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의 이해 5,6장 후기

최현민
2017-10-31 15:50
489

이번 세미나에서 다뤘던 장은 대망의(!) 실재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과학철학의 이해 제2부 실재론과 반실재론. 5,6장의 발제를 제가 맡아 했죠. 실재론과 반실재론... 재밌을 줄 알았습니다.

첫 장을 읽어가면서 생각이 짧았던 제 선택에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이전에 했던 장들에 비해 내용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발제 준비하느라 하루를 꼬박 다 썼습니다ㅠㅠ...

다행히(?) 어려워 한 건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감각으로 관찰할 수 없는 것들(이론적 대상)까지도 과학은 존재한다고 합니다. 원자, 분자, 만유인력 등이 그런 것들이죠.

이에 대한 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이론적 대상의 존재에 관해서 과학을 신뢰해도 되는가?

이 질문은 반실재론자의 입장에서 실재론에게 던지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과학적 실재론은 세 가지 측면의 요구사항에서 충족되어야 합니다. 형이상학적, 의미론적, 인식론적이 그 세 가지입니다.

이론적 대상들이 정신-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지를 묻는 형이상학적 실재론,

그런 대상을 지시하는 과학이론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관찰 개념으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론적 실재론,

과학적 대상들이 실제로 인식가능하며 참을 의믜한다는 인식론적 실재론.

세 측면 중 하나만 부정하면 반실재론자의 입장이 됩니다.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논의도 이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형이상학적 실재론. 여기서는 중요하게 고려되는 질문의 내용이 변합니다.

관찰할 수 없는 이론적 대상 대신, 우리가 감각하며 사는 외부세계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외부세계는 존재한다는 전제를 가진 입장(형이상학적 실재론)에서도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에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직접적 실재론은 사물을 우리의 감각으로 직접 인식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반박당할 여지가 많죠. 반면, 관념주의는 외부 사물에 대응하는 정신 속의 관념을 인식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재하는 사물과 우리의 관념 사이에는 인과적 절차가 있습니다. 이것이 인과적 실재론입니다.

관념주의는 인과적 실재론과 병행합니다.


두 이론 모두 감각적 세계는 존재한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관념 혹은 감각으로 인식하는 외부세계의 상이 실재하는 외부세계와 존재하는지를 두 이론은 증명할 수 없습니다.

형이상학적 실재론의 맹점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클리는 관념론을 끌어옵니다.

외부세계는 정신-독립적으로, 달리 말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관념되는 것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감각하는 세계는 존재한다고 현대과학자는 결론지었습니다.

존재에 대한 믿음이 과학에서 발견한 세계의 규칙성과 잘 부합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에 과학적 실재론도 주장합니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이론적 대상들도 존재한다고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결국 외부세계의 존재를 입증하는 논리와, 이론적 대상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의미론에서는 논리실증주의를 다룹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만이 우리에게 유의미하다고 논리실증주의자는 주장합니다.

경험과 동 떨어져 있는 얘기는, 감각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부세계의 존재에 대한 논의는 엄밀히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외부세계가 실존하든 말든, 우리는 세계를 감각으로 경험하고 있고, 감각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론적 대상을 제시하는 과학이론에 대한 입장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경험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치부하거나(의미론적 도구주의), 이론용어를 관찰개념으로 환원하는(환원적 경험론) 것입니다. 의미론적인 측면에서 논리실증주의는 과학적 실재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실재론자의 인식론적 요소를 부정하는 입장은 구성적 경험론입니다.

구성적 경험론자, 반프라센(앞으로도 자주 등장할..)은 과학의 역할을 달리 규정합니다.

관찰할 수 없는 것의 원리 대신, 관찰할 수 있는 것의 원리를 발견하는 것이 과학의 탐구정신이라고 그는 생각합니다.

과학이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을 과학 이론이 참되게 설명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관찰하는 현상에 경험적으로 충족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이론을 수용하더라도, 과학이론이 함축하는 이론적 대상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이론적 대상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구성적 경험론을 논박하면서 과학적 실재론의 입장을 세워준다고 합니다.

그 방식이 설명과 추리인가 봅니다.

실재론이 예상치 못한 복병이서

다음 장의 발제는 각 장을 나눠서 곰곰님과 지금님이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ㅎㅎㅎ 

 

댓글 2
  • 2017-10-31 22:58

    많이 어려웠는데 발제만큼이나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었네요.고마워요^^

    반실재론자들중에 미결정성의 문제를 제기했던 회의론자들 얘기를 덧붙이면,

    동일한 증거, 경험들에 서로 다른 이론들이 양립할때, 이 상충하는 두 이론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을 미결정성이라고 부르죠. 

    결국 이들은 특정이론을 진리로 받아들일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 

    이에 대한 반론중 재미있는 것이 이론의 단순성이나 우아성 내지는 설명력과 같은

    비경험적 덕목(초경험적 덕목) 이 이러한 미결정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설명력등은 7장에서 좀더 논의 될것 같습니다 

  • 2017-11-02 16:36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내용은 난해하네요. 개념 이해하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었는데

    여러 과학자들의 주장을 따라가며 흐름을 이해하려니 갈팡질팡했네요.

    현민군 덕분에 흐름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정신을 잘 차려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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