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논어 3분기 3강후기; 10장 어질게 혀를 차다...

뚜띠
2020-11-07 03:18
380

논어를 공부하다보니.. 그동안 옛적 남의 나라 성인께서 에헴하는, 그야말로 공자왈 맹자왈 하시는 모습만 연상되었었는데. 수업을 하다보니, 공자님의 모습이, 육포 한다발만 들고 와도, 조금 맹한 사람도, 심지어 말이 안통하는 이민족의 어린 소년에게도 가르침의 손길을 펴시는 품넓은 모습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쩔 땐 속 좁은 시누이도 아닌데 사람의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도 꼬치꼬치 들추시고 지적하시니 뭐 그렇게까지 하시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식초가 없어 빌리러온 이웃에게 다른 집 식초를 얻어다 준 미생을 탓하시더니 이번 10장에서는 불인한 이를 보며 분노를 날리는, 스스로 인하다고 여기는 이의 태도를 꼬집으신다.

공자님은 사나운 이가 가난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는 모습이 亂하다고 하시면서 한편으로는 不仁한 사람을 보면 그 불인함에 방방 뛰며 미워 하는 자칭 仁한 사람의 행동또한 동급으로 亂하다고 하신다. 그는 불인한 사람을 지적질하며 자신의 인함을 자랑하고 싶었겠지만, 공자님 앞에서는 또다른 종류의 불인한 타입일 뿐인 것이다. 하하하!!

그렇다면 인한 사람은 불인한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생님께서는 살살하라고 말씀하신다. 아마도 불인한 사람을 보면 그 불인함을 미워하며 분노를 표할게 아니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그를 도와 바로잡아줄 방도를 고민하며 부드럽게 이끌라는 뜻인 것 같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보니 살면서 인함보다는 불인한 쪽으로 더 많이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도 별반 다르지 않을 스스로의 처지가 새삼 가슴을 친다. 그러니 벗님네들 앞으로 나의 불인함을 보시게 되거든 불꽃같은 분노로 저를 몰아붙여 함께 亂함의 구렁텅이로 빠지지 마시고 살살 가르치고 이끌어 참으로 어진자의 모습을 보여주시길..

 

댓글 2
  • 2020-11-08 09:19

    불인과 난! 제가 결석한 수업에서 주옥같은 말씀이 오갔군요......

  • 2020-12-06 19:26

    아! 저도 이 귀절 여운이 오래 남았어요.
    불인한 사람을 참지 못해 난을 일으키고 결국은 이권을 쟁취한다는
    하지만 이런 난이 있어야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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