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5회차 후기: 희공5년, 길고 긴 일년의 기록

봄날
2023-06-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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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공 5년은 4년에 이어서 태자 신생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춘추에 쓰여있는 희공5년의 역사적 사실은 다음과 같다.

[] 5년봄 진후는 태자신생을 죽였다. 이렇게 경(經)에 태자를 죽인 사실을 그대로 쓴 것은 진후의 악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또 5년 봄에는 기나라 혜공의 부인이 아들과 노나라에 와서 노희공을 조회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傳)이 없는데, 이건 혜공이 병을 앓고 있어서 백희가 미리 아들을 노나라에 부탁하기 위해 조회한 것이라고 한다.
여름에 공손자가 모나라에 갔다.  이것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대부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고 해도 제후의 명이 없이는 국경을 넘지 않으니 필경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을 8월에는 또한 노/제/송/진/위/정백/허남/조백 등 각 나라 제후들과 주 혜왕의 태자 정이 모여 수지(우리가 사는 동천동의 수지는 아니다 ㅎㅎ)에서 회맹했다. 그러나, 이때 정백은 도망해 돌아가서 결맹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군대는 그대로 두고 혼자 도망했다고 한다. 전에 어떤 식으로 그를 이야기할 지 궁금해진다.
9월에는 개기일식이 있었고, 겨울에는 진나라 사람이 우(虞)공을 붙잡았다.
이제부터는 전의 기록이다. 물론 춘추필법을 따라서 경의 글자 하나하나를 보는 것도 좋지만 전 익는 재미만 못한 것 같다. 더구나 깨알같은 양백준슨생의 지도에는 가끔 웃음요소가 따라 나온다.
전의 내용은 우선 봄에 희공이 한 해의 시작에서 구름의 색깔을 살폈다는 기록으로부터 시작된다. 무릇 분(分, 춘분과 추분), 지(止, 하지와 동지), 계(啓, 입춘과 입하), 폐(閉, 입추와 입동)의 시기에는 제후가 관대에 올라 구름을 살펴 앞일을 대비한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그 이미가 퇴색되었지만 동지는 고대 역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 때 동지일이 계속 바뀌고 날을 가리키는 이름도 계속 바뀌어서 무슨 원칙이 있는지 알아보려 했지만 그것은 무모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ㅎㅎ 아무튼 동지를 기준으로 한 해의 주기를 정한다. 우리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더구나 농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말해줘도 모른다....어쨌든 군주가 해야 할 일이었는데 이때에 제대로 하는 제후가 없었는데 희공이 이걸 했다고 그걸 대견하게^^ 여겨 전에 기록했다고 한다.
 
진헌공이 태자 신생을 죽인 일에 배경이 있는데 여기에 사위라는 신하가 나온다. 진헌공은 사위에게 신생이 아닌 다른 두 공자를 위해 포땅과 굴땅에 성을 짓게 했다. 사위는 이것이 환란의 씨앗이 될 것음을 알았으나 명을 거부할 수도 없어 심드렁하게 성을 쌓았나보다. 흙속에 지푸라기를 섞어서 대충 쌓는 것을 본 이오가 이것을 일러바쳤다. 사위의 설명은 이러했다. "신이 듣기로  초상도 나지 않았는데 슬퍼하면 우환이 따라올 것이고, 싸움이 없는데 성을 쌓으면 적이 보루로 삼게 된다고 했으니, 적의 보루가 될 성을 단단하게 쌓을 일이 뭐 있겠습니까? (그러나) 관리된 자가 명에 불응하면 불경한 것이요, 그렇다고 보루를 단단히 쌓으면 불충이 되니, 이것이 군주가 덕으로 다스리는 것에 당할 수 있겠습니가? " 하고 물러나 "여우가죽옷 색깔이 난잡하다. 나는 삼공(三公)중 누굴 따라야 하나?"하며 한탄했다고 한다. 예상대로 환란은 닥쳤고 중이는 진에 저항하지 않고 적땅으로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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