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선애마을>2회 수업 후기

게으르니
2016-10-08 20:08
425

8월 24일에 첫 방문을 시작했는데

10월 5일이 두번째 수업이라니...

그동안 사정이 좀 있었다.

신북 중학교 아이들이 현장체험 학습 간다고 한 주 쉬었고

그 다음에 방문했더니 헉! 중1 전원이 캠핑을 갔다나?

담당자와 연락이 안 되어 용인에서 영암까지 헛걸음을 하게 하다니....

이건 아니다 싶었고 미리 진달래와 한 이야기도 있고 해서

프로그램을 매니징하는 선애마을 김대일씨와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선애마을 여러분들과 <논어> 읽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지난 수요일 그러니까 10월 5일에 영암으로 내려가서

신북중 중1들과는 두번 째 수업, 선애마을 여러분들과는 처음으로 <논어>를 읽는 시간을 가졌다.

 

신북중 1학년들에게 인문학 수업이라며 듣는 <논어> 낭송은

옆드려 자고 딴 짓 하고 싶은 시간이다.

그것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나는

한 시간 내내 낭송집을 소리내어 읽도록 이끌었다.

그래도 엎드려 자겠다는 고집을 내세우는 녀석들 옆에 서서

왕왕 <논어> 낭송집을 읽고

그것도 안 통하면 엎드린 너희들 때문에 친구들이 20번 <논어>를 읽는다고 협박(?)을 하면

녀석들이 친구들의 눈치까지는 쌩깔 수 없는지

밍기적 밍기적 일어나 입만 벙긋이라도 읽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라도 흉내 내주는 녀석들이 고맙다.

끝까지 안하고 있을까봐 맘 속으로는 엄청 쫄았기 때문이다.

 

이번 주 주제는 '學' 이었기 때문에

배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는데 다들 시큰둥 모르쇠가 대부분.

결국 질문 하나에서 분위기를 바꾸어

요즘 걱정되는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엥? 하다가... 시험... 북한? 뭐 이런 대답이 나오는 걸

바꾸어서 나는 요즘 경주에서 지진이 자꾸 일어나는 거시 걱정이라고 했다.

다들 웬 지진? 이런 표정이지만 집중도는 분명 업 되었다.

그후로 지진과 핵 발전소와 연관성(한국탈핵 강의 들은 것 떠올리며)

문탁에서 하고 있는 1인 시위까지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배움이라고 마무리를 했다.

낭송할 때 한 녀석에게 부탁하여 한 컷 찍으라 했더니 그 와중에도 장난치는 녀석이 찍혔다.

KakaoTalk_20161008_192140912.jpg

 

저녁에는 선애마을에서 <논어> 를 읽어보고 싶다는 분들과 <논어>읽기 첫 시간을 진행했다.

총 일곱 분이 모였다.

마을 대표님도 있었고, 선애마을 살다가 지금은 더 산골로 들어가 체리 농사 지을 계획이라는 부부,

초등학교 교사로 선애마을에 들어와 사는 분, 선애마을에서 농사짓는 분들 두 분

그리고 이번 인연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김대일씨까지.

 

일단 우응순샘과 했던 논어 편집본으로 공자의 생애와 공자에 관한 문장 중 골라서 읽었다.

첫 시간이라 그런지 다들 조금은 서먹한 듯 했고

별다른 질문 없이 공자의 문장을 읽고 설명을 들었다.

총 여섯 번 정도 이 분들과 논어를 읽을 계획인데

이 시간이 끝나면 이 분들이 함께 모여 <논어> 를 끝까지 읽어보는 공부 모임을

계속 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차츰 서로 마음을 열면 <논어>를 읽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서로 얘기를 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논어를 읽고 선애마을을 떠났다.

 

견문을 넓히자고 맺게 된 인연에서 공부의 씨앗이 단단하게 심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2주는 진달래님이 연속 영암을 갈 것이다.

 

KakaoTalk_20161005_205204875.jpg

댓글 1
  • 2016-10-09 22:03

    먼곳까지 가서...하루 두탕이나...수업을! 진짜 에너지 많이 쓰셨네요~

    논어학습분위기 조성...거기다가 탈핵전도까지!! 완전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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