 생각이 나네요.
    월동준비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2023-11-14 00:19

    저희 집 어떤 분도 월동준비하고 완전 뻗으셨답니다. ㅎㅎ
    솥쌤도 건강 잘 챙기세요~~~^^

  • 2023-11-14 07:23

    하빈이 후리스 입으니 넘 예쁘네!!!

  • 2023-11-14 09:55

    마솥샘 글보고 아! 월동준비! 하며 마당을 쳐다봤는데 뭐 싸매 줄 애들이ᆢ수도꼭지밖에 읍네요 ㅎ

  • 2023-11-14 15:34

    악~ 빗자루 든 하빈이 너무 귀엽다~

  • 2023-11-15 01:37

    조기교육이 절로 되는군요! ㅋㅋㅋ

  • 2023-11-15 07:41

    동네 머슴? ㅋㅋㅋㅋ
    기왕하는거니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가마솥, 화이팅!!!

  • 2023-11-15 19:55

    와... 역시... 그 무수한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살게 된 건 우연이 아니었군요. ㅠㅠ
    (평창, 양양, 고기리를 보면서 단독주택을 꿈을 접어가는 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