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234는 양양에서!

고은
2023-11-05 11:56
527

 

길고 길었던 2023년 1234의 마지막은 도라지 쌤의 집인 양양에서 열렸습니다. 첫 순서에 가기로 했었는데, 이제라도 가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모두 도라지 쌤의 집에서 멋진 시간을 보냈답니다. 얼마나 멋졌느냐면 '문탁에서만 1234 하자'던 사람들 모두가 야외에서 하자고 마음을 돌릴 정도였지요!

 

 

4대의 차량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저는 우현, 동은과 함께 스르륵 쌤의 차에 탔는데요. 도라지 쌤 집에 다와가니 멋진 마을 풍경이 나왔습니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아기자기한 마을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지요.

저희는 스르륵 쌤이 예전에 다녀오신 적이 있어서 무사히 도라지 쌤 집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도착하니까 뒤이어 차 한 대가 부앙 하면서 윗길로 들어서는 게 아니겠습니까? 스르륵 쌤께서 저것은 여울아의 차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을 보니 확신할 수 있다, 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차는 여울아 쌤이셨는데요. 길을 여러번 잃으셨다고 해요^^..  또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각 차량마다 '여울아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도 하더라고요. 모두가 여울아 쌤이 왜 길을 잃었는지, 말해주지 않아도 이미 다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문탁의 생태계!ㅋㅋ

 

 

도착해서는 정말 맛있는 청국장과 순두부를 먹었습니다. 도라지 쌤이 준비해주셨어요. 아쉽게도 그땐 제가 아직 후기 내정자 이야기를 듣지 못한 상태라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있으신 분 꼭 댓글로 올려주세요! 순두부가 정말 맛있더라구요. 양양은 두부 특산물 지역으로 불려도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나서는 곧바로 첫 시간에 들어섰습니다. 도라지 쌤 집 마당에 둘러 앉았지요. 뒤쪽의 계곡물 소리로 약간은 시끄러웠던 터라 목소리를 크게 크게 해서 발표해주셨습니다. 비오기 전에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았어요. 다들 이 장면이 너무 좋으셨던 모양입니다. 인디언 쌤은 주무시기 전에 누워서 이 장면을 떠올리셨다고 해요. (노린재를 피하기 위해 얼굴에는 수건을 덮으신 채로요^^)

 

 

첨엔 다들 허리가 꼿꼿했는데, 점점 사람들 목과 허리가 굽어갑니다. 저와 우현이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누웠어요. 저는 바위에 앉아 있었는데 엉덩이가 넘 시렵더라구요. 한 타임 끝나고 나니 하늘이 슬 흐려집니다. 적절한 타이밍! 밖에서 조금 놀다가 안으로 들어갔어요. 야생 감(?)도 따 드셨답니다. 저는 돗자리에서 머리서기도 했어요. 산이 보이니 정말 좋더라구요~

 

 

귀여운 두 사진으로 아름다웠던 밖에서 세미나 시간 이야기는 마무리 해봅니다. 참, 자작나무 쌤이 1부에 이어 2부까지 사회를 봐주셨는데요. 다들 자작나무 쌤의 사회 진행 능력에 깜짞! 놀랐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진행, '유두리' 있는 3분~5분 초과, 할 말은 다 하면서도 예상 시간보다 일찍 끝내주기! 저는 제시간에 끝나는 게 넘 중요하기 떄문에 자작나무 쌤의 절도 있는 진행, 너무너무너무 좋았답니다!

 

 

들어와서는 요렇게 거실에 둘러 앉아서 2부와 3부 읽기를 진행했답니다. 저녁 먹기 전과 후로 나눠서, 9시까지 이어졌지요. 저는 밖에 세미나할 때 탐나 보였던 캠핑 의자에 앉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봄날 쌤이 계속 여기 수련회하기 딱이라고, 공간이 다 트여있어서 딴짓하는 걸 다 볼 수 있다며 흡족(?)해 하셨어요.

 

 

저녁으로는 무려 도라지 쌤이 직접 쑤신! 도토리묵으로 묵밥을 해먹었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맛있었어요. 저는 비건이라고 국물도 따로 해주셨는데요, 진짜 너무 맛있었답니다. (근데 사진은 왜 저런가... 그래도) 또 먹고 싶다... 반찬도 하나같이 너무 맛있었어요. 이날 새롭게 알게된 사실 하나, 스르륵 쌤은 김치 킬러다. 매 식사마다 김치를 접시채로 드셨답니다.  아, 그리고 이 저녁식사 중에 정군 쌤이 노린재를 드셨어요. 맛은 나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첨에 덜 갈린 향신료인줄 아셨대요. 노린재 드셨으니까 이제 더이상 '초등학생 입맛'이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답니다. 또 이때를 시작으로 정군 쌤은 노린재와 함께하는 1박 2일 생활을 하셨답니다. 저는 노린재가 하나도 붙지 않고, 가까이서 만나지도 않았어서 멀리서 정군쌤의 노린재 트라우마를 즐관했습니다^^

 

 

밤에는 준비위에서 준비한 무알콜 맥주 작은 사이즈 4캔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간식은 이미 세미나 도중에 다 먹어버려서, 도라지 쌤이 이것저것 꺼내주셨어요. 나중에는 한참 묵은 칭따오 병맥주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저는 일찍 자서 어찌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셨을란가 모르겠네요 ^^

 

 

아 자기 전에 쌍화탕도 한 잔 하고 잤답니다. 체력 절대 지켜!^^

 

 

담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렇게 멋진 산안개가 껴있었어요. 이튿날 후기는 이어서 여울아 쌤이 써주실 거랍니다. 그럼 전 이만 총총총

 

댓글 5
  • 2023-11-06 11:30

    아침 일찍 일어나 묵 쑤느라 손에 물집까지 잡힌 도라지님께 특별히 감사드려요. 덕분에 저녁 준비가 너무 수월했어요^^ 그러고보니 점심, 저녁을 도라지님이 다 차려주셨네요.

  • 2023-11-06 15:47

    저 행복 슈퍼, 운전 중인 제 눈에도 쏙옥 들어왔던 가게 였는데ᆢ ㅎ

    쥔장님 덕분에 맛난 김치를 포식하고 왔습니다.
    '행복'했어요~~~~~

  • 2023-11-06 22:00

    물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는 집이라니.......
    여름에 양양에서 다시한번 1234를 해야겠죠? ㅎㅎㅎ
    고생하셨구 고맙습니다.

  • 2023-11-07 07:46

    양양은 원래 두부, 손두부!!

  • 2023-11-07 10:39

    두부에 도토리묵에 기타등등 너무 잘 먹고 잘 떠들다 왔습니다. ‘세수를 안 했는데 왜 이렇게 안 미끌거리지??’ 했는데... 아 모든 비밀은 저지방식단에 있었달까요 ㅎㅎㅎ
    주제를 뽑아서 1년간 개인연구를 하자, 사전 피드백 모임을 하자, 40분 1인 배정제로 하자까지 1234의 형식이 완성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