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쩌허우 - 고전공방&루쉰&맑스, 삼각지대 교차로? ㅋㅋ

문탁
2016-02-21 12:12
596

1. 어떻게 읽을 것인가?

 

   진달래 반장의 후기에도 잘 드러나있지만 <대학>과 <중용>을 읽는 올해 고전공방팀의 문제의식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신유학 (송명유학, 성리학, 송학, 주자학, ...등 여러 용어를 쓸 수 있지만 전 일단 선진유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신유학이라고 쓰겠습니다.)은 당대 무엇과 대결했는가? 그리고 진정 그들이 혁신한(리-라이팅) 내용은 무엇인가?

   둘째, 우리는 그들의 리-라이팅을 다시 리-리-라이팅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지금 우리가 무엇과 대결하고자 하는가에 달려있겠죠. (바꿔 말하면 자기 고민/화두가 있어야 리-라이팅이든 리-리-라이팅이든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여러분...모두 있으시죠? 하하)

 

 

2. 어떻게 읽어왔는가?

 

  그동안 학이당에서는 몇권의 중국사상사를 읽어왔습니다.

 

  펑유란(1894~1990), 슈워츠(1916~1999), 그레이엄(1919~1991) 그리고 줄리앙(1951~)

  펑유란은 후스(1891~1962)와 동년배입니다. 루쉰팀, 후스 기억하시죠?  1917년 미국에서 귀국하자 마자  동료인 천두슈가 2년전 창립한  <신청년>에 '문학개량추의'라는 글을 발표해 백화문운동을 제창한 사람. 아시다시피 그 맥락 하에서 루쉰이 최초의 근대소설인 <광인일기>를 발표하게 되구요. 듀이의 제자인 후스가 실용주의 방법론으로, 그리고 백화문운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쓴 것이 1919년 <중국철학사대강>입니다. 펑유란 역시 미국유학파이지만 후스와는 좀 다르죠. 어쨌든 34년대 펴낸 그의 <중국철학사>는  신실재론의 방법론으로 중국철학을 정리한 최초의 그리고 위대한 저작입니다. 그의 중국철학사는 중국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살아낸 그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죠.

 

  슈워츠(미국동부)와 그레이엄(영국)은 서양의 중국학 양대 산맥을 대표합니다.

  유가를 중심으로 중국고대사상을 서술하는 슈워츠는 '보편성'을 중시하는 학자이고

  후기묵자(합리주의)와 장자(반합리주의)의 길항관계로 중국고대사상을 서술하는 그레이엄은 '특수성'을 중시하는 학자라고들 합니다...만..... 음... 

  어쨌든 재밌는 것은 슈워츠의 박사학위논문은 <Chinese Communism and Rise of Mao> 입니다. 두번째 책은 <In search of Wealth and Power : Yen Fu and West> 입니다. 루쉰팀...익숙한 인물이 보이시지요? 맞습니다. Yen Fu ! 염복! 동아시아 근대 지식인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친 <천연론>(헉슬리)의 번역자. 슈워츠는 이 책에서 옌푸의 헉슬리 번역이 사실상 오역인데 이게 의도적(어쩌면 무의식적?) 오역이라고 주장한답니다.

   그레이엄의 박사학위 논문은 뭔지 아세요? <Two Chinese Brothers>입니다. 즉 북송오자 중 두 명인 정명도, 정이천 이 브라더스에 관해 연구를 한 거죠. 

 

   줄리앙(프랑스)은 위의 두 사람에 비해 훨씬 더 우리와 동시대적 인물입니다. 당근 프랑스의 지적전통위에서 중국사상을 탐구하는 사람이구요. 어쨌든 줄리앙이든 그레이엄이든 이들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서양적 사유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였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맥락 속에서 중국(동아시아)을 리-라이팅 하고 있는 것이지요.

 

   쏘우 왔?

   그래서 우리는?

 

3. 어디에서 출발할 것인가?

 

  올해는 리쩌허우(1930~~)를 읽어볼까 합니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고 있는 리쩌허우.

  중학교 시절부터 루쉰을 탐독하고 루쉰에 깊이 공감했던 사람

  루쉰을 통해 '투창'과 '비수'의 의미를 배웠다는 사람 

  루쉰팀이 지난 학기에 읽은(?) 왕후이의 젖줄.

  <캉유웨이와 단스퉁 연구>로 학위를 받은 사람

  문화혁명시기 10여년간 하방을 경험했던 인물.

  그러나 사상계에서 포스트 마우쩌뚱 시대를 연 기수로 평가받는 인물.

  하여, 교조적 맑시즘에 빠져있던 중국젊은이들의 영혼을 일깨웠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라는 책에서 "중국 전통으로 마르크스와 칸트를 녹여내고 하이데거의 것까지 포괄" 해야 한다고 말하며 또한  유학의 정수를 생생불식(生生不息, 사물이 끊임없이 생장하고 번성한다는 뜻)의 인류학 기초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음....저도 한 때 맹자를 인류학적으로 읽어내야 한다고...힘주어 주장했었는데....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로부터는 비맑스적이라고 욕먹고, 우파로부터는 지나치게 맑스적이라고 욕먹는 사람.

 

   어쨌든 그 리쩌허우를 읽어볼까 합니다.

   동아시아의 전통 속에서 'NLPD' (아, 오랫만에 써봅니다!) 의 고민을 해왔던 게 우리였다면

   식민지, 근대, 맑시즘의 복잡한 착종 속에서 살아왔고 사유해왔던 리쩌허우의 고민이 남다르게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특히 <고전공방>과 <루쉰>과 <맑스>를 동시에 공부하는 2016년, 리쩌허우를 읽는 느낌은 좀 새롭지 않을까요?

   <고전공방>팀으로서는 그가 말하는 '육경주아()의 글쓰기'도 좀 배워야 할 것 같구요.

  

4. <루쉰>팀은 리쩌허우의 <중국고대사상사론>, <중국근대사상사론>, <중국현대사상사론> 3부작에서  <중국근대사상사론> 중,  '옌푸론'과 '장타이예 해부', '루쉰사상발전에 대한 약론'  그리고 <중국현대사상사론> 중 '후스, 천두슈, 루쉰' 부분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5. <고전공방>팀은 일단 리쩌허우의 <학설>과  우쌤이 추천하신 진영첩의 <주자강의> 두 권을 먼저 읽어볼까 합니다. 여력이 있다면 리쩌허우의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 까지 보구요.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차차 이야기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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