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불교공부는 유식학입니다^^

요요
2023-12-2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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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고 새해를 기다리는 세밑입니다. 이제 2024년이 열흘 정도밖에 안 남았네요.^^

모든세미나의 에세이발표가 끝나서 오랜만에 매주 돌아오는 공부 부담을 내려놓고 연말 기분을 내야했지만,

저는 <2023 읽고쓰기 1234> 자료집이 도착할 때까지는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낮에 인쇄소에서 깔끔하게 제본된 1234 자료집이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ㅎ

이제야 비로소 2023년에 끝내야 했던 일들이 완결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동은이가 가장 애썼고요, 인쇄소 섭외는 왕년의 축제자료집 편집자인 자누리샘이 도와주셔서 손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1234 자료집이기도 하고, 여러 사람의 마음과 손길이 담긴 책이라 그런지 더 사랑스럽네요.ㅎㅎ

 

 

그런데 끝은 다시 새로운 시작! 2024년 공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에 불교학교에서는 '유식학'을 커리큘럼으로 공부합니다.

유식학은 중관학(공사상)과 함께 대승불교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식학은 마음의 구조와 작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적 가르침이면서 

번뇌의 마음을 청정한 깨달음으로 전환하는 수행도를 제시하고 있는 가르침입니다.

 

2019년에 문탁에서 <중론>을 강독식으로 완독하는 중관학 강좌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인도에서 중관학을 공부하고 오신 선생님을 강사로 모시고 봄에 5주, 가을에 6주,

매주 토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11주 동안 중론을  완독했습니다.

그때 저는 이제 <중론>을 완독했으니 유식학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기회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중론>을 읽은지 5년이 지난 2024년에 드디어 유식학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식학으로 커리큘럼을 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올해 1년간 함께 공부한 벗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식학에 대해 잘 알아서 유식학 커리큘럼을 짠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언젠가 유식학을 공부한다면 이런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고르고,

시간 날 때마다 그 책들을 조금씩 읽어온 게 전부입니다.

다들 유식학이 어려울까 걱정을 해서 내년 커리큘럼을 짤 때는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을 제1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유식학의 개념에 천천히 스며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지요.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현대의 인지과학과 불교의 마음학을 비교하며 좀 더 현대적인 해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매일 다시 제가 커리큘럼에 넣지 않은 유식학 책들과 논문을 살피고 있습니다.

접근하기 쉬운 책을 선택하고 나면 너무 깊이가 없나 걱정되고,

좀 더 학문적인 책에 눈이 갈 때는 욕심을 내려놓자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공부는 나선형으로 돌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니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더 좋은 텍스트가 발견되면 중간에라도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늘 그랬듯이 처음에는 도통 모르겠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아,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칠 수 있게 되겠지요.

중요한 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공부,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신체화된 공부니까요. 

잠시 쉬어가는 1~2월이 봄을 기다리며 공부의 기운을 안으로 쌓는 응축의 시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댓글 4
  • 2023-12-22 10:58

    유식학,
    유식(有識)해 지는 학문인가?라는 생각했다가
    법구경 해석이후로 무식(無識)이 뽀롱나서 찾아봤더니,
    유식(唯識),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며 유일의 존재라는 뜻이군요.
    ㅎㅎㅎㅎ

    • 2023-12-23 06:23

      마솥샘 덕분에 유식해졌어요!

  • 2023-12-22 21:02

    세미나도 메모도 후기도 에세이도 없는 요즘.
    마음이 푸근하고. 괜히 비실비실 웃음이 나고 막 그래요. 행복!

    그래도 '앎의 나무'는 벌써 집에 도착했고... 항상 책은 잘 사놓습니다.ㅎㅎ
    눈으로 손으로 먼저 텍스트랑 인사(만)하고 내년 봄을 기다려봅니다.
    걱정 반 기대 반~^^

  • 2023-12-23 18:03

    유식학 공부햐서 유식해지는 한 해가 되겠군요! (‘내년이 뮤슨년이라고요? 갑진년이요! 값진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라건 가마솥샘을 추종해 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