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신북중>1회 수업 후기

게으르니
2016-08-26 12:26
427

고전 공부를 한 구력은 쌓여가고 이 공부를 어떻게 표현하지?

이문서당, 학이당(고전공방) 공부를 하면서 늘 염두에 두는 질문이다.

그래서 초딩들과 <논어> 를 읽는 서당도 꾸리고

중딩들과는 고전을 읽고 글쓰기도 하고 함께 캠프도 하고...

 

16년 가을에 또다른 기회가 마련되었다.

전남 영암 신북면에 있는 신북중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 25명과 <논어> 낭송하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거리가 너무 멀지 않나?(왕복 700키로) 싶었으나

견문을 넓히자는 뜻에 의기투합하여

진달래와 번갈아 가면 2주에 한 번씩 가기로 했다.

 

8월 24일 첫 수업이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중간에서 연결해준 '영암-선애빌'이 궁금하다는 뿔옹이

직접 운전을 해 주어 조금 수월하게 다녀왔다.

 

먼저 선애빌에 들르니 마침 점심시간이라 마을에서 꾸린 공동식탁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영암-선애빌은 명상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주축이 되어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주거 공동체 마을이었다.

함께 밥을 해결하고 밭농사를 짓고 생태 화장실을 쓰면서

깨달음과 삶이 유리되지 않는 일상을 꾸리기 위해 마을을 구성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아직 초창기가 많은 것이 미비하지만 가능성을 잘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맘이 들었다.

 

점심 후 학교로 가서 교장선생님과 담당 선생님을 뵙고 당부의 말을 들었다.

중1의 수준에 맞게 해 달라, 조는 아이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수업 종이 울리고 들어가니 벌써 여학생 둘이 엎드려 있다.

아프단다. 양호실 가랬더니 안 된단다.

첫 시간이니 실랑이는 최대한 줄이고 바로 <논어> 낭송에 들어갔다.

점심 시간 바로 다음 5교시.

잠 자기 딱 좋은 시간! 목소리를 키워 우렁우렁 교실에 퍼뜨렸다.

나중에는 일어나게 하여 <낭송 논어>의 문장을 함께 읽었다.

점점 목소리가 커졌고 나중에는 악을 쓰기도 했다.

소리내어 읽으면서 의미까지 되새기기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몸으로 읽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강조하지만....

아마도 체득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20160824_143255_resized.jpg

 

6교시에는 준비해 간 수업안으로 진행했다.

논어 문장과 중1의 일상을 엮어보기.

배움에 대한 생각을 질문했는데 나름 생각이 있는 학생들은 정리해서 쓰지만

한 문장도 끄적대지 않는 녀석도 보인다.

그래도 뒤로 가면서 하고 싶은 것을 말하랬더니

전부 대답을 하는데 딱 중1이다.

남학생은 게임... 몇은 잠자기^^ 아, 한 명이 기억난다. 여자친구 만들고 싶다고^^

여학생 중 유도를 하고 싶은데 이 학교에는 유도부가 없어 전학 갈거라는 얘기를 한 것이 인상적^^

그 학생은 배움의 기쁨에 대해 물었더니 유도의 기술을 익힐 때 였다고 했다.

20160824_132824_resize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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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을 이 정도로 하고

이 날 배운 문장들 중 <논어>의 첫 문장 외워오기 숙제를 내주고 2주 후를 기약하고 끝냈다.

 

25명이 또박또박 합을 맞춰 논어 문장을 낭송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ㅋ

모르겠다. 그저 해 보는 수밖에!

댓글 1
  • 2016-08-27 09:43

    고생하셨어요. 세분 모두^^

     

    혹시 사진 안 찍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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