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술사> 강좌후기
김희경
2013-03-29 11:55
804
내게 미술이란
찬란했던 (?) 단 한 시절을 추억하는 단어에 불과하다.ㅋ
나는 국민학교 3학년 때 창경원에서 열렸던 전국 미술대회에서 사자를 그려 입상을 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나의 이력은 그걸로 끝났다.
이후 버라이어티한 나의 삶 속에서 미술은 자리잡지 못한 채 멀어지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미술 관련 서적들은 아이들에게 읽혀지기를 강요하는 목적형 서적으로 손을 타지 않은 채 곱게곱게 모셔져 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미술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리긴 했나보다.
6회기라는 짧은 강좌도 매력적이었거니와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 않은 강사의 강좌라는 감언이설이 내 맘을 움직였으니...
음.....
자그마한 몸집과 하얀 피부를 지닌
정서적으로 조금은 예민할 것 같은 남자.
그 남자의 얇은 입술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조곤조곤하고 상냥한 말투...
일단 마음에 든다. .
그림, 공간, 인간의 삶의 관계성을 살펴보겠노라는 주제 의식도 괜찮다.
전무했던 미술에 대한 지식 습득도 굳이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이미 그려진 그림에 후대에 덧붙여진 그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흐흐~~ 고대소설이 후대로 오면서 첨가, 수정된다는 사실은 알면서
미술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은 어찌하여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을까?
강서대묘의 현무도가 주는 절제되고 응축된 미,
불국사 탑이 계단 위에 있는 의미,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각도,
석굴암 천장 양식이 갖는 의미.
석굴암 여래좌상의 화상이 왜 그리 차가운지.... 등등...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술은 그시대의 사람들의 삶을 잘 버무려 놓은 것이라는 재확인의 쾌감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문득
현대인의 미적 감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얼마 전 우연히 덕수궁 앞에 있는 대한 성공회 주교좌성당에 가본 일이 있다.
서양 건축물인데 기와를 이고 있었다.
성당 건물 설계자가 덕수궁과의 조화를 생각해서 고딕 양식을 배제하고 그리하였단다.
와우 ~~~~
그리고 1분 후 바라본 서울시청 건물에서 받았던 그 충격은 표현이 무의미하다.
김용옥의 표현을 빌리면 심미적 분노.
우리 후대들은 우리 시대의 인간의 삶이 공간과 대상에 대해 어떻게 재현되었다고 기술할까?
이번 강의는
학창 시절에 단순히 입시를 위해 배웠던 미술에 관한 지식의 축적이 얼마나 무의미했던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고.
심미적 체력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어제 정혜신 선생의 강의내용 중에 심리적 체력이 있는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서든 잘 적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미술사 강의를 들으면서 심미적 체력을 기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일어났는데 욕망조차 내려놓아야 하겠지..
마지막으로 강의 시간에 쫒겨 앞부분에 비해 뒷부분이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것 ...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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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은 좀 짧죠 ? 동감 !
하하...저는 초등때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 나갔었던 것 같은데
수상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