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키드들이 모이다!

우현
2024-01-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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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있지요. '청년'이라는 타이틀로 종종 묶이곤 하지만, 생각보다 문탁에서 활동하는 강도도 제각각이고 나이도 제각각이에요. 그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제시해보자면 '길위기금'이 있습니다. 길위기금을 받고 있는가? 세미나비의 절반, 혹은 활동비를 받아가며 공부든 활동이든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지난 금요일에는 길위기금을 받는 '길위-kid'들이 모였습니다. 기금팀에서 2023년동안 기금을 받으며 활동한 사람들을 모아 식사하는 자리를 갖게 된 것인데요, 저와 동은, 고은, 경덕, 초빈, 초희, 지원, 제윤 등... 정말 문탁의 청년이란 청년들은 다 모인 자리였습니다.

 

 

 중국음식을 맛있게 먹었지만, 단순히 먹으며 얼굴만 보자고 모인 건 아니었을테지요. 뭐 친목과 네트워킹도 큰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기금팀에서는 하나의 고민이 있었고, 그 고민을 나누며 돌파구를 얻고자 했습니다. 바로 기금 사용에 관한 고민이었지요.

 

2012년에 길위기금이 처음 생겨나고 공부나 활동을 하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수많은 지원이 돌아갔습니다. 고은, 동은, 저와 같은 청년들이 아직까지 꾸준하게 문탁에 있을 수 있는 동력이 되었구요, 길드다 시절에도 <보릿고개 프로젝트>로 소중한 지원을 받았었죠. 지원, 경덕을 비롯한 다양한 청년들이 세미나를 부담없이 들을 수 있었고, 제윤이나 초빈, 초희, 새은 등은 더치커피 생산, 월든 작업장, 디자인 활동 등을 하며 활동비를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고향을 떠나 문탁에 눌러 앉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아직도 기금의 덕을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 몇 년 간 위에 언급한 지출들만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전히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건 틀림없지만, 똑같은 방식의 지원만 계속되니 뭔가 동력이 생기지 않고, 기금의 순환도 활발하지 않은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지요. 무엇보다 기금팀의 멤버들만 보아도 예상할 수 있듯이, '재미'가 없다는 게 큰 문제였습니다. 뭔가 재미도 있고, 기금이 더 확장되면서 청년들의 공부와 활동도 함께 확장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없을까? 길위기금의 신선한 바람이 불 수는 없을까? 했던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걸 지원받는 사람들에게 묻는 게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모여보니, "아주 좋은 선택이었구나!" 라며 무릎을 쳤어요.

  "사실 어떤 제안을 주셔도 실현이 된다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라며 포문을 여신 노라샘은 기금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보다는 재밌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고, 청량리의 리액션과 맞장구가 합쳐지니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공모사업을 열어보자, 청년들의 개인 역량을 기를 수 있게 외부 수업에 대한 지원을 해주자, 게임데이를 지원해서 정규화시켜보자, 청년들의 활동이나 공부량을 측정해서 매달 리워드를 주고, 다른 샘들에게 베팅을 걸  수 있게 하자 등등...

 재밌는 아이디어들도  많고, 정말 괜찮아보이는 아이디어들도 많았아요. 물론 실현이 될지 안 될지는 미지수지만, 기금팀에서 잘 논의하여 결정해주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내년에도,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뭐 아이디어와는 별개로, 이렇게 모든 청년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도 꽤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교류가 많지 않은 제윤이나 초희들까지 합세하니 더 좋았어요. 오랜만에 본 물방울도 너무 반가웠고ㅎㅎ

이렇게 가끔 봅시다~

 

 

댓글 7
  • 2024-01-14 18:20

    와... 청년들 짜장면 데이? 좋군요.
    노라샘 근심이 한 푼 덜어지고, 또 한 푼 늘어났을 듯^^

    노라, 다 같이 재밌게 해봐요^^

  • 2024-01-14 18:37

    어느 때보다 현경 주방장님의 컨디션이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청년들 덕에 꼽사리껴서 아주 잘 얻어먹었어요ㅎㅎㅎ

  • 2024-01-14 20:59

    청년들이 모여 같이 밥먹는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습니다.(얼마나 맛있었는지 접시를 싹싹 비웠군요.^^)
    이런 모습을 오래오래 볼 수 있으려면... 길위기금의 잔고가 마구마구 늘어나야 할텐데 말입니다.ㅎ

  • 2024-01-14 22:14

    와~~ 청년들이 모인 자리라니 부럽습니다ㅋㅋ
    올한해 청년팀의 활약이 기대되는군요~~

  • 2024-01-16 03:12

    갑자기 참여하여 시켜준 노라샘 감사함다
    잼난 시간이었어요 🙂

  • 2024-01-16 12:22

    재미난 기금활동 아이디어 필요하네요
    문탁청년들 듬직하구만요
    기금을 듬뿍 낼수있는 뭔가를 만들어야할텐데요 ㅎ

  • 2024-01-16 22:22

    정말 밥 한끼 먹었는데.... 가끔 이렇게 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금 창고가 정말 마구 불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