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자유

토용
2023-10-2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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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부터 한 달간 자유부인이다!  하하하!!

남편이 이 글을 보면 좀 섭섭하겠지만, 볼 확률은 0%니까.

봄에 퇴직한 남편한테 독일 좀 가라고 계속 독촉했었다. 

간다 간다 하면서 비행기표는 왜 안사는지. 하루 날 잡아 옆에 딱 붙어서 결제까지 기어이 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쓰면 뭐 엄청 사이 나쁜 부부인줄? 

사실 남편이 집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불편하지 않다. 우린 서로의 일상에 별로 터치를 하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때 맞춰 밥을 안해도 되기 때문이다. 

진수성찬을 차리는 것도 아니면서, 그리고 딱히 밥하는걸 힘들어하지 않는데도 시간 맞춰 밥을 안해도 된다는게 참 좋다. 

 

남편은 자기가 하던 집안일을 내가 제대로 안할까봐 당부를 가장한 잔소리를 하고 갔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버리고 나서 꼭 씻어놔라 (반찬 안할거라 버릴 일도 없다고 '속으로' 대꾸했다)

창틀은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닦아라. 방충망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굳이?)

재활용 쓰레기도 모아놓지 말고 자주 버려라 (나올게 별로 없다니까?)

퇴직하고 집에 있더니 살림하는 솜씨가 좀 늘긴 했다. 그래서인지 자기가 없으면 아쉬울거라며 큰소리 치고 갔다. 

살림이 익숙해졌는지 독일 가서도 제일 먼저 한 일이 아들 집 청소였다. 아들 밥도 해주고, 도시락도 싸주고...

아들 먹는게 부실하다고 한걱정 하고 계신다. 

 

집에 혼자 있다고 엄청 여유가 있는건 또 아니다. 집-문탁만 왔다갔다해도 하루가 금방 간다.

한 달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한 달간 집에서 주로 먹을 음식들. 밥은 문탁에서. 

 

 

댓글 6
  • 2023-10-27 09:19

    뭔가.... 쫌 부럽군요.^^

  • 2023-10-27 09:53

    추카한다!

  • 2023-10-27 10:37

    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화사하셨다는ᆢ:)

  • 2023-10-27 14:14

    문탁에서 더 자주 밥 같이 먹어요~~^^

  • 2023-10-27 22:28

    집-문탁만 해도 일 년이 순식간인데,
    한 달은 찰나겠지요!
    그래도 쌤의 자유부인 한 달 살이 축하드리옵니다~

    그나저나 쌤네 창틀이 저희 방바닥보다 깨끗하겠네요. ㅎㅎ

  • 2023-10-28 21:09

    부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