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 6회차 후기_안에 있음

봄날
2021-10-13 01:44
320

현존재의 세계구성틀로서의 세계와 세계성, 세계-내-존재를 살펴봤고 이제 6회차에서는 안에-있음을 고찰할 차례였다.며칠 전 한글날. 새삼스럽게 한글의 존재감을 느꼈다. 이기상번역의 '존재와 시간' 때문이다. 이기상 선생님은 '한글로 학문하기'를 주장한다. 그래서 우리는(혹은 나는) 도대체 소광희선생의 한문이 섞인 번역판의 도움을 수시로 받아야 한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안에 있음'과 '열어밝혀져 있음'과 '처해 있음'과 '내던져짐'...그리고 늘 아리송한 '여기에'와 '저기에'와 결국은 '거기에'....한글로 읽기의 낯설음은 의도된 것일까.

 

안에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거기에'의 실존론적 구성을 살펴야 하고 '거기에'의 일상적 존재와 현존재의 빠져있음을 알아야 한다. 있음의 성격은 '처해있음'이다. 이 처해있음을 우리는 어떤 기분잡혀 있음으로 안다.  나는  '존재와 시간'을 공부할 때면 급우울에 기분잡힌다. 우선 대개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말이 많아서...이때의 우울함은 나의 실존범주이다. 왜 내가 우울함에 사로잡히는 지는 어둠 속에 남아있다. 나도 이런 내가 싫다....현존재는 대개 존재적-실존적으로 기분에서 열어밝혀진 존재를 피한다.ㅎㅎ

 

처해있음의 한 양태로서 공포는 현존재를 주로 결여적인 방식으로 열어밝힌다.  왜 기쁨을 가지고 '처해있음'의 양태를 설명하지 않았냐고? 아무래도 공포가 훨씬 강력한 느낌이니까..그냥 내 식으로 풀어본다.두려워함은 그렇게 성격규정된 것이 자신에게 닥치도록 그냥 자유롭게 놔둠이다. 그것이 또한 가까워올 수 있음이고 그것이 또한 세계-내-존재의 본질적인 실존론적 공간성을 알게 한다. 그러므로 공포를 느끼는 것 자체가 두려워하는 존재자, 현존재이다.

 

이해와 해석은 나를 포함한 많은 친구들을 헤매게 만들었다. 일단 이해가 '무엇무엇을 할 수 있음'이라고 해석하자. 뭔가 많은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는 듯 하지 않은가. 이것은 필연적으로 그렇게 하게끔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현존재가 무관심한 허공을 가르는 존재가능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현존재가 그 자신에게 떠맡겨진 가능존재이며 철두철미하게 '내던져진 가능성'임을 말한다...이것은 눈앞에 있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눈앞의 것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오직 현존재의 존재와 더불어 실존의 의미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해석은? 손안의 것이 두드러지게 이해되면 이 손안의 것이 '무엇을 위하여'에서 풀어헤쳐지고 결국 "그것은....를 위한 것이다"라고 '해석'된다. 즉 무엇으로서 취해야 할 바로 그것으로 이해된다. 이 해석은 '앞서 가짐, 앞서 봄, 앞서 잡음'의 이해의 앞선 구조와 '...을 위한' '...으로서'의 해석의 구조는  자신의 존재를 가능성들로 기획투사하게 한다. 이해에 이르면 우리는 그것이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이때의 의미는 "앞서 가짐, 앞서 봄, 앞서 잡음에 의해 구조지어진 기획투사의 의미지형이며  어떤 것이 어떤 것으로서 이해될 수 있게 한다." 의미 역시 현존재의 실존범주 중의 하나이다.

 

...더 하고 싶으나 오늘 중으로 후기를 올릴 수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 뚝 자릅니다.

후기는 역시 즉각적으로 써야 쉽다는 이해를 남기면서.....

 

 

댓글 3
  • 2021-10-13 09:49

    이 글을 읽으면서 자주 웃었어요. 봄날님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웃으니까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이 찾아오네요.

    기쁨과 두려움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기쁨은 마음이 편안해져서 여기에 머무르게 하고, 두려움은 여기를 피하게 한다는..

    마치 망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망치의 존재감이 확 드러나는 것처럼

    기쁨이나 행복같은 기분보다는 두려움(공포)과 같은 기분이 우리로 하여금 '존재'를 더 느끼게 하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이번에  불안을 읽다보니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이런 기분이 듭니다.

    왜냐? 두려움은 대상이 있지만, 불안은 대상이 없다며.. 그래서 더 근원적이라는...

    이제는 우리에게 제법 친숙해진 하이데거식의 비교가 작동하고 있네요.ㅎㅎ

  • 2021-10-13 14:07

    안에 있음, 이해, 해석- 요 부분이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은 아니어도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어렵'죠. ㅎㅎㅎ '정신승리'를 일종의 공부 모토로 삼고 있는 저로서는 ㅎㅎㅎ 그 '어려움'의 '열어밝혀짐' 속에 저희가 들어가 봤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그때 '원전-삶'이 제 '존재'를 개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쿨럭) 

    그리고.... 사실 우리 세미나는 '발제-요약'보다 '후기'가 더 어려운데 우야든 우리 모두 그걸 해내고 있다는 게 새삼 대단합니다! 

  • 2021-10-14 00:46

    우선 대개, 이미, 언제나, 같이, 앞서 등과 같은 막강한 부사들을 요소요소에 활용하는 덕분에 하이데거는 자신의 순환논증은 좀 특별하고 당연하다고 주장을 합니다. 이 양반 허세 쩐다 여기기도 하고, 아 맞아 너무 형식논리에 얽매여 좁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거지에 이르러 그냥 용서하며 읽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철학자들을 순환논증이라고 비판하지 말고 자기 말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여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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