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3,4장 후기

2018-10-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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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은 애매한 기억만 가지고 있어야 한다.

뇌는 대상에서 발견되는 어떤 특징이나 규칙, 시야에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모습들 속에 숨어있는 기초적인 공통항 같은 것들을 자동적으로 뽑아냅니다. 완전히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잊어버리지도 않고 다만 불변하는 공통항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억은 정확하면 안 되고절대적으로 애매해야만 합니다 하등한 동물일수록 융통성이 없어 기억이 정확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애매하다는 것은 웅용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두드러지게 응용력이 높은 것은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고 그것은 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컴퓨터는 정확한 기억을 저장하기에 상상, 창조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학습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배우는 것들의 의미가 중요하므로 암기는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창조가 중요한 것이죠.

딱히 창조적이랄수도 없지만 곧잘 애매하고 불확실한 기억으로 자책하는 저는 이 대목에서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돼 내심 좋았습니다.

2.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전체를 봐야 한다.  

인간의 기억이나 사고가 애매한 것은 시냅스가 원인입니다. 그리고 시냅스의 결합력이 중요한데 결합력이 변화하면 기억력도 변화한다는 것을 헤브의 법칙과, NMDA수용체, 토끼처럼 뛰는 쥐실험을 통해 알수 있었습니다. (발제할때 '헤브의 법칙'의 매커니즘이 왜 가슴까지 저미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여러번 읽었었기에 세미나시간에 왜 가슴저미는 지에 대해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신경이나 시냅스 같은 뇌의 부분부분을 알았다고 뇌를 파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신경세포도 '복잡계'로 움직이므로 신경들이 많이 모이면 어떻게 되는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전체를 봐야하며 부분과 전체는 서로 불가분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3, 인간은 '몸'이 아니라 '환경'을 진화시키고 있다

치매는 두 가지 유형의 원인이 있는데 하나는 뇌혈관이 막혀서 혈액이 돌지 않게 돼 신경세포가 죽어 버리는 유, 또 하나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노망의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뇌혈관 장애로 생겨나는 노망이 절반, 알츠하이머병으로 생기는 노망이 절반인 셈이죠.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의 질병입니다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는 위축되어 작아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환자의 뇌속에는 노인반이 들어있는데 노인반속을 조사해보니 β아미노이드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있고 그것은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맹독이기 때문에 뇌 속에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죽어버립니다. 

알츠하이머병은 10프로가 유전에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진화의 정점에 있는 인간의 몸에 왜 아직도 알츠하이머와 같은 고약한 질병이 남아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자연도태는 번식을 표적으로 하는데 알츠하이머병은 대개 나이가 든 뒤에 걸려 자손을 남긴 상태인 경우가 많으므로 알츠하이머병은 자연도태원리에 의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명연장으로 뇌과학이 병을 부각, 심화시키는 것처럼 느껴지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자연법칙에 따르면 유전자를 차세대에 남길 기회가 없었을 사람도 자손을 남길 수가 있기에 자연도태 원리에 반하는 것, 즉  역진화인 셈입니다. 인류는 이제 자기 몸이 아니라 환경을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현대 인간이 택한 새로운 진화방법, 착상 전 진단이 그것입니다. 태어나기 전에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디자이너 베이비는 환경하고는 관계가 없는 진화에 해당하는 것이죠. 즉 인간의 욕망 자체가 진화의 법칙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건 단순히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 노화, 죽음 등에 대한 철학의 문제로 받아들여 사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주에 정재승의 뇌과학 강연을 듣고 오신 분들이 강연에서 나온 얘기들을 해주셨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온라인을 오프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더이상 주체가 아니라 구성요소로서만 존재하게 되는 것, 그것이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편, 그런 현실을 멀게 내다 보는 관점에선 혁명적 요소를 누릴수 있는 사람과 누릴 수 없는 사람, 소외된 인간의 노동력의 격차가 더 고민할 지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다음시간은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1부를 읽고 함께 이야기합니다. 발제는 장지혜샘이십니다.


댓글 2
  • 2018-10-22 22:36

    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마치 시험을 앞두고 중요한 내용만 정리한 것같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ㅋ

    수고하셨습니다! 

  • 2018-10-22 22:47

    아주 꼼꼼한 후기 수고하셨습니다. 이과적인 내용이라서 어려워 하실 수 알았는데 잘 정리해 주셨어요  ㅎ ^^

    그러게요 늘 불만스러웠던  애매하고 불확실한 기억이야말로 사피엔스를 지금의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거죠

    애매한 기억으로 인해  상상이 만들어 지고 창조의 과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거죠 

    이러한 애매함때문에 일반화를 해야만 하게 된 것이죠

    이런 일반화를 위한 추상적 사고는 언어를 통해서 가능한 것이고 

    언어를 통해 표현되는 추상이 바로 마음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

    저자는 언어를 수단으로 마음이 드러나므로 언어를 말할수 있게 하는 인두(咽頭)를 마음이라고  까지 말하더군요

    완전히 끄덕여지지는 않는데  뭐라고 반론을 제기해야 할지는 아직은 ? 모르겠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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