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사, 어떻게 읽을까?> 3/22 첫째날 강의 후기
동틀무렵
2013-03-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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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문탁에서 한국 미술사 강의를 한다는 글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미술을 읽는다”는 표현이 신선했고, 감상을 강요하지도 않고 단편 지식을 전달하지도 않겠다는 소개글이 와 닿았다. 더구나 강의 시간에 맞추려면 저녁식사를 하기가 여의치 않아서 고민하던 차에, 미리 오면 식사까지 해결해 준다는 안내 문자가 날라든다. 이렇게 친절한 공부방이 다 있다니?
강의 첫째 날. 7시 전에 도착하여 들어서니 벌써 주방에 저녁식사를 하고들 있다. 낯익은 분들이 반겨주신다. 마치 평소에 자주 드나들 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접시를 들고 달려들었다. 팥밥, 된장국, 콩나물무침, 호박부침개, 돼지감자 부침개, 물김치 등 소박하고 담백한 저녁이 여느 한정식 식단에 비교하지 못할 만큼 훌륭했다. 오늘 강사님으로 추정되는 신사 한분이 맞은편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빈 그릇을 자연스럽게 싱크대로 가져가서 씻어 정리해 놓았다. 문탁에서 처음 같이 한 식사였지만 묻거나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따뜻한 물 한잔을 손에 들고 강의실에 들어서니 아직 시간이 남았는지 자리가 거의 비었다. 강사님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으시고 강의 자료를 미리 점검을 하고 있었다. 강사님 얼굴이 초면인데도 무척이나 친숙했다. 생각해 보니 십수년 동안 통 보지 못했던 대학 선배를 많이 닮았다. 조근 조근 얘기하는 목소리 톤도 비슷하다. “유승민”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탁구선수가 먼저 떠오른다. 사소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첫날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첫날 강의 주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초월의 공간과 미술’이다.
반구대 암각화 속의 그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 본 것을 처음이다. 고래를 표현하는 선과 부피감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느끼게 하였다, 반구대 암각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부족들이 겹쳐 표현한 미술 작품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반구대 암각화 하나만으로도 몇 시간씩 강의할 수 있다는 강사님의 얘기가 납득이 되었다.
“안악3호분의 투박한 벽화에서부터 무용총의 수렵도와 무용도를 거쳐서, 강서대묘의 현무도에서 고구려 고분벽화의 절정을 이루었다.”
“수렵도에서 산을 조그맣게 표현한 것은 그 당시에 山, 水는 그림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등이 기억에 남는 강사님의 설명이다.
특히 석굴암 건축 과정을 삼국유사에서 일연이 표현하며 “天神來降”이라고 하였는데, 당시 신라에는 돔 건축 기술이 없어서 외국의 기술자를 초빙하여 작업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은 흥미로웠다.
미술사 공부라고 하면 문화유적을 통하여 우리 역사를 이해한다고 볼 수 있을 터이다. 문화유적을 낳게 한 당시 사회의 배경 설명이 더 상세하게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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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 ^^
하하...역쉬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군요^^
낼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