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철학입문]제10회차 질문

자작나무
2023-09-02 01:49
171

760쪽) 다윈과 프로이드는 기존의 ‘인간’ 개념을 전복시킨 자들로 거론된다. “인간은 자연 선택에 의해 창조된 종들 가운데 하나이다.”(760) 이것은 의지로 되는 것도, 의도로 되는 것도 아니다. 인간 특유의 위상을 부인하고 다른 종들과의 가족적 친연 관계 속에 들어가게 만든 것, 다윈이 생물학적 차원에서 인간을 새롭게 규정한 것이다. 프로이드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 주체(자아)를 ‘환상’으로 보고 있으며, 되려 그는 무의식이 우리 인격의 핵심(823)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알던 주체/개인은 부정당한 것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가 알던 인간은 죽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진화론이나 사회생물학 등, 자연과학으로서의 다윈주의를 넘어선 다양한 연구들은 인간 개념을 새롭게 창안할 수 있게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어디까지 왔나? 혹은 그 해석은 지금도 진행중인가?

 

829쪽)프로이드는 무의식은 언어적 구조를 좇는다고 했는데, 그가 꿈-작업에서 말한 응축, 전치, 극화, 상징화 같은 것들이 문법적 구조를 따라서 이뤄지기 때문인가? 이런 꿈-작업과 마찬가지로 의사가 꿈을 해석하는 작업 또한 언어적으로 해석해내는 작업이라고 한다면, 하버마스가 말한 것처럼 “왜곡된 의사소통에 관한 이론”(850)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언어와 정신분석학 간의 관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말해지고 있는가? 그리고 프로이드는 ‘정신 기구’이론을 통해서 정신분석학을 자연과학이라고 주장하고자 했지만, 저자들에 의해서 혹은 다른 비판가들에 의해서 ‘비판 철학’으로 이야기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저 하나의 해석학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인가.

 

838쪽)‘문화’의 기원에 대해서 ‘심리학’적 원인으로 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문화 비판의 입장은 니체와 프로이드가 닮았다. 게다가 니체에게 보이는 강자의 우월감/본능처럼, 프로이드의 생명에너지/리비도도 억압받는다. 억압받은 무의식이 다른 길을 만들어낸 것을 문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생명에너지를 억압한 결과이다. 강자의 본능이 흡사 프로이드의 무의식처럼 읽히기도 하는데 그런가? 어쨌든 억압받은 본능과 성적 욕망은 탈성화되어 다른 방식으로 충족되고 ‘승화’되면서 이른바 ‘문화’를 만든다. 이렇게 말하면서 저자들은 프로이드가 보는 승화와 문화의 기원을 니체의 위버멘쉬와 문화의 관계(836)처럼 바라보고 있는데, 니체에게서 문화란 과연 그러한가.

 

 

댓글 5
  • 2023-09-02 10:28

    p.768 “다윈주의의 항적을 따라 진행되는 논쟁은 결코 종료된 것이 아니다. 인식론적 차원에서도 그렇고 도덕과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둘러싼 공개적 논쟁에서도 그렇다.” 다윈주의와 얽힌 논쟁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어왔으며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p.832 “1920년 이후 프로이트는 지형학적 모델을 바꾸면서 이드, 슈퍼에고 그리고 에고라는 용어를 도입했는데, 이에 대해(자크 라캉 같은) 다른 정신분석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정신분석입문』(1915~1917)에서 무의식, 전의식, 의식의 지형학적 모델(정신의 지도)을 1920년 이후 바꾸면서 전개된 프로이트 사유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p.842에서 저자는 프로이트의 철학적 입장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렇구나 하고 (^^) 넘어가면 되는지...? 뒤 페이지에 이어지는 장에서도 비판(논쟁)들이 이어지고 해서 정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2023-09-02 11:51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보다 다윈과 프로이트가 더 혁명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을 어떻게 다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인간이 다른 종들에 비해 우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밑바닥에서부터 흔들고 다윈은 인간을 어떻게 정의내렸을까? 또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인간이 그동안 뽐내왔던,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휘둘러댔던 이성에 대해 다시 물어야하는 시대이자 철학자들이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점점 철학이 인간의 삶과 사유를 유기적이고 총체적으로 봐라봤던 것에서 지엽적이고 세분화되어가는 것 같다. 철학인지 과학인지 의학인지 사회학인지 심리학인지.... 재미없어지고 있다.

    무의식이 언어적 구조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

  • 2023-09-02 12:31

    825쪽 프로이트에 의하면 ‘증상들은 의미를 갖지만 환자도 의사도 이 의미에 대한 직접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석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합니다. 증상들의 ‘직접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은 정확한 증상의 원인을 알 수 없다라는 의미인데요. 그렇다면 증상에 대한 해석이 맞다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오히려 역으로 잘못된 해석에 의해 거짓된 원인을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환자의 증상만 나을 수 있다면 원인의 진위여부는 상관없다고 보는 건가요?

    839쪽 ‘죽음의 충동은 살아 있는 유기체를 해체하여 원래 상태인 무기물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충동이다’라고 프로이트는 말합니다. 저는 이 문장에서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바뀌며, 질서화한 것에서 무질서화한 것으로 변화한다’라는 ‘엔트로피 법칙’을 떠올렸는데요. 두 가지 내용을 연관시켜서 말할 수 있을까요?

    842쪽 ‘프로이트는 뒤르켐 같은 사회학자들의 문화 비판을 도외시하였다. 뒤르켐은 근대 문화의 위기가 도덕의 지향 기준이 점점 해체되는 데서 온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시도했다. 달리 말해 프로이트는 아노미(사회규범의 붕괴)와 양심의 갈등과 죄책감 간의 내적 연관 관계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다.’
    프로이트가 도외시했다고 말하는 위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 2023-09-02 12:37

    836p.
    정신분석학의 치료법적 목표와 니체의 위버멘쉬 사이의 유사성에 관해 질문하고 싶습니다. 위버멘쉬는 영원회귀를 긍정하는 자, 원한의 생리학을 극복한 강자로서 여겨지는데, 책에서 언급한 것 처럼 프로이트와 엮어도 괜찮은 건가요?

    839p.
    프로이트의 문화 비판 인용 중 “그러나 우리는 문화에 본질에 속하며 어떠한 개혁의 시도에도 꺾이지 않을 그런 난점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 부분 독해가 잘 안되는데요,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변하지 못하는 지점도 존재한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왜 그런지도 궁금합니다.

    프로이트 질문
    정신분석학에서 규정하는 의식과 무의식 개념은 현대의 뇌과학에서 분석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도 보입니다.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정신분석학을 보는 관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 2023-09-02 19:33

    질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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