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1234 후기(2)-헤어질 결심

1234
2023-11-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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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제가 이튿날 후기 담당입니다. 고은이의 바통을 이어봅니다.

저는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만난 양양 바닷가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점심으로 송월메밀국수에서 요요님과 사이좋게 비빔반 물국수반을 나눠먹고 맛 좋은 두부도 실컷 먹고 수육도 맛봤습니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짜잔~ 산속에서는 태풍주의보다 풍랑주의보다 실감이 안났는데, 바닷가 풍경은 달랐습니다.

추석 연휴 때 방영된 영화 <헤어질 결심>의 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탕웨이의 마지막 선택은 의외이지만 "마침내" 영원히 기억될 방법이기도 했을 터.

 

 

우리에게도 양양 바닷가와 도라지 마당에서의 1234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발표 둘 째날은 아침 7시부터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풍연님이 직접 갈아 내려준 디카페인 커피와 함께 담쟁이 식빵, 도라지의 사과쨈으로 양식을 한 번, 

토용의 선구안 누룽지와 또 역시 도라지의 손맛좋은 김치와 각종 나물반찬을 탈탈 털어서 한식 한 번. 

이렇게 저는 두 번의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8시30분 다같이 모여 4조 마지막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인디언님은 릴 틸먼의 <어머님을 돌보다>를 발표해주셨는데, 제게 인상적인 것은 "병원에서 노인환자는 짐짝 취급을 받는다. 환자를 돌보는 사람은 이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아내기 위해 저돌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인디어님도 이 구절을 마음에 새긴다고 했는데, 어머님과 병원을 돌며 겪는 어려움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양양1234에서는 발표를 하는 도중에도, 밥을 먹는 도중에도, 잠을 자는 도중에도 노린재를 쫓아내느라 몸을 뒤척이는 건 필수!

 

 

다음은 토용의 <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 고대인들의 철학하기는 생활양식 그 자체였다 것. 토용은 자신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내년에도 철학하는 이유는 문탁2층 공동체의 생활양식을 나누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의 호응을 얻었고, 여럿이 이에 부응하여 내년 철학입문 공부를 할 듯 보였습니다. 철학입문 반장으로서 호객 성공!! 불교학교 반장 도라지가 옆에서 나라 잃은 표정... 

 

 

오전 발표 마지막 순서는 고은이의 <망고와 수류탄>. 인터뷰어로 살아가는 고은이는" 구축주의"와 반구축주의 사이에서 자신은 어떻게 인터뷰이이를 만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었습니다. 구축주의라는 말에는 몇 권의 구술책을 떠올랐습니다. 밀양의 할매들 얘기가 담긴 구술책이며 세월호 가족들의 구술책들! 반(비)구축주의를 주장하는 저자에 공감하며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인터뷰이들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고은이는 기꺼이 인용부호를 벗기고 기꺼이 이들을 믿으며 그 이야기를 번역해보겠다는 것!! 사실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 구축주의와 같은 "인용"도 필요하고 반구축주의와 같은 "인용벗기기"도 필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마무리로는 간단히 1234 평가를 했는데, 말해모해. 장소/진행/심지어 부족한듯 꽉찬 먹거리까지 양양1234는 완벽했습니다!

나에게 내년 1234는 1233으로 횟수를 줄이자는 제안서를 쓰라던 봄날은 "이대로 좋다!"고 외쳤구요~

(1234로 부족한 것 아니냐던 가마솥님 글은 못 본 걸로 칩시다!!)

 

 

11시 30분쯤 비가 추적거리는 가운데 우리 모두 양양 바닷가로 길을 나섰습니다.

안녕, 그림 같은 집~

 

댓글 7
  • 2023-11-06 15:50

    1234내내 함께 했던 양양의 노린재들은 더 스마트해져서 내년에 돌아올것 같습니다^^

  • 2023-11-06 16:09

    파도치며 거침없이 들어오는 동해의 밀물을 보았습니다. 헤어질 결심의 바다가 거기 있더군요.
    아! 돌아오는 길, 여울아님 차에서도 양양에서 함께 출발한 노린재 한 녀석 발견했답니다.ㅎㅎ

  • 2023-11-06 17:22

    저희 노린재들은
    곧 풍월을 읊을 예정입니다! ㅋ

    • 2023-11-06 22:10

      노란 은행나무 아래서 님들의 글을 듣다 보니
      린포채를 만난 듯, 열반에 들어 간 듯
      재 속에서 피어나는 불씨 따라 온 것 뿐이라네.

      - 광화문 노린재, 동천동 노린재, 고기리 노린재 올림 -

  • 2023-11-06 17:45

    인문학적 노린재를 만나게 되겠군요 ㅋㅋ

  • 2023-11-07 07:49

    노린재가 곤충이름인 것은 알겠는데 어찌 생긴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어.... 검색해봤다는...ㅋㅋ
    근데 색깔 여러개던데
    양양, 풍월읊는 노린재는 뭔 색?

    • 2023-11-07 10:41

      색도 크기도 매우 다양합니다요. 단 냄쉐는 인간의 둔한 후각으로는 식별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그 수가... ‘린해전술’이었달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