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구조 5,6,7장 후기

미르
2022-11-01 23:58
318

애시당초 이 심오한 것들을 3장이나 나간다는 것이 무리였다.

5장은 시간과 상대성 이론에 대해 음미할 것이 많았고

6장은 시간과 엔트로피에 대해 새로운 것들이 많아 이야기 거리도, 생각할 거리도 많았다.

7장은 시간에 대한 양자역학의 실험들이 나열되면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 많아 또한 이야기 할 것이 많았다.

 

하지만 뭐 결론적으로 어쨌든 꾸역꾸역 다 했다.

7장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으니 다 했다 라고 할 수 있는가 싶지만, 카톡에서 이야기 했듯이 

'읽었지만 읽지 않은 양자 중첩의 상태' 로 유지하고 나중에 인연이 될때 결맞음으로 거시 세계에 드러날 거라 믿기로 했다.

모두 주옥 같던 주제들이어서 그런지 세미나를 보아온 이래 최고로 메모가 가득했고 감상도 가득했다. 

 

5장의 제목은 '얼어붙은 강' 이다. 

이 책에서 지금까지 제목중 가장 시적인 멋진 제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목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버린다. 5장과 유사한 내용의 책이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인데, 우리는 지금까지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성 이론으로 보면 시간은 흐르지 않고 매순간 멈춰있는 스냅샷들의 연속이라고 이야기 한다.

뭐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충격일 수 있지만, 우리들은 지겹게 들어왔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으나 그린이 가끔씩 던지는 창의적인 질문들과 이해가지 않는 비유들이 신선해서 나름 재미가 있었다. 

 

6장은  시간의 정의로써 가장 유력한 후보인 엔트로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통 엔트로피는 한쪽 방향으로만 갈 확률이 높으므로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에 대한 정의로 아주 적합하지만, 아주 적은 확률로 반대쪽 방향으로도 갈 수 있으니 그럼 시간도 거꾸로 갈 수 있는가에 대해 '시간 대칭성' 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게 경험되지 않으니 엔트로피 처럼 '시간을 돌릴수 있다' 라고 하던가, 시간과 엔트로피는 무관하다 라고 해야 하는데, 잘 이해 안가는 복잡한 설명만 자꾸 하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듯 하다.

 

7장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아서 마로니님의 후기를 그대로 붙여놓으면 딱 좋은듯 ㅎㅎ

시간에 대해 양자역학 실험을 하는데 뭔 복잡한 것들이 많아 읽기도 귀찮고 이해도 잘 안가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포인트는 양자역학 실험으로 과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과거를 지울수도 있다는 이야기 였다.  

마로니님은 '7장에서는과거를 만들었다 지웠다 하는 통에 뭔 말인지...ㅋ
암튼 과거와 미래 연관성, 시간의 방향성과 관련해서 파동함수와 양자적 관측에 대한 4가지 정도의 접근법+ 파동함수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다중우주 해석론 등이 있는데 아직도 그들 사이에 찬반양론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는 '양자적 결어긋남'이 해결책으로 부상.
시간의 대칭성, 비대칭성에 대해서 그린은 대칭성 쪽에 한 표. 어느 쪽이든 빅뱅의 문제로 귀결된다.' 라고 하셨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세미나도 우리 카톡방도 아주 활발하고 재미나다. 이렇게 재미난 분들과 함께 있어서 좋다. 세미나 시간에도 엄청 떠들어서 시간이 항상 부족하고 세미나 외의 시간에도 카톡에서 열심히 떠들며 놀고 있어서 24시간 일주일 내내 세미나 느낌이랄까...

너도 나도 이야기하고 싶어해서 손들기 기능을 제안했더니,

여울아님이 '좋은 제안이네요. 손들기 하셔요. 여러분만. 저는 아무때나' 라고 한다.

므찌다 독재자.  

 

댓글 5
  • 2022-11-02 18:35

    오늘의 후기는 마지막 줄이 압권^^

    • 2022-11-02 19:46

      이리되면 아니되옵니다 ㅎㅎ

  • 2022-11-02 19:58

    시간은 공간보다 훨씬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네요
    정형화된 시간은 인간의 창조물일지 모르지만 시공간의 한 축인 시간은 다른 의미가 있을거 같아요
    엔트로피가 지금을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 양쪽에서 증가한다는건 첨 알게 돼 신기했고,
    파인만의 모든 과거의 합이 결국은 확률파동일 뿐이라는 아렘님 말씀에 우리사회가 만들어내는 현상들이 그럴수 밖에 없다는 탄식을 저혼자 흘렸습니다.

  • 2022-11-05 13:12

    요새 몸이 다시 조금 아프기 시작해서 오늘 겨우 털고 일어나 우주의 구조 8장을 펼쳤는데 역시나 눈물나게 좋네요. 물리학을 짝사랑했던 제게 그래도 이 똑똑하고 수다스러운 오빠인 브라이언 그린이 제일 고마운 사람 중 하나입니다.

    *
    어쨌건 남편이 사놓았던 책을 거의 18년만에 펼쳐 봤네요. 아마 신간 나오자마자 샀을테니. 브라이언 그린이 제 세월의 한 정물처럼 느껴지네요.
    *

    (남편은 경제학자인 주제에 과학 덕후라 집에 남편이 사다놓은 책만 봐도 한 세월. ㅠㅠ. 맨날 과학책 읽으며 질문하는 걸 제가 대답 못하면 넌 공대 나온 애가 그것도 모르냐고 타박해서 제가 과학책을 읽기 시작한 것 같아요. ‘너는 내가 반드시 이긴다’ 하는 분노에 활활 타올라서.)

    *
    브라이언 그린은…말은 많은 데 자세히 들어보면 말주변이 그리 좋지 않은 이과 형 같은 사람.

    *
    사담인데…올리버 색스라는 신경외과 의사의 책도 참 좋아해서 생애 최초로 팬레터라는 걸 한번 써볼까 하던 중에 뉴욕 타임스에서 그의 부고 기사를 봤습니다.

    *
    딱 두 번 참석한 영시 강독 모임을 주재하던, 연로하신 아일랜드 신부님이…처음 만나 이런 저런 시에 대한 질문을 하는 걸 들으시고는…스텔라는 문학을 전공했나요? 하고 물어봐 주셔서 공순이 마음이 무척이나 설렜는데 세 번째 모임날 쓰러지셔서 돌아가셨고. ㅠㅠ
    *

    이래저래 누군가의 팬이 되기엔 참 형편없이 운이 안좋았는데…이 책을 다 읽고서는 브라이언 그린에게는 팬레터를 가장한 질문겸 이메일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미국 사람들은 유명 저자라도 의외로 이메일 답장 열심히 해주더군요.

    • 2022-11-10 00:30

      몸도 챙기시고 브라이언 그린도 챙기시다가 나중에 후일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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