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공방> 4월 7일 후기

인디언
2016-04-09 09:13
380

전 9장 제가치국 마무리하고 10장으로 넘어갔습니다.

9장은 요순과 걸주의 이야기로 推己及人, 己所不欲勿施於人 즉 恕로 나아갑니다.

추기급인의 원출전이 <안자>라는 문탁샘 말씀에 찾아보니 <안자춘추>내편에 관련 고사가 나오네요.


제 경공 때 눈이 사흘간 내렸는데 호백구를 입고 있던 경공이 ‘눈이 내려도 날씨가 춥지 않다’고 하자

안자가 古之賢君飽而知人之飢 溫而知人寒 逸而知人之勞 今君不知也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경공이 춥고 배고픈 자에게 베풀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공자님께서 晏子能明其所欲 景公能行其所善也 라 하였답니다.


그리고 시 세편이 나옵니다.

본론을 이야기 한 후 <시경>을 인용하여 부연 설명하는 구조인데 우리는 늘 부연 설명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복숭아꽃 피는 봄에 시집가는 새색시를 축하하여 노래한 시,

제후들이 천자에게 알현하러 왔을 때 천자가 잔치를 열고 은혜를 베풀며 노래한 시,

항상 법도에 어긋나지 않아 백성에게 모범이 되는 통치자를 칭송한 시입니다.


詩云 桃之夭夭 其葉蓁蓁 之子于歸 宜其家人 宜其家人而后 可以敎國人

이 부분에서 齊家의 齊=和 라는 생물학적(?) 해석이 있었지요.

여자가 시집가서 남자와 和하면 家를 이루고 子를 낳아 형제들이 생겨나고....

이것이 齊家의 시작이자 끝이다. 옛날 사람들은 자연을 보고 통찰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게으르니는 결혼도 안했는데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

전10장으로 넘어갑니다. 治國平天下입니다.

絜矩之道가 나오는 장이지요.

老老所謂老吾老也 興謂有所感發而興起也 孤者幼而無父之稱 絜度也 矩所以爲方也

言此三者 上行下效 捷於影響 所謂家齊而國治也 亦可以見人心之所同 而不可使有一夫之不獲矣


노노는 <맹자>양혜왕상 곡속장에 나오는 “老吾老也”의 노를 말합니다.

여기서 感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요. ‘느껴서 마음이 움직인다’

즉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上行下效 捷於影響 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유가에서 말하는 無爲之治겠지요.

그저 본보기만 보여주면 敎와 治는 이루어진다는.

이 대목에서 <중용> 20장 人道敏政 地道敏樹 夫政也者 蒲盧也이 생각났습니다.

敏於事의 敏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민첩!

우리는 고전공방에서 <대학>을 공부하면서 이문서당에서 <중용>을 읽는 것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다시 한번 감탄하며 감사했답니다.


是以君子必當因其所同 推以度物 使彼我之間 各得分願 則上下四旁 均齊方正 而天下平矣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같은 마음(老老 長長 恤孤의 孝弟慈)을 따라서 마땅히 내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니,

상대방과 나 사이에 각각의 분에 맞는 바램을 얻게 하면 상하사방이 고르고 가지런하며 방정해져서 천하가 화평해질 것이다.


各得分願에 대한 활발발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특히 分에 대하여... 직분이냐, 분수냐...

직분이라고 하면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가 너무 규정적인 것 아닌가?

다시 敎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敎, 當, 分, 中

3000개나 되는 곡례가 있었던 것도 경우에 따라 마땅한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

결론은 가능성이자 한계? 정도로 정리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가가 생각하는 질서에는 이 分이라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 아닌지.

혈구지도를 설명하는 다음 절에서 이 부분을 좀 더 잘 이해하려고 시간이 걸렸습니다.

至於前後左右 無不皆然 則身之所處上下四旁 長短廣狹 彼此如一 而無不方矣

전후좌우에 대해서도 (앞에서 설명한 상하의 경우와) 모두 다 마찬가지니,

내 몸을 둘러싼 상하사방 장단광협이 피차 같아서 방정하지 않음이 없다.


장단광협은 뭐고 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장단광협은 각자의 分이 다르다는 것이고, 같다는 것은 그 이치가 같다는 것이니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방정하지 않을 것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10장 앞부분을 마치고 이제 다시 <시경>인용 부분이 남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10장을 끝까지 다 마칠 수 있기를...

그리고, 마지막 시간에 <주자강의> 세미나 대신 <대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복습하기로 했습니다.

함백까지 가서 스승님 앞에서 버벅거릴 수 없으니 잘 읽고 해석해보고 가자는 거죠. 

 그러니 모두들 <대학>을 부지런히 읽어보시어요.^^


댓글 5
  • 2016-04-09 10:44

    전 요즘 고전공방 너무 좋아요.

    공부하는 것도 재밌고,  친구들도 너무 좋아요.

     

    인디언님이 이런 후기를 올려주면 너무 기쁘고,

    여울아가 대학원문을 잘 읽으면 너무 기쁘고,

    예의 그 까칠한 안사장이 멋모르고 날뛰는 우리들을 중간중간 탁탁 제어하는 것도 너무 기쁘고,

    고로께가 불통에서 반통, 통으로 갈 때까지 얼마나 읽었을가 싶어서 고맙고,

    게으르니가 좀 더 진전된 사고를 보여주면 너무 기쁘고,

    풍경이 자기 깨달음을 드러내면 너무 기쁘고,

    세미나 시간 내내 말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느낌을 받을텐데도, 담쟁이가 세미나가 재밌다고 해주니 너무 기쁘고

    음... 그 밖에 느티나무, 세콰이어, 구름, 씀바귀, 진달래 등등 동학 모두에게 고맙고 기뻐요.

     

    이제 우리는... 자누리가.... 잠도 안 자고 ...지나치게 공부하는 것만 막으면 될 것 같아요. 호호호....

    • 2016-04-09 10:47

      그리고 이건 약간 자뻑인데... ㅋㅋㅋ

      '고전공방' 이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공방이 뭔가를 조탁하는 곳이잖아요?

      우리는 요즘 주희의 개념 하나 하나를 조탁하고 있는 것 같아요^^

  • 2016-04-09 12:09

    저도 공방 세미나가 참 재밌습니다.

    외국어로서 강독만 하다가 개념 하나하나 글자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니 훨씬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몇 년동안 학이당에서 공부하신 분들께 이것 저것 얻어듣는 것도 많아서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은 선물을^^

    그리고 자누리쌤, 보고 싶어요. 얼른 쾌차하시길....

    • 2016-04-09 13:01

      오...해석까지... 

      감사합니다

      안사장, 싸랑해요~~~

    • 2016-04-11 10:54

      고맙습니다.

       

      읽어보니....하......제가는...음...장난이 아니었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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