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 6회차 후기-무아이기 때문에 윤회한다

인디언
2023-06-30 17:39
243

이번 시간에는 무아와 윤회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집안일, 건강 등의 이유로 못 오신 분이 많아서 아쉽지만 오붓하게 공부하고 고은님의 <함께 살 수 있을까> 출판 축하파티에 함께 하느라 경전은 못 읽었네요.^^

 

경덕님은 효주님 대신 <깨달음의 재발견> 3, 4장을 발제하시고도 많이 아파서 오질 못했어요.

무아설, 비아설, 무기설 등에 대한 저자의 논의를 정리하고 유루선, 무루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번뇌 속에 있지만 세속에서 선을 행하면서 사는 유루선과 세속을 떠나 해탈을 추구하는 무루선. 불교는 선과 악을 떠나는 해탈, 열반을 향해가지만 세속적인 삶에서는 선인낙과, 악인고과의 윤리를 이야기했습니다. 상견도 단견도 다 부정하는 부처님은 이 현상의 세계 속 어디를 찾아보아도 실체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찾을 수 없지만(무아) 그 현상의 세계를 초월한 곳에 ‘나’가 존재하는지 어떤지에 대해서 침묵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유’의 문제에 대해서도 붓다는 무기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것들보다 더 긴요한 문제인 괴로움으로부터의 해탈을 위해 정진하라는 것이 붓다의 이야기고 이럴 때 실천적인 자유는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아와 윤회가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아이기 때문에 윤회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하는데, 뭔가 변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면 윤회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윤회하는가 라고 생각하면 영혼이나 마음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은 연기한다고 하면서 윤회의 주체를 생각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갈애멸진의 긴 경>에서 사띠 비구가 ‘식’이 윤회한다고 한 것이 그것인데, 사띠 비구는 윤회의 주체가 있다는 견해에 끄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자후에 대한 큰 경>에서 ‘다섯 갈래의 운명’이 나오고 ‘청정한 신들의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다시 이 세계에 올 수 없다’는 구절이 나와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요요샘은 <불교의 삼계>를 표로 만들어서 욕계, 색계, 무색계의 천상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다섯 갈래의 운명은 욕계에 존재하는 오취(다섯 갈래의 운명-인간, 아귀, 축생, 지옥, 천상/여기에 아수라를 더하면 육도)를 말하고, ‘청정한 신들의 하느님의 나라’는 색계에 속한 정거천을 말하는데 사선에 들면 이 불환자의 청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욕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색계와 무색계는 선정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하늘이라고 하네요.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불환자의 청정이니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올 수 없는 거죠. 붓다가 이 세계로 돌아올 수 없으면 중생을 구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의 경 속에서는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을 보면 ‘우리도 한 때 저런 사람이었다’라고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윤회인과의 사슬 속에서 우리는 평등한 존재로 자비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고, 바다보다 많이 흘린 눈물과 피는 철저한 수행을 행하는 수행승들을 통해 윤회를 설명하고 윤회적 삶을 끊는 것이 열반임을 설명해줍니다.

이번에 읽은 경들에서는 니칸타 나타붓타 등 여러 사문들의 주장이 나오고 부처님이 이를 매우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깨부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잘 읽어보면 정말 논리적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문답을 따라가면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부처님의 말씀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죠. 그냥 믿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깨닫는 것, 불교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깨달음의 재발견> 나머지를 모두 읽고 니까야 강독 1권 4편 계,정,혜를 읽습니다. 시즌2 마지막 시간이네요. 에세이를 써야하니 무엇을 키워드로 쓸지 생각해오세요.

댓글 2
  • 2023-07-01 17:33

    감사하게도 녹화해 주셔서 지난 수업 잘 들었습니다.
    그래도 현장의 이해를 따라가기 힘들더군요. ㅠㅜ
    아직도 '무아이기에 윤회한다.'는 잘 알겠는데...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요.
    너무 많아서 뭐가 헷갈린다고 콕 집어 말하기도 힘들다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우리 모두 "인과의 사슬 속에서 평등한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늘 열등하고 나만 힘든 것 같다는. 그런 자만에 빠져 사는 인간이라 저 이야기가 귀에 콕 들어온 것 같네요. ㅎㅎ
    제 찌질한 자만의 윤회 또한 빨리 끊어야 하겠습니다!

  • 2023-07-03 14:51

    불쌍하다, 안됐다는 말에 급발진하던 때가 있어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물론 말이라는 것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위로가 될 수도, 모욕이 될 수도 있죠.
    우리는 늘 각자의 욕망이 지어내는 세상 속에 살고 있기에 주고받는 말의 대부분이 오해와 이해, 추론과 망상
    사이 어디쯤에서 떠도는 것 같아요.
    그런데 경전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평등함을 윤회적 생존 속에서 무한히 흘린 피와 눈물, 고통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풀리는 게 있었어요.
    이러저러한 조건 속에서 수없이 윤회적 생존을 이어가는 한 불쌍할 수밖에 없구나 싶더군요.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지금 현재 어떤 모습으로 있든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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