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거니? 어떻게 지내는거야?

정군
2023-12-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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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공동체들에서 2024년 프로그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탁은 언제 올라오는거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텐데요. 네 저희도 준비 중입니다. (수일 내에 올라올 거여요)

그리고, 저(정군)도 준비 중입니다. 아직 올해 프로그램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는 합니다만, 미리미리 해놔야 잠깐이라도 놀 틈이 생기니까요. 새로운 해를 맞을 준비의 첫번째는, 녜... 읽을 책들을 모으는 겁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원래 '계획'을 세울 때가 가장 즐겁잖아요? 두근두근하고, 또 어떤 새로운 앎, 만남이 있을지 기대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계획'을 세우는 동안에는 붕붕 뜨기가 쉽습니다.(특히 제가 그래요) 그러니까...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하면... '들뜬 마음으로 제 무덤을 판다'는 의미죠.

그래서 그렇게 붕붕 뜬 마음도 가라앉힐 겸, 현실이 얼마나 암담한지 현실감각도 돌려놓을 겸, 내년에 읽'어야하는'(주의 하세요, '읽을'이 아닙니다) 책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먼저 올해 시작한 철학입문은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올해는 '철학사'를 읽었는데요, 제 느낌이지만, 그 과정에서 '철학'이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 있습니다. 이 '느낌적인 느낌'을 이어서, 내년에는 '고대철학', 그 중에서도 스타 중의 스타, 스타들의 스타라 할 수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전을 읽어갈 계획입니다. 물론, 우리는 '입문'이니까... 처음부터 막 '왁왁 부와아아아악' 이러면 안 되니까. 당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 철학사적 맥락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는, '도입'에 해당하는 세미나를 시즌1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거의 뭐 부담이 확 낮아...지....죠?)

 

책들이 막 엄청 두껍지만, '전집'들이라 그렇습니다. 책 속의 짧은 부분을 읽을 겁니다. 겁먹지 마세요.

 

다음은 철학학교입니다. 철학학교는 점점(이라기엔 거의 시작부터) 고인물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흐름(고인물화)을 어떻게 돌려야 하나 고민했었는데요. 이제 그런 고민 안 합니다. 오히려 그 흐름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철학학교는 올해도 하드코어하게(그러나 행복하게) 진행해 갈 계획입니다. 큰 변화가 있다면, 지난 3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해 왔는데요. 올해부터는 목요일 평일 저녁 오프라인 세미나를 하려고요. 귀가가 늦어지겠지만 대면 세미나 특유의 장점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뒤풀이 자주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올해 철학학교에서는 칸트 3비판서 '완독'을 목표로 합니다. 제가 종종 말씀드리곤 하지만, '이해'는 두번째고요. '완독'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평생 3비판서를 한번만 읽을리가 없지 않습니까. '완독'의 경험을 계속 쌓아가면서, 두번째, 세번째 읽을 때 이해도를 점점 높여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 다음은 사실 제가 내심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세미나입니다. '문탁네트워크 사회-문화학 학교 준비 세미나'(가)입니다. 

이건 따로 모집 공지가 올라가진 않을 겁니다. 기본 계획은 향후(2-3년 또는 3-4년 후) '사회학 세미나' 튜터가 될 '송oo'라는 랩도 하고 동영상 촬영 편집도 하면서 요즘은 축구에 빠져있는 익명의 청년이 있는데요. 그 청년과 제가 따로 꾸린 '준비 세미나'입니다. 보시다시피 크게 보아 '사회학'의 고전들에 해당하는 텍스트와 비교적 현대적인 텍스트를 1년에 걸쳐 읽을 계획입니다. '왜 고전인데 베버나 뒤르켐이 없지?'라는 의문을 가지실 분이 계실 줄로 압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일단 첫해는 그래도 좀 '재미'있는 걸 읽어보려고요. 내년, 내 후년에 걸쳐서 그것들도 다 읽어야죠. 

그럼 그렇다고 이 세미나는 달랑 둘이서만 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모집 공지만 올리지 않을 뿐이지, 오며가며 저나 익명의 그 청년을 마주치신다면 슬쩍 '나도 그거 하고 싶은데?'하며 귀뜸해주셔요. 바로 모시겠습니다. ^^

 

자... 이렇게 책들을 올려놓고 보니 2023년 연말의 저로서는 2024년 봄의 제가 슬슬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면 꼭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조성모가 부릅니다. To Heaven "괜찮은거니 어떻게 지내는거야~~"

아마 내년 3월엔 이런 노래를 부를 겁니다. 이승환이 부르죠.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댓글 6
  • 2023-12-02 17:24

    와, 은근슬쩍 이렇게....

  • 2023-12-02 19:23

    ㅋㅋㅋ 고전학교 분발하셔야 할듯요^^

  • 2023-12-02 20:03

    오옷! 동은이도 내년에 인류학, 신화학 관련 세미나 열지도 모르는데..
    암튼 내년에 읽을 책을 모으는 계절이군요. 제 책상에도 책들이 높이 높이 쌓여가고 있는데..ㅎㅎㅎ

  • 2023-12-02 20:17

    첫번째 사진의 책들이 왜 우리집에 많이 있는걸까요? ㅋㅋㅋ

    • 2023-12-03 14:20

      이제 저 책들을 책꽂이에서 꺼내셔야 할 때인가봅니다. 기다릴게요^^

    • 2023-12-11 13:10

      사지 않아도 된다는? 야그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